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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평론가 김일호씨 | 공립예술고와 예술대학 신설을 통해 문화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도가 산업적으로 이용가치가 충분한, 차별화된 전통소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적자원의 부족으로 이를 활용 못하고 있고 ‘섬’이기 때문에 공교육의 실천범위가 타 지역보다도 넓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음악평론가 김일호씨(제주대 예술대학 강사)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최근 발행한 「2010 제주문화예술정책연구」 제9집에서 ‘제주문화예술 인재 육성와 인프라구축방안’을 주제로 한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일호 평론가는 문화와 관련한 제주의 현주소에 대해 “팩트는 넘쳐나는데 팩트를 스토리로 엮어 낼 인재가 없는 곳이다. 정책기관의 진정성 없는 논의와 관련단체들의 이기주의가 제주문화예술의 기반을 허약하게 만들었다”며 “인적자원의 결핍이 ‘그 나물에 그 밥’ 일색의 문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대한 악순환의 구조를 도려낼 근원적 처방 안으로 공립예술고와 예술대학 신설을 제안했다.
김 평론가는 “현재 전국에 28개교의 공·사립 예술고가 있고 최근에는 수원과 통영시도 개교를 준비중이다. 반면 제주에는 30개의 공·사립 고교가 있지만 정작 예술재능을 지닌 학생들을 위한 고교는 없다”며 이로인해 “사교육비 가중, 예비 예술 인재들의 대도시 유출, 예술인력 가뭄현상 고착화, 공연예술의 질적 저하 등 복합적 폐해가 초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교육의 가치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있고 제주도는 섬인 탓에 공교육의 가치와 신념의 실천범위가 타 도시보다 넓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며 “현재 제주도 공교육은 직무유기 상태”라고 꼬집었다.
김 평론가는 또 “대학은 지역사회의 구체적인 요구에 신속히 부응해야 하는 책무가 있지만 현재 도내 대학들의 커리큘럼은 편중돼 있다. 무용학과가 없음으로 인해 제주도립무용단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연극학과의 부재는 도내 연극계의 불황을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이에 덧붙여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내세운 핵심산업 육성의 골자 중 하나 교육개방정책이지만 ‘영어’에만 매몰돼 있다. 제주의 미래가 영어 하나면 된다는 단세포적 발상과 시대적 중심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는 교육정책 입안자들의 후진적 가치관이 제주의 문화예술 황폐화를 가속화시키는 공범”이라며 “하루빨리 공립예술고와 예술대학 신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