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박사와 네팔 담요프로젝트
금 번 사순절은 인도와 네팔에 있는 고아들과 코로나로 굶주림에 직면한 스트릿 피플들에게 선물을 보내기 위하여 모금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 그들의 행복한 성탄절을 위하여 예배와행사와 선물비를 20일 경까지 다 보냈다. 그러나 난민의 경우에는 너무 힘들었다. 인도 국경지역으로 도망 나와 있는 미얀마 크리스천 난민들이 기아에 직면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연락과 소통이 어려웠다. 어쨌든 하나님의 은혜로 10명 정도의 사람이 두어 달 지낼 양식을 보내서 적이 안심이지만 인근에 피난 나온 사람이 2천여 명이 있다니 신경이 쓰인다.
인도와 네팔에 있는 우리 아이들과 스트릿 피플, 가난한 교우들 모두가 아기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모두가 행복한 성탄절을 보냈길 빈다.
성탄절을 홀로 보내면서 낡은 영화필름을 다시 꺼내보듯이 인도에서 지낸 성탄절을 떠올리며 행복한 묵상 시간을 가졌다. 한국에서는 가질 수 없는 행복한 성탄절!
우리는 성탄절 전 앞서 5~7일 정도는 동방박사가 되어 산 건너 물 건너 외롭고 슬픈 아이들을 찾아 다녔다. 평상시에는 아무리 가까이 하려 해도 잡다하고 분주한 프로그램과 일상사 때문에 그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없으므로 우리는 특별히 성탄 전 주간을 동방박사 주간으로 설정하여 아이들을 만나러 다녔다. 때로는 청년들을 초청하여 함께 전신마비, 하반신 마비의 아이들, 농아, 부모님이 장애우이거나 정신장애인 가정의 아이들 하루에 한두 명을 목적으로 하여 길을 떠난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에이즈 고아들이 있는 아도니의 믿음의 집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1박 2일을 꿈처럼 보낸다.
그들은 만나서 특별히 하는 일은 없다. 말을 할 줄 아는 아이의 경우에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아이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재롱을 피우고 풍선도 불고 사탕도 나누어 먹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춘다. 아이를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로 바라보며 정성껏 마련한 선물을 주고 기도로 마음껏 축복해주고 나온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아이가 있는 곳으로 떠난다. 이렇게 하루에 2명 정도 아이를 만나고 맨 나중에는 아도니에 있는 믿음의 집에 가서 에이즈에 감염된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하고, 운동장에 가고. 군것질하러 구명가게에 가서 불량과자를 사먹는다. 함께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아이들의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을 따라서 춤을 춘다. 꿈과 희망을 이야기를 듣고 자기 전에 달이나 별을 바라본다. 다음 날 선물을 나누고 이별의 노래를 부르고 떠나온다.
긴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몸은 피곤하지만 속사람은 기쁨에 넘쳐 금방 몸이 회복이 된다. 신선해진 청년들은 동방박사가 되었던 소감을 나누고 성탄절 이브 프로그램으로 선물을 나눌 사람을 찾기 위해 목자처럼 탐바람으로 나간다.
이제 인도로 다시 돌아간 다해도 옛날처럼 광야를 헤매고 다니기 쉽지 않을 것이다. 몸으로 뛰는 것보다 청년들로 하여금 나누고 섬기도록 하고 약간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처럼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 행사를 기획하고 모금하여 후원하는 일만 하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고난도의 훈련인지 모르겠다. 자기가 하지 않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그를 위해 모금해서 보내주며 일이 잘 되도록 협조하고 지원한다는 것이 보통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금 번 성탄절을 행사 많은 생각과 고심 끝에 만든 프로젝트 중에 마음에 딱 드는 것이 있다. 성탄절 특식과 함께 스트릿 피플들에게 담요를 나누어 주는 것이다. 거리에 사는 춥고 배고픈 네팔의 형제자매들에게 주님이 우리의 생명의 밥이요, 아늑하고 따스한 생명의 집이라는 메시지를 온 몸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모자와 목도리, 장갑을 생각하였는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담요를 나누는 것이 더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담요 200개를 만들어서 성탄절에 스트릿 피플과 나눌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위로가 되고 따스해졌다.
네팔은 좀처럼 영하로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난방 시설이 되어 있는 집이 별로 없을 뿐 아니라 카트만두 여행 일번지인 타멜지구에 있는 쓰리스타 호텔에도 난방시설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추위에 웅크리고 산다.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추위로 힘들 때 거리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죽음보다 못할 때가 많다. 추위에 떨고 있는 분들에게 옷을 벗어주지 못하면서 죄송한 마음만 여미고 돌아올 때 삶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으로 우울해지곤 하였다.
드디어 200장을 만들어서 식사와 함께 나누어드렸다는 소식이 왔다. 사람들이 너무 고마워하고 행복해해서 눈물이 났다는 보고와 함께 수량이 모자라서 못 받고 돌아간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아팠다는 멘트를 받았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추위에 떠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안 이상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400장을 더 만들기로 하였다. 카톡이 들어왔다.
선생님,
오늘 아침 일찍 밥퍼를 다녀왔습니다.
지난번에 샀던 원단보다 이번 것이 훨씬 좋아서 나누는 마음이 더 좋았습니다.
300개가 준비되어서 충분히 나누었습니다. 원래는 400개를 만들기로 하였는데 담요 길이를 50 센티를 늘이다 보니 300개가 나왔습니다. 이점 선생님께 미리 말씀을 드리지 않아 죄송합니다.
힌두교 사두(고행승)까지고 기다렸다가 빨간색 담요를 두르고 기뻐하였습니다. 그는 자진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였고 저희와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우리의 담요가 비록 작은 것이지만 겨울 동안 사람들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을 생각하니 고맙습니다. 사람들 모두가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길 빕니다.
금 번에는 장애를 가진 분들이 많이 오셔서 나눔의 기쁨이 더욱 컸습니다. 원래는 줄을 서야드리기로 했는데 아픈 마음에 그분들은 줄과 상관없이 오시는 대로 드렸습니다.
담요가 부족해서 늦게 온 사람들이 받지 못했다고 해서 400장을 더 만들라고 요청을 하였다.
400장은 게으른 사람들과 장애우 그리고 다른 지역의 스트릿 피플과 나누라고 하였다.
사람들이 밤에는 한기가 올라오는 바닥에 깔고 낮에는 어깨에 둘러서 말리며 그럭저럭 한 겨울을 사용할 것이므로 빚을 갚은 듯이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많은 성탄절 프로젝트 중에 담요 나눔 프로젝트가 동방박사 프로젝트처럼 살갑게 느껴졌다. 사람들을 몸과 마음을 따스하게 품어줄 뿐만 아니라 눈에 확 띄는 선전효과도 있고 적어도 3개월은 품고 다니며 사용할 것을 생각하니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진을 퍼서 여기저기 보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담요를 두르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표정이 너무 감동적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담요 한 장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부럽다 하였다.
카톡이 들어왔다.
지난 번 담요 나눔 때문에 차량 운전을 해주신 분이 사진을 찍고 비데오를 촬영하기에 그런가 보다 했더니 담요 프로젝트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보고를 하신 것 같다는 것이다. 마음이 불편해서 시비를 가리고 싶은데 오랜 경력의 사람이고 영향력도 나름 있는 분이어서 그 분의 명예 때문에 참는다고 하였다. 그 사람이 만든 동영상과 사진이 유포되어 돌아다니는데 혹시 보더라도 놀라지 말라는 부탁이었다.
모방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모방하면서 살아가지만 훔치지는 말아야 한다. 훔치는 심정은 이해가 된다. 새까맣고 초라한 거리의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서 빨강, 주황, 파랑, 자주색 담요를 어깨에 두르고 활짝 웃고, 춤추며 기뻐하는 모습, 두 손을 모아 인사를 드리는 모습은 누가 봐도 아름답고 감동이 되며 마음이 따스해진다. 그런 장면을 잡아서 사진을 내보내고 동영상을 내보내면 일을 잘한다는 찬사와 격려를 많이 받게 될 것이다. 훔친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지 않지만 그분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진실로 사랑하면 일이 보이는 것이라고.”
“진실로 사랑하면 일이 절로 오는 것이라고.”
“진실로 사랑하면 일이 어렵지 않다고.”
“진실로 사랑하면 일이 즐거워진다고.”
“진실로 사랑하면 생명을 바치게 된다고.”
안드라푸라데시 데칸고원 어디를 가나 가난한 사람들이 시글시글하였다.
요나처럼 도망치고 싶었지만 도망치지 못하였다. 말도 안통하고, 재능도 없고, 후원금도 없고 하니 프로젝트라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매일 매일 만나는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워 나 자신도 모르게 바친 기도가 “저를 팔아서 달릿들에게 밥을 주십시오. 저를 팔아서 달릿들에게 밥을 주십시오.” 였다. 기도를 바치노라면 하나님의 사랑이 가슴에서 불처럼 타오르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절로 보였고 깨달음이 왔다. 사람들이 사랑스러워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존귀한 사람으로 여기게 되니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함께 있기를 즐거워하고 기도하기를 기뻐하였다. 세상에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써주시니 사람들이 치유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곤 하였다.
작년과 올해 코로나로 발목이 잡혀서 사순절 내내 한 자리에 눌러 앉아 모금과 송금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고 성탄절마저도 그 연장 선속에서 인도와 네팔 현장의 일을 들으며 묵상에 잠겼다. 바라옵기는 내년에는 하나님의 자비로 인도광야를 헤매는 동방박사가 되길 기대해본다.
암만 생각해도 네팔 담요프로젝트는 멋지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자들에게 주시고 싶은 선물이었을 것이다.
2021.12.29., 수
우담초라하니
첫댓글 추위처럼 힘들게 하는 게 있나 싶다
담요 나누기
좋아요
즐감 감사합니다.~~~
예,
으슬으슬 추운데 입을 것도 없고 따스한 방이 없는 사람들,
길거리의 사람들에게 추위는 고통과 공포를 가져옵니다.
1인용 보통 담요 1장에 6천원. 1인용 큰 담요는 8천원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담요 나눔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이 나오도록 기도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