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학 교수, 구약학
I. 들어가는 말
1947년부터 1956년까지 이스라엘 사해지역의 동굴들에서 발견된 약 800개의 고대문서들, 즉 사해사본(The Dead Sea Scrolls)은 기원전 2세기경부터 기원후 1세기경 사이에 키르벳 쿰란(Khirbet Qumran) 지역에 거주했던 소위 쿰란 공동체의 유물로 여겨진다. 이 문서들은 약 200개의 구약성서사본과, 외부에서 유입된 문서들, 그리고 공동체가 편집했거나 산출한 문서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쿰란 공동체에서 개작되었거나 쓰여진 것으로 여겨지는 소위 종파적 문서들은 이들의 종교적 정체성을 탐구하려는 학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이 문서들에 나타난 사상적 비통일성은 공동체의 존재를 부정하는 주장에서부터 오랜 역사적 과정에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론들을 산출하게 했다.
사해사본에 나타난 사상의 다양성과 비체계성에도 불구하고, 쿰란 공동체의 실체를 인정하고 이들의 종교사상을 연구하려는 학자들의 시도가 있어 왔는데,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 쿰란 공동체의 종교사상을 기독교 교리신학의 주제들인 신론, 인간론, 종말론 등에 따라 재구성하려는 시도인데, 링그렌(H. Ringgren), 라솔(W. S. LaSor) 등을 들 수 있다. 사해사본에는 쿰란 공동체의 종교사상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문서들이 없기 때문에 일정한 주제에 따라 그 내용을 종합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연구는 기독교 이전의 유대 사상을 기독교의 교리 구조 속에서 이해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즉, 초기 유대인들은 그들의 사상과 관습을 조직적인 틀 속에서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체계화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로, 초기 유대교의 발전과정에서 쿰란 공동체의 종교사상을 이해하려는 경향인데, 쉬프만(L. H. Schiffman), 버메스(G. Vermes), 슈테게만(H. Stegemann)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이 공동체의 사상이 신구약 중간시대의 문헌뿐만 아니라, 랍비 문서에 나타나 있는 유대교의 흐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동시대의 여러 유대교 종파들의 사상과도 비교 연구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왜냐하면 쿰란 공동체는 고립되어 발전된 집단이 아니라 팔레스틴 유대교의 흐름 속에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셋째로, 쿰란공동체를 유대교의 여러 분파들과 구분할 수 있는 핵심 사상이 무엇인가를 연구하려는 경향이다. 예를 들면, 콜린스(J. J. Collins)는 묵시문학적 신앙이, 브로쉬 (M. Broshi)는 이원론을 동반한 예정론이, 그리고 디만트(D. Dimant)는 이원론이 이 공동체의 사상적 특징을 잘 나타낸다고 보았는데, 이들의 연구는 쿰란 공동체의 종교사상의 핵심적 특징을 이해하는데 기여하였다.
본 연구는 쿰란 공동체의 종교사상을 고찰하는 것으로, 그 동안의 연구결과들을 고려하면서 이 공동체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주요 종교 사상들을 유대교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쿰란 공동체에서 산출된 주요 문서들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었지만 이들의 사상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문서들도 고려한다. 전자에 속하는 문서들로는 감사찬양시(1QH), 공동체 규율(1QS), 회중들의 규율(1QSa), 축복의 규율(1QSb), 다메섹 문서(CD), 페샤림(특히 1QpHab, 4QpNah, 1QpPs68) 등이며, 후자에 속하는 문서들로는 전쟁 규율(1QM), 천사들의 예배(Angelic Liturgy/Songs of the Sabbath Sacrifice), 성전문서(Temple Scroll), 에녹 일서(1 Enoch/Ethiopic Enoch), 희년서(Jubilees) 등을 들 수 있다.
II. 계약공동체
유대인들로 구성되었던 쿰란 공동체의 신앙은 오경의 철저한 해석과 적용 그리고 실천으로 이루어졌다. 그들은 오경을 가장 권위 있는 책으로 받아들였고, 참된 신앙은 오경에 나타난 율법을 철저히 순종하는 결과로 나타난다고 여겼다. 또한, 그들은 오경이 당시의 상황에 맞게 해석되어야 하며, 해석된 내용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오경에 나타난 신앙을 받아들여 하나님을 창조주, 역사의 주, 이스라엘의 구원자, 이스라엘과 계약을 체결한 자로 여겼다.
오경과 유대교 전통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쿰란 공동체의 기본적인 태도는 당시의 다른 유대인들의 것과 다르지 않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새로운 계약공동체로 인식하면서 다른 유대인들과 구별했다. 여기에서 다른 유대인들이란 제이 성전 시대에 유대교의 중심이었던 예루살렘 성전의 대제사장과 그의 희생제사에 참여하는 자들을 포함한다. 쿰란 공동체는 자신들을 마지막 때에 선택받은 남은 자들로 여겼으며, 오경과 예언서 등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원한 비밀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공동체로 인식했다(CD 3:12). 그들은 공동체를 설립하기 위하여 의의 교사(Teacher of Righteousness)를 하나님이 그들에게 보냈다고 믿었다(CD 1:10). 그리고 그의 성서해석이 하나님의 비밀을 밝히는 참된 진리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은 의의 교사에게 그의 종 예언자들의 말씀의 모든 신비를 알려주셨다"(1QpHab 7:4-5). 새로운 계약공동체로서의 쿰란 공동체의 배타적인 자기 규정은 공동체의 형성과정에서 겪은 그들의 역사적 경험을 반영한 것이었다.
쿰란 공동체의 형성과정을 재구성하기는 어렵지만, 다메섹 문서에 의하면 이 공동체의 설립자는 의의 교사로 불리는 제사장이었다(CD 1:5-11). 그가 누구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아마도 예루살렘 성전의 대제사장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주전 152년 마카비 혁명군을 이끄는 요나단이 셀류시드 왕조의 알렉산더 발라스(Alexander Balas)에 의해 대제사장으로 임명될 때(마카비 일서 10:21), 예루살렘에서 도망하여 시리아로 갔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거기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유대인들을 모아 유대 땅으로 돌아오고자 했는데, 이때 그의 대제사장으로서의 권위를 반대하는 자들도 있었다. 이곳 망명지 다메섹에서 그는 예루살렘에 있는 요나단에게 편지를 보내어 대제사장직을 자신에게 돌려주고 정치 지도자의 역할만 할 것을 요구했지만(4QMMT), 요나단은 이를 거절하고 오히려 그를 죽이려 하였다(1QpHab 11:2-8).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의의 교사는 자신을 지지하는 유대인들과 함께 유대 땅으로 돌아와 공동체를 형성했다(CD 1:9-10). 쿰란에는 이 공동체의 일부가 거주했는데, 고고학의 발굴 결과에 의하면 공동체가 설립되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였다. 아마도 기원전 2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며, 이때 의의 교사는 살아있었다. 쿰란 공동체는 쿰란 밖에 있는 자신들의 그룹과도 교류를 계속했었다.
쿰란 공동체의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배타적인 자기 규정은 현재의 역사와 세계에 대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했을 뿐만 아니라, 예정론, 이원론, 묵시문학적 종말론, 메시야 사상 등을 발전시키게 했다.
III. 예정론
쿰란 공동체를 당시의 다른 유대교 종파들과 구분할 수 있는 종교사상 중의 하나는 예정론이다. 인간과 세계는 하나님의 계획에 의해서 창조되었고,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들의 미래를 미리 아신다는 사상은 구약성서에도 이미 나와 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들은 창조 이전에 하나님에 의해서 미리 예정되었고 그 미래가 결정되었다는 것은 쿰란 공동체에서 발전된 새로운 사상이다.
"지식의 하나님으로부터 모든 존재하는 것과 존재할 것이 생기게 된다. 그들이 존재하기
전에 그분(하나님)은 그들의 모든 생각을 확립하셨다. 그들을 위하여 제정된 그분의
영광스러운 계획에 따라 그들이 존재하게 될 때에 그들은 어떠한 변화도 없이
그들의 임무를 수행한다"(1QS 3:15-16).
창조 이전에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피조물들에 관한 계획을 세우셨는데, 피조물들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창조되어 그들의 임무를 철저히 수행하며, 하나님의 예정된 질서에 절대 순응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피조물들의 본성이 창조 이전에 이미 결정되었고, 창조된 이후에는 결코 변경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절대 예정론은 구체적으로 인간과 역사 그리고 우주의 모든 질서에 적용되었다.
먼저, 인간의 미래는 창조 이전에 세워진 하나님의 예정된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다. 의인이냐 악인이냐, 선택받은 자냐 저주받은 자냐는 구별도 창조 이전에 이미 결정된다.
"그들(사악한 자들)에게는 남은 자나 생존자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태초부터
하나님은 그들을 선택하지 않으셨고, 그들이 창조되기 이전에 그들의 행동을
아셨으며, 그들의 후손들을 싫어하셨고, 그들이 멸망할 때까지 그 땅에서 자기
얼굴을 감추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그들이 존재하게 될 햇수(years)와, 다가오는
시대와 영원한 시간 통해서 그들이 활동하게 되는 시간의 길이와 정확한
존속기간을 아셨다. 그분은 영원을 통해서 그들 시대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아셨다"(1QS 2:6-10).
하나님은 의인이든 악인이든 각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과정을 창조 이전에 이미 결정하셨고 인간의 삶은 하나님의 계획대로 펼쳐진다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과 운명에 대한 이러한 예정론적 사고는 쿰란 공동체로 하여금 관상학(Physiognomy), 수상술(chiromancy), 점성술(horoscope) 등에 관심을 갖게 했다(4Q186). 그리하여 그들은 얼굴, 손, 발, 성기 등 신체의 생김새에 따라 인간의 미래가 다르게 펼쳐진다고 믿었다. 인간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결정이 신체적 특징으로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인간의 운명이 잉태될 때나 출생할 때의 별이나 행성의 위치에 따라 추론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들은 인간의 모든 미래와 운명을 다 알 수 없으며, 이에 관한 비밀은 하나님의 신비로 남아있다고 믿었다.
둘째로, 역사와 우주도 창조 이전에 결정된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순응한다(1QH 1.8-15).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현상도 하나님이 정해놓으신 불변의 질서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해, 달, 별 등 천체의 움직임, 낮과 밤의 지속, 계절의 변화, 종말을 향한 역사의 진행, 악의 세력의 우월성, 의의 세력의 고통과 박해 등이 모두 하나님의 계획의 결과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역사와 우주의 질서에 대한 사고는 쿰란 공동체로 하여금 달력을 매우 중요시하게 했다. 그들은 달력을 통하여 하나님이 부여하신 우주적 시간과 질서의 비밀을 알고, 구약성서에 제시된 유대교의 전통적인 종교절기들을 올바로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그들은 우주와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예정이 인간에게 모두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믿었다. 하나님은 의의 교사에게 그 비밀의 일부를 알려주셨지만 그분의 완전한 계획은 천사들에게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감추어진 신비로 여겼다는 것이다.
모든 피조물들과 역사의 흐름이 창조 이전에 이미 결정된 하나님의 질서에 따라 움직인다는 쿰란 공동체의 절대 예정론이 직면하는 문제 중의 하나는 악의 기원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예정하셨다면 악도 하나님이 계획하셨는가? 선하신 하나님은 어떻게 그리고 왜 악을 허용하셨는가? 다신론적인 관점에서 악은 악신으로부터 기인한다는 단순한 결론에 도달하지만, 쿰란 공동체는 유일신론을 바탕으로 악의 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윤리적 이원론을 발전시켰다.
IV. 이원론
유일신론과 절대 예정론의 논리적 결과로, 쿰란 공동체는 악의 기원을 하나님에게서 찾는다. 이에 관한 내용은 공동체 규율(1QS 3:13-4:26)에 있는 소위 "두 영에 관한 소고"(The Treatise on the Two Spirits)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첫째로, 태초에 하나님은 두 영을 창조했는데, 선한 영과 악한 영이다.
"그분(하나님)은 세상을 다스리기 위하여 인간을 창조했고, 그(인간)를 위하여 두
영을 만들었다. 따라서 그(인간)는 그분이 오실 때까지 그들(두 영)과 동행한다.
그들은 진리의 영과 불의의 영이다"(1QS 3:17-19).
악한 영은 선한 영이 타락하여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악하게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둘째로, 창조된 세상의 모든 일들은 이 두 영의 활동과 연관되어 있다. 즉, 선한 영은 진리, 정의, 빛에 관련되어 있지만, 악한 영은 거짓, 불의, 죄악, 어둠에 연관되어 있다. 전자는 의롭고 선한 일들을 야기하지만, 후자는 거짓되고 악한 일들을 야기한다. 하나님은 두 영을 동시에 창조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선한 영과 그의 일들은 좋아하시지만, 악한 영과 그의 일들은 싫어하신다(1QS 3:25-4:1). 이것은 두 영이 활동하는 영역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 모든 사람들과 천사들은 이 두 영역 중 어느 한쪽에 속해 있다. 즉, 의의 자녀들과 착한 천사들은 선한 영의 지배를 받지만, 불의한 자녀들과 타락한 천사인 마귀들은 악한 영의 지배를 받는다. 이것은 세상의 모든 일들과 인간의 모든 행동들을 선과 악이라는 두 개의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로, 악한 영과 선한 영은 창조 이래로 부단한 투쟁을 계속한다. 그 투쟁은 우주적인 차원과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우주적 차원에서 하나님은 두 영이 활동하는 시간을 미리 예정해 놓으셨다. 각 영은 서로 다른 시대에 상대편 보다 더 우월한, 우주의 지배세력이 되도록 정해놓으셨다는 것이다. 쿰란 공동체는 자신들의 시대를 악한 영이 지배하는 때로 인식했다. 그리하여 의인들인 자신들이 박해를 받고 시련을 겪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마지막 심판의 때에 선한 영이 최후의 승리를 거두고 악한 영은 멸망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것은 쿰란 공동체의 이원론이 절대적이거나 영속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해 놓은 시간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한편, 개인적 차원에서 두 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투쟁한다. 모든 인간은 빛과 어둠을 어느 정도씩 가지고 있다. 의인을 포함한 모든 인간이 죄인이라는 사실은 이를 입증한다. 의인은 빛의 분량을, 그리고 악인은 어둠의 분량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의인은 선한 영의 지배를 받지만, 악인은 악한 영의 지배를 받는다. 하나님과 선한 영은 빛의 자녀들을 의의 길로 인도하며 도우시지만, 악한 영은 그들을 죄악의 길로 가게 하여 실패하게 만든다. 개인적 차원에서 두 영의 활동은 인간의 자유 의지와 책임의 문제를 야기한다. 즉, 인간의 악한 행동은 미리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이 인간에게는 없는가 라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분명치 않다. 절대 예정론을 가르치는 감사찬양시(1QH)도 이 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사찬양시가 회개, 속죄, 용서 등의 필요성을 제시한다는 것과, 쿰란 공동체에 새로운 회원들이 들어올 때 엄격한 심사와 입회 과정을 거쳤고, 규율을 어긴 회원들이 추방되었다는 것은 그들이 인간의 자유의지와 책임을 인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쿰란 공동체에서 예정론과 자유 의지라는 두 교리는 논리적인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의 실제적인 삶에 기능적으로 적용될 때, 조화로운 의미를 지닌다. 먼저, 이 두 교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이 선택한 자들의 모임인 쿰란 공동체에 자발적으로 들어오게 하는 역할을 했다. 즉, 그가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를 알게 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이 두 교리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왜 그가 여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었다. 즉, 이 교리들은 하나님의 선택받은 자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가가 아니라, 선택받았기 때문에 쿰란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었다.
V. 종말론
쿰란 공동체는 자신들이 세상의 마지막 때에 살고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믿었다(1QSa 1:1-2). 에녹서, 다니엘서 등 묵시문학의 저자들처럼, 그들도 자신들의 시대가 마지막 심판이 임박한 종말의 때이고, 악이 득세하며 의인이 박해를 받는 때라고 여겼다. 그들은 스스로를 임박한 하나님의 심판에 대비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공동체라고 보았다. 즉, 이사야 40:3에 나오는 "광야"나 "사막"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여, 자신들의 공동체가 심판을 위하여 오시는 하나님의 길을 광야에서 준비한다고 보았다.
"이들이 이 모든 규율에 따라 이스라엘의 공동체 구성원들이 될 때, 그들은 부정한
사람들의 주거지를 떠나 광야로 나가 거기에서 (성경)에 쓰여져 있는 것처럼
그(하나님)의 길을 준비할 것이다: '광야에서 길을 예비하라...사막에서 우리
하나님께서 오실 큰길을 곧게 내어라'(사 40:3). 이것(큰길)은 그(하나님)가 모세를
통하여 명령하신 율법을 연구하는 것이다..."(1QS 8:12-15).
1. 하나님의 심판: 쿰란 공동체는 예정된 하나님의 심판이 인간과 영적인 존재들이 참여하는 우주적 전쟁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빛의 자녀들과 어둠의 자녀들의 전쟁에 관한 문서(Scrolls of the War of the Sons of Light against the Sons of Darkness)라고 불리는 전쟁규율(1QM)에 보면, 이 전쟁은 40년 동안 안식년을 제외하고 계속되는데, 두 편으로 나뉘어서 행해진다. 즉, 한 편에는 미가엘(Michael), 가브리엘(Gabriel), 사리엘(Sariel), 라파엘(Raphael) 등 천사들과 새 계약 공동체인 쿰란 공동체 등 빛의 자녀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사탄인 벨리알(Belial)을 비롯한 악마들과 이방인들 그리고 계약의 반역자들 등 어둠의 자녀들이 있다. 처음 6년 동안의 전쟁에서 빛의 자녀들은 이방인들이 지배하고 있는 거룩한 땅과 반역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예루살렘 성전을 탈환한다. 그리고 제 7년째인 안식년에 성전을 정화하고 성전 예배를 회복한다. 이어지는 전쟁에서 빛의 자녀들은 이방인들인 셈, 함, 야벳의 자손들과 차례로 싸워 이기고, 마지막에는 깃딤(=로마를 상징함)과 사탄의 군대를 쳐부순다(1QM 1-2). 이 전쟁은 땅에서뿐만 아니라 하늘에서도 이루어지는데, 거룩한 천사들이 하나님의 도움으로 악한 영의 지배를 받는 사탄을 비롯한 악마들을 멸망시킨다(1QM 18:1-3). 이로써 악한 영이 득세하는 시대는 끝이 나고 구원의 시대가 도래한다. 이때 예루살렘은 유대인들만이 거주하게 되고, 예루살렘 성전에서는 쿰란 공동체의 주장대로 양력에 따라 예배가 절기에 맞추어 드려진다. 그리고 이 예배에는 승리한 빛의 자녀들과 이방인들 중 전쟁에서 살아 남은 남은 자들이 참여한다.
종말론적인 최후의 전쟁에 관한 쿰란 공동체의 가르침에는 다음 몇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첫째로, 악한 영이 지배하는 현재의 때로부터 구원의 시대로의 변화는 순식간의 천지개벽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참여하는 오랜 전쟁의 결과로 얻어질 수 있다. 구원과 평화의 시대는 스스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거룩한 천사들의 지원 속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투쟁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창조 때부터 시작된 선한 영과 악한 영이 투쟁하는 이원론적 시대는 하나님의 최후 심판과 함께 끝난다. 이것은 악한 영이 하나님과 대등한 힘을 가진 영원한 존재가 아니라 마지막 때까지 한시적으로 존재하는 피조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로, 악한 자는 징벌을 받고 의로운 자는 보상을 받는다는 인과응보의 법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의인은 복된 삶을 영원히 계속하지만, 악인은 징벌과 저주를 영원히 받는다고 여겼다. 넷째로, 쿰란 공동체가 기대했던 이상적인 미래는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이루어진다. 인간의 구원은 하늘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현실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2. 메시야: 쿰란 공동체는 당시의 다른 유대인들처럼 하나님의 심판인 마지막 전쟁이 있기 전 예언자가 먼저 나타난다고 믿었다(말 4:5). 그들은 이 예언자가 먼저 오고 나서 그 다음 메시야가 나타난다고 보았다. 신약성서에서 세례자 요한을 메시야 예수의 길을 예비하는 자로 여긴 것처럼, 그들도 이 예언자를 종말에 나타날 메시야의 선구자로 여겼던 것이다. 그들은 비록 종말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믿었지만, 하스몬 왕조를 비롯한 다른 유대인들처럼, 기다리는 예언자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마카비 일서 15:41). 쿰란 공동체가 예언자와 메시야의 출현 및 활동 과정을 마지막 전쟁과 연대기적으로 어떻게 연관시켜 이해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그들이 기다리던 메시야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사해 문서에 의하면 쿰란 공동체는 두 종류의 메시야를 기다렸다. 즉 이스라엘의 메시야와 아론의 메시야이다(CD 12:23; 14:19; 19:10; 20:1; 1QS 9:11; 1QSa 2:11-22).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이 있기 전 이 두 메시야가 가까운 장래에 동시에 오지만, 그 임무가 각기 다르다고 보았다. 먼저, 이스라엘의 메시야는 정치적 메시야로 유다 지파인 다윗 계열에서 나오는데, 종말의 전쟁에 참여하여 적대자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쟁취하며, 하나님의 영원한 왕국을 세우고 다스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는 평신도 메시야로 제사장들보다 지위가 더 낮기 때문에, 그들의 가르침을 받아 다스리는 임무를 수행하며 억압받는 자들을 위해 정의를 세운다. 반면에, 아론의 메시야는 이스라엘의 메시야보다 서열이 더 높은데, 레위지파인 제사장계열에서 나오며 대제사장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새 예루살렘과 새 성전을 건설하는 일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율법을 해석하고 가르치며 희생제사를 비롯한 모든 성전예배를 율법에 따라 회복한다. 또한, 그는 이스라엘의 메시야처럼 마지막 전쟁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백성들의 최고 지도자로서 이 전쟁동안 예배를 인도한다. 이스라엘의 메시야와 아론의 메시야는 종말의 전쟁이 끝난 뒤 메시야 만찬(the messianic banquet)을 함께 주재하는데, 여기에는 쿰란 공동체와 함께 형성한 새 계약 공동체가 참여한다(1QSa). 이 만찬에서 사독 계열 제사장들은 두 메시야와 함께 상석에 앉는다.
쿰란 공동체의 두 메시야 사상은 정치적 지도자인 모세와 제사장인 아론, 그리고 페르시아 시대에 유다의 총독이었던 스룹바벨과 대제사장이었던 여호수아(학 2:20-23; 슥 6:9-14)의 역할 분담과, 민 24:17의 별과 홀에 대한 메시야적 이해(CD 7:19-21) 등에서 성서적 근거를 찾을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하스몬 왕조 시대의 상황을 반영한다. 즉, 제사장적 메시야를 우위에 두는 쿰란의 두 메시야 사상은 왕권과 함께 대제사장권을 차지한 하스몬 왕조와 대제사장직을 회복하려다 실패한 의의 교사의 상황(4QMMT)을 반영한다. 특히 그들 공동체의 설립자이자 대제사장이었던 의의 교사가 후계자 없이 죽었고, 그의 죽음 이후에 공동체가 후계자를 선출하지 않은 것은 그들로 하여금 대제사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아론의 메시야를 기다리게 했던 것 요인이었을 것이다.
3. 부활: 쿰란 문서에는 죽은 자의 부활을 언급하는 내용이 많지 않지만, 쿰란 공동체는 부활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다니엘서와 에녹서의 전통을 따르면서, 그들은 다가오는 종말에 죽은 자들이 육적인 부활을 하여 새 계약공동체에 참여한다고 믿었다. 메시야의 묵시록(The Messianic Apocalypse)에 의하면, 죽은 자를 살리는 분은 하나님 자신이다. 죽은 자를 부활시키는데 있어서 메시야의 중재나 개입에 대한 언급은 없다: "그분(하나님)은 병자를 고치시고, 죽은 자를 살리시며, 가난한 자에게 복된 소식을 주실 것이다"(4Q521 2:2:12). 메시야의 시대에 하나님은 의로운 삶을 살다가 죽은 자들에 대한 보상으로 육체의 부활을 하게 하시고 하나님의 왕국인 새 계약 공동체에 참여하게 하신다는 것이다. 부활은 하나님 자신에 의하여 직접 이루어지며, 의인들에게만 해당된다는 사고는 에스겔 37장의 마른뼈 골짜기 환상을 해석하는 문서(Pseudo-Ezekiel; 4Q385, 4Q386)에도 나온다.
VI. 예배
쿰란 공동체는 구약성서의 율법을 철저히 지키고자 했지만, 예루살렘 성전의 제단에서 드려지는 희생제사는 거부하고 참여하지 않았다. 그들이 예루살렘 성전 제사를 거부한 이유는 예루살렘과 성전이 더럽혀졌고, 성전이 올바른 구조로 건축되지 않았으며, 제사장들이 자격도 없고 순결하지도 않다는 것이었다. 또한, 성전 예배가 올바로 계산된 달력에 따라 드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예루살렘 성전의 예배가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올바른 시간에 정확한 방법으로 행해지지 않기 때문에 거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쿰란 공동체는 비록 예루살렘 성전예배를 거부했지만, 그들 스스로 제단을 만들거나, 동물, 곡식, 기름, 포도주 등을 바치는 희생제사를 드리지는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서 예루살렘 성전의 예배는 다가오는 메시야 시대로 연기되었다. 그들은 공동체의 거룩한 삶이 예루살렘 성전의 예배를 대신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예배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발전시켰다.
1. 달력: 쿰란 공동체가 예루살렘 성전의 예배를 거부한 주요 요인 중의 하나는 절기 예배를 음력에 따라 드리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사용되었던 음력은 달의 움직임에 따라 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인데, 일년의 총 일수는 354일이고 총 열 두 달이며, 한 달은 29일내지 30일이다. 이러한 계산방식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르는 계절의 변화와 일치하지 않는다. 즉 윤년이나 윤달과 같은 인위적인 계산법을 사용하여 계절의 변화를 맞추기 때문에 정해 놓은 시간이 항상 같은 달, 같은 날, 같은 요일이 될 수 없다. 마치 음력을 따라 정해지는 부활절의 날짜가 해마다 바뀌는 것처럼, 정해진 절기를 해마다 정해진 시간에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쿰란 공동체는 이러한 시간 방식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근본적으로 부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즉, 하나님의 창조질서는 엄격하고 정확하며, 그분은 빛과 어둠의 분량을 똑같이 나누셨는데, 음력은 그러한 질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 드려지는 절기예배는 태초부터 이미 정해진 시간에 드려져야 하는데, 음력은 그러한 고정된 시간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것이다(1QS 1:8). 따라서 그들은 태양만이 모든 달력의 질서를 부여한다고 주장하는 희년서와 에녹 일서 등의 전통을 받아들여 일년이 364일인 양력을 사용했다(11QPs a 27:6-7; 11QTemple 13:8-30:2). 그러나 이 달력 역시 일년이 365일 5시간 48분 48초(=365.2422일)인 자연주기에 정확하게 맞지 않는데, 쿰란 공동체가 이를 조정했는지 혹은 실제로 이를 알았는지는 알 수 없다.
쿰란 공동체는 양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들이 지키는 절기가 예루살렘 성전의 그것과 날짜가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유월절, 속죄일 등 절기를 지키는 날짜가 서로 달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지키는 절기에 세 개의 절기를 추가했다. 즉 새 포도주 축제일 (5월 3일), 새 기름 축제일 (6월 22일), 나무 축제일 (6월 23-29일)이다. 이 절기들은 성서에 나오지 않는데, 아마도 성서해석을 통하여 그리고 율법을 더욱 철저히 지키기 위하여 이 절기들을 제정한 것 같다.
2. 성전, 희생제사, 기도: 쿰란 공동체는 마지막 전쟁에서 성전을 탈환하고 재봉헌할 때까지, 공동체 안에서 참된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보았다. 이를 위하여 그들은 정규회원들로 구성된 공동체 의회(Council of the Community)가 예루살렘 성전을 대신할 수 있다고 보았다(1QS 8:8-9; 1QpHab 12:3-4). 제사장이 포함된 공동체 의회가 성전을 상징한다고 이해했던 것이다. 또한, 그들은 공동체의 거룩한 삶이 성전의 희생제사를 대신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그들이 진리와 정의와 인애와 겸손 등 하나님의 가르침에 충실히 살 때에, 그들의 삶은 이스라엘의 죄를 속하기 위하여 하나님께 드리는 희생제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1QS 8:4-5). 이러한 일상생활에 대한 사고는 그들로 하여금 금욕생활을 하게 했다. 쿰란 공동체는 결혼을 금하지는 않았지만, 당시의 다른 유대인들처럼 레위기 15:16의 가르침에 따라 부부관계를 가진 사람은 일정기간 종교적으로 부정하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부부관계를 가진 사람은 부정을 씻는 기간이 지날 때까지 성전 예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것은 매일 매일의 삶 자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로 인식했던 쿰란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성적인 금욕생활을 추구했던 것이 당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쿰란 공동체의 종교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기도이다. 그들은 기도가 하나님이 받으실만한 향기로운 제물이라고 생각했다. 공동체가 함께 드리는 기도가 동물이나 곡식 등 성전제단에서 드려지는 물질적 제물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1QS 9:4-5). 그들은 하루에 두 번 기도모임을 가졌는데, 해가 뜰 때와 질 때이다(1QS 10:1-3).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루에 두 번 희생제사가 드리는 것처럼, 그들도 같은 시간에 희생제사를 대신하여 기도를 한 것이다(출 29:39; 민 28:4). 유대교 역사에 있어서 기도는 성전의 권위와 역할이 약화될 때 그리고 성전이 파괴되고 없을 때,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었는데, 쿰란 공동체의 기도에 대한 태도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다.
쿰란 공동체가 예배를 상징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천사들의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Angelic Liturgy). 즉 천사들이 하늘의 성전에서 입술로 찬양과 기도를 드리며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처럼, 자신들도 그렇게 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이것은 쿰란 공동체가 천사들이 드리는 하늘의 예배를 자신들이 땅에서 드리는 예배의 모형으로 이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VII. 맺는 말
쿰란 공동체는 당시의 다른 유대인들처럼 율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유대 전통을 고수하고자 했던 집단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공동체가 임박한 하나님의 심판 때에 악과 전쟁을 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하여 선택된 새 계약 공동체라고 인식하면서 다른 유대인들과 구분하였다. 그들은 현재의 시대를 묵시문학적 종말론적 관점에서 이해하면서 자신들은 악한 영이 지배하는 세상의 마지막 시대를 살고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 악한 영은 다가오는 전쟁에서 파멸하고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현재와 미래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창조 이전에 하나님이 미리 예정하신 대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즉 현재 그들이 받고 있는 박해와 고난뿐만 아니라 미래에 있을 자신들의 승리도 하나님이 미리 계획하셨다고 본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절대 예정론적 역사 이해를 유일신 신앙과 일치시키기 위하여 윤리적 이원론을 발전시켰다. 그리하여 태초에 하나님이 선한 영과 악한 영을 창조하시고 그들이 세력을 떨칠 수 있는 시대를 구분하셨다고 이해했다.
쿰란 공동체는 세 종류의 종말론적 인물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보았다. 즉 예언자와 아론의 메시야와 이스라엘의 메시야다. 그들에게 있어서 예언자는 메시야들의 길을 예비하는 자이고 아론의 메시야는 대제사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이며 이스라엘의 메시야는 왕의 역할을 하는 자였다. 그들은 아론의 메시야가 이스라엘의 메시야보다 우위에 있으며, 새로운 시대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았다. 쿰란 공동체는 다가오는 메시야의 시대에 죽은 자들이 육적인 부활을 하여 새 공동체에 참여한다고 믿었다.
쿰란 공동체는 예루살렘 성전의 예배가 부적절하게 드려진다고 보고 이를 거부했다. 그들은 성전의 예배를 마지막 전쟁에서 성전을 탈환할 때까지 유보했다. 그들은 그때까지 성전의 예배를 공동체의 거룩한 삶이 대신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공동체 의회를 성전으로, 기도를 희생제물로, 그리고 공동체의 거룩한 삶 자체를 희생제사로 여겼다. 그들은 양력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반영한다고 보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사용되는 음력을 거부했다.
쿰란 공동체의 종교사상은 마카비 혁명 이후 대제사장권을 차지했던 하스몬 왕조와 쿰란 공동체의 설립자이자 대제사장이었던 의의 교사의 갈등 등 그들이 경험한 역사적 체험을 반영한다. 이것은 쿰란 공동체에서 발전된 종교사상이 예루살렘 성전과 하스몬 왕조 그리고 이를 지지했던 유대사회 내부와 외부의 세력들 등 거대한 대항세력에 맞서는데 필요한, 공동체의 정체성과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희년서, 에녹 일서 등에 나타나 있는 제사장적인 전통을 받아들이면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종교사상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이러한 쿰란 공동체의 사상은 요세푸스가 제시하는 유대교의 세 종파, 즉 바리새파, 사두개파, 에세네파 중 에세네파와 매우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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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ligious Ideas of the Qumran Community
Cheon, Samuel
Associate Professor
Han Nam University
Daeon, Korea
The Dead Sea Scrolls have been carefully studied since their discoveries and most of them have been published. Now the results which scholars have worked on the Scrolls need a synthetic treatment of the religion of the Qumran community. Because of the limited space, this study investigates major and distinctive religious ideas of the community which are reflected in the Dead Sea Scrolls, including the new covenant community, predestination, dualism, eschatology, and worship. It also reviews the religious concepts in the historical context as well as the developmental process of Judaism in the intertestamental period. To do so, it examines sectarian documents and other writings which were influential upon them, and synthetically treats those concepts expressed in them.
This study argues that the religious ideas of the Qumran community reflect the contemporary historical experiences, including the serious conflict between the Hasmonean Dynasty and the Righteous Teacher the founder of the community. Though the community accepted traditional and priestly teachings in Jubilees, 1 Enoch, and so on, it developed them in their historical situation in order to provide their identity and legitimacy against the gigantic opposite power and its supporters. So they understood not only their time in the perspective of apocalyptic eschatology and ethical dualism, but also everything as absolutely predestined before creation. They expected the urgent end of the present evil world, the prophet, messiahs, and bodily resurrection of the dead. Rejecting the Jerusalem Temple, they symbolically redefined the concepts of Temple, sacrifice, and offerings, which were related to worship. It concludes that the religious thought of the community is most similar to that of the Essene among the three sects presented by Joseph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