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의 후반부인 '영광의 책'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보도(12장) - 고별사(13-17장) - 십자가 수난과 죽음 보도(18-19장) - 부활과 발현 보도(20-21장)'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별사에 예수님의 가르침이 집중되어 있다. 고별사의 첫 머리인 13장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며 상호 섬김으로 형제애를 실천하라는 뜻으로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라는 계명을 남기신 데 대해 지난 장에서 살펴보았다. 이어서 지금 다루고자 하는 14장은 예수님께서 죽음 후에 어떻게 제자들과 함께 하실 지에 대해 미리 알려주시는 내용이다. 즉, 장차 교회 안에 현존하실 양식을 수난 전에 예고하신 것이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6ㄴㄷ.9) 이 말씀에 따라서 전통적으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현존을 체험하는 양식은 말씀과 성사였고, 그 중에서도 성찬례였다. 그런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두 가지 양식에다가 사도직을 덧붙였다. 이 사도직은 그 형태가 현대의 사회현실에 맞추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지만,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가운데 형성되는 공동체를 기본으로 한다.
그런데 요한 바오로 2세가 '새 복음화'의 기치를 든 후 이를 이어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제신학연구위원회를 통해 공의회의 가르침을 깊이 연구시킨 끝에, 두 가지의 현존 양식을 더 발굴하여 신자들에게 권고하였다. 그것은 바로 신자들의 '신앙 감각'을 존중하는 일과 '함께 걷는 교회의 정신'(시노달리타스)을 존중하는 교회를 이룩하는 일이다. 이 두 가지를 합하면, 예수의 현존 양식은 모두 다섯 가지가 된다. 이를 통해 신자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며, 예수님의 신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고, 성령의 이끄심으로 복음화된 교회를 이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