신심이 무엇인가?
우리의 모습은 혹, 광대의 모습은 아닌가... 부처님전에 기웃거리며 염불을 흉내내는
약한 한 인간의 모습은 아닌가? 해탈의 신기함에 도취되어 감히 스님의 수행을 흉내내는......,
금차 성지순례는 바로 "그런 모습은 아닌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게 분명하다.
석굴암의 웅장한 자태...고고한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불국사 대웅전은
나에게... 우리에게... 말보다는 그 자태로서 충분히 "네 이놈..."하고 호령하고
가련한 중생을 여여히 내려다 보시며, 구제하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불법에 인연이 없을 때의 나를 떠올리니...한 없는 쓴 웃음이 나를 감싼다.
경주를 십여번을 갔던 나였다. 그러나 불국사를 제대로 둘러 본 건 처음이다.
기껏 온천을 하고 보물단지를 기웃거리다 온게 전부였다.
......................,
생각보다 일찍 출발했는데도 정혜스님이 타신 승용차는 쏜살같이 달린다...
무려 예정보다 30여분이나 빨리 출발했는데...이상하시다? 왜 저렇게 서두르실까?
나중에 알고보니 정혜스님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석굴암 스님과 한 것이었다.
3시반까지 도착...이것이 진짜 약속이었던 셈이다.
석굴암 예불시간...즉 석굴암 내부중의 내부인 유리안에서 예불을 할려면 최소한 이시간에
도착해야 하는 것이었다. 3시반 도착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시간...석굴암 참배를 할진데
유리안에서 참배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던게 스님의 욕심(?)이었으리라...
다행히 부처님의 인도가 있었는지...능엄기도 2파트가 끝날 시점만 해도 생각도 못했는데
3번째 파트가 2시간 반만에 끝났다...1독에 4분여가 걸린셈이다.
내색하지 못하고, 일부는 체념한 스님의 욕심을 자극한 셈이 되었고, 선두에 선 승용차는
스님의 가쁜 숨과 같이 바쁜 숨을 내뿜으며 내달린 것이었다.
석굴암에 도착하니 "아이고 추워라... 우야노 어흐흐..." 옥천사서 출발할 때 도반중 어느 분이
바깥날씨가 춥지 않다고 하길래...벗었다 입었다가 거추장스러울까봐 두고 온것이 후회가 된다
그래도 우짜노...나름대로 선두에 서야 하는 난데...견디기 어려운 날씨는 아니었다.
어두움을 헤치고 석굴암에 도착하니 스님이 나와 계셨다.
3시반까지 와야 하는데 늦게 왔다고 하신다. "엥, 뭐야 우린 예정시간보다 20분이나 빨리 왔는데..."
석굴암으로 올라갔다. 한 참 천수경을 하고 있었다.
안내스님의 안내에 따라 천수경이 끝날때까지 기다리다, 천수경이 끝나자 우리는 드디어
석굴암 내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석굴암 부처님을 중심으로 둘레에 촘촘히 자리하여 예불스님의
염불에 따라 "나무 석가보니불...나무 석가모니불..." 외며 석굴암 참배는 시작되었다.
나는 참배를 하는 사이 사이 곁눈으로 석굴암내부를 둘러보았다. 원형으로 된 내부벽면에는
정혜스님의 글의 내용대로 촘촘히 보살님들의 불상이 모셔져 있었다.
절로 입이 쩍 벌어졌다. 나에게도 석굴암 석굴내부에서 참배를 할 수 있는 인연이 있었네...라고
생각하니 그저 감개무량할 뿐이었다.
그렇게 하여 예불스님의 예불이 끝나고 나갈려고 좌복을 정리하고 있는데...
순간 한줄기 낮익은 소리가 들린다... 능엄주였다.
아니 정혜스님이 앞에서 이끌며 뒤에 도반들이 줄지어... 능엄주을 하며 석굴암 부처님 주변을 돌려
하고 있지 않은가...순간 예불스님의 당황한 눈빛이 교차하며...뭉클한 감정과 함께 나도 그 뒤를 따라
능엄주를 한다. 순간 형용하지 못할 긴장감이 있긴 했지만...일부는 안에서 일부는 바깥에서 능엄주를
끝까지 하고...그렇게 석굴암 참배는 끝났다.
석굴암을 나오니, 외부는 아직 캄캄하고 날씨는 을씨년스럽다.
도반들 모두 추위를 피해 아래 법당안에서 참선을 하며 일출을 기다렸다.
드뎌 그야 말로 토함산 일출...
일출광경은 직접 경험하는 것 말고는 뭐라 표현 못할 비경 중 비경이었다.
비록 새해는 아니지만, 도반들 모두 숙연한 모습으로 일출을 맞이 하며 나름대로 소원을 발원한다.
그리하여 석굴암을 내려와 버스안에서 아침공양을 맛있게 하고,
불국사 참관을 했다. 석굴암 참배와 일출의 감흥을 간직한 채 시작된 참관이었다.
다보탑...비록 수리중으로 전체를 볼순 없었지만 위로 올라가 본 자태는 조상들의 손길을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전율 그 자체였다.
나란히 하고 있는 석가탑...천년을 넘게 온갖 시련에도 보무도 당당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석가탑은
조상들의 숨소리를 듣고도 남음 이었다.
대웅전 내부의 모습은 보기에 따라 남루한 모습이지만,
천년을 넘게 고고한 모습 그대로 라고 생각하니 북받혀 오르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조상대대로 불교를 지켜온 스님과 불자들의 정성이 아니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으리라...
그 무엇보다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가 볼 수 없는 것이리라 생각하니
너무나 고마운 맘이 앞선다.
대웅전외에도 극락전, 나한전 등을 참배하면서 빨리 법당을 나서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기를 반복했다.
나도 모를 미묘한 감정에 빠져 이리 저리 돌아 보고 있을 즈음, 정원스님의 휴대폰으로 호출이다.
그간 시간이 많이도 흘렀나 보다. 이제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불국사를 나오면서 관리하는 분께 들은 바로는 불국사 전체가 약 33만 평방미터(11만평)에 이른 다는
것이다. 또 한번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래도 십여번 경주를 방문한 나로서는
불법에 인연이 있고 없고를 떠나 한번 와보지 못한 것이 부끄워울 뿐이었다.
나오면서 본 활짝 핀 벚꽃은 그야 말로 일거양득의 꽃구경이었다.
능엄기도와 성지순례, 일련의 과정이 조밀조밀 꽉 짜여진 환상의 신행이었다.
능엄기도와 성지순례를 거듭하면서 빛나는 것은 도반들의 아름다운 마음의 봉사이다.
카페 주인장 어질이님은 말할 것도 없고, 오랜 경륜의 용수거사님, 성지순례시마다 마음 졸이는
수진성님, 바쁜시간에도 언제나 적극적을 나서시는 넉넉한 원공님, 초월님, 힘을 불어 넣은 주는 설정님, 부지런한 만큼 마음도 맑디 맑은 선종님, 금담님, 춘설향님, 힘이 필요할 때 힘쓰시는 몸짱님,
먹거리를 위해 힘든 일을 마다 않는 원명선,원길과, 청운향 보살님 그리고 옥천사 보살님들,
카페관리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자은양님, 먼길임에도 서울에서 참석해주시는 법심향님을 비롯한
서울 도반님들...그외 불명을 다 거론하지 못하는 모든 도반님들 감사, 감사드립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언제나 가득하기를 발원 또 발원합니다_()()()_
4월 능엄기도 및 성지순례를 성황리에 원만회향 할 수 있었는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5월 능엄기도는 부처님 오신날 5월2일(토요일) 오후 5시 대웅전에서 있음을 공지해 드립니다.
부처님 오신날, 능엄주 결사 11회 능엄기도에 많은 도반님들의 참석을 바랍니다.
석굴암 참배 및 불국사 참관 성지순례를 마련해 주신
큰스님, 정혜스님, 정원스님, 원담스님, 옥천사스님들께 감사드립니다_()()()_
감사합니다.
- 지 인 합 장 _()()()_
첫댓글 감사합니다... _()()()_
참석 못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지인님의 세세한 글을 읽으니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귀한 기회였네요. 후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덕분에 행복한 아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