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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살펴보고 난린데)
동미: (멀쩡한 얼굴로) 말조심해, 애 듣는다.
나난: (분개하여) 이게 증말?
동미, 핸드백에서 뭔가 꺼내더니 나난에게 툭 던진다.
태아의 초음파 사진이다.
동미: 애가 얼마나 센서티브한지, 카메라 들이대니까 척 손을 드는 거 있지! (거만한 표정으로 손흔들며 흉내) 하이!
씩씩거리던 나난, 얼결에 초음파 사진 들여다본다.
초음파 사진 인서트. 형태도 없는 콩알만 한 태아 모습.
나난, “어디?”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어머~” 탄성 나오는…….
그러다 정신 차리고 버럭 소리 지르는 나난.
나난: 일어나, 얼른 병원가자!
동미: (목석처럼 버티고 앉아 째리며) 애, 낳을 거라면?
나난: 그럼 지금이라도 준이 잡아! 너 그럴 권리 있어! 결혼해서 애 낳고 살면…….
동미: (째리며) 결혼, 안 할거라면?
나난: (경악하여 비틀) 뭐야?
번개의 손에 힘이 풀고 엄살을 떨며 엉금엉금 기어서 달아나려 하자 그 앞을 해식이 가로막는다.
해식: (광한 앞으로 다가서며) 민규를 죽인 게 너지?
광한: 아냐 난 몰라! 정말 모른다구-
해식: 알아 임마! 해철이가 벌써 다 불었어. 자기가 민규를 죽였다구. 잘 봐줄 테니까-
너야 똘마니인데 무슨 죄가 있겠냐? 니가 유일한 증인이다. 해철이가 범인이라는 걸 증언하라구-
넌 곧 풀려나게 해줄게. 죽은 사람은 말이 없잖아.
음.. 벌써 일년이 됐네.. 너 휴학한지?
나 조교 노릇 할 때 복학해~ 그래야 빵꾸 나도 땜빵 해주지...
상민: (웃으며) 미국에선 정신차리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지수선배.. 보고 싶었어요.
지수 (웃어주며) 나두..
붉어지는 상민: 얼굴.
그 때, 문을 열고 뛰어들어오는 용주와 영철.
용주, 전형적인 뺀질이 스타일.
반면에 덥수룩한 수염과 길게 딴 머리.. 히피스러운 모습의 영철.
세 사람, 끌어안고 좋아한다.
- 00대학교 복도
걸어가는 세 남자.
용주 어우~ 이 새끼 웨스턴 깔들이랑 멀티플레이하더니
피부 졸라리 맨질거리는 거 봐요. 어우~!!
상민: (한숨) 깨는 소리 하지말고 술이나 찌끄리러 가자..
영철 술잔을 넘긴다고 근심마저 넘어가겠어?
뭐야.. 자네를 짓누르고 있는 그것이.
용주 아, 이 씨봉새 또 헛소리하네?
영철 말해봐, 친구.
상민: (걸음을 멈춰서고 잠시 고민) ...
잘하면 졸지에 열 여섯 살짜리랑 살림 차릴 거 같다.
용주 (화들짝) 고삐리? 으흐흐.. 이 새끼 유학 간 여고생 건드렸구나?
상민: 그게 아냐..
용주 조까! 조까! 조까!!!..
(헤드락 걸며) 졸라 선구자 같은 새끼.. 부러운 새끼!!
친구야!! 분양은 필수다잉? 자, 가자, 술 먹으러!!
헤드락 걸린 채 끌려가는 상민:.
S#7. 보은조부의 방 (저녁)
- 보은조부의 방
테이프 레코더에선 심수봉의 "미워요"가 흐르고, 카메라 팬 하면
보은 조부 클래식 카메라를 손질하고 있다. 그 옆에서 노래를 따라서 흥얼거리며
익숙한 손놀림으로 조부를 도와 카메라 부품을 조립하는 보은 (친구 같은 모습)
보은 부 문을 빼꼼히 열고 보더니 살며시 닫는다
잠시후,
손질하던 카메라를 든 채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 조부
보은이 조부 손에 들려있는 카메라를 살며시 빼서 조립 후 정리를 마친다.
테이프 레코더를 끄고 조부를 편하게 눕혀주는 보은.
- 보은네 집 거실
조부 방을 나와 살며시 문을 닫는 보은, 조용히 거실을 통해 걸어온다.
보은의 눈치를 보며 콩나물을 다듬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옆에서 비디오카메라를 만지작거리는 동구.
보은 父 (보은의 눈치를 보며) 보.. 보은아, 밥 안 먹니?
보은 (쫘악? 아빠를 째려보는 보은) ...
순간, 휘잉~하며 보은아빠와 엄마, 동구에게 불어오는 찬바람.
동구 어우~ 추워.. 웬 찬바람?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는 보은.
보은 모, 맘이 편하지 않다.
보은 母 아버님.. 너무해요. 이제 열 여섯 살 짜리 아이를..
보은 父 예전엔 열 여섯이면 다들 시집가고 그랬다던데 뭐..
보은 母 (남편을 째려보고) ...
보은 父 (주눅이 든) 아니, 옛날에 그랬다는 거지.
S#8. OO고등학교 교문 (아침)
햇살 가득한 이른 아침.
바쁘게 등교하는 남, 여 학생들의 모습들...
교문 앞에 모여있는 한 무더기의 여학생들.
그들 중 유난히 짧은 치마가 튀는 공주파 3인방!
교문으로 들어오며 모여있는 여학생들을 보고 고개를 가로젓는 보은.
앞을 떡 막아서는 혜원, 팔짱을 끼며 (막대사탕을 물고 있다)
혜원 아침부터 극성은.. 으휴~ 빠순이들, 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보은 말 함부로 하지 마라?
혜원 응? 왜이래? 너도 캥기는 거 있으셔?
보은 (표정을 감추며) 아니.. 뭐.. 사람 좋아하는 게 죄니.
혜원 그러셔? 수상한데? 서뽀은..
와~ 갑자기 환호성이 들리며 달려나가는 여학생들!
교문을 들어서다 여학생들에게 에워 쌓이는 정우.
큰 키에 잘생긴 얼굴, 탄탄한 체격을 가진 킹카!
공주파 3인방, 오버하며 정우에게 매달리고.
어쩔 줄 모르는 정우를 바라보는 보은의 뿅 간 표정.
혜원, 그녀도 역시 정우를 보고 넋이 나간 표정.
두 아이 모두 정우를 좋아하는 듯.
S#9. 상민:네 집 (낮)
- 거실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 상민:과 모
상민:의 어리광을 받아주며 과일을 먹여주고 있는 상민: 모
- 안방
상민:부가 무릎을 꿇은 상태(부동자세)로 전화를 받고 있다
상민: 네..네..
상민:부가 전화기를 탁-내려놓더니 고개를 획- 돌리고 시선 따라가면
진열장에 술병이 보인다.
커다란 양주를 꺼내서 벌컥벌컥 마시는 상민: 부
- 거실
상민:부가 두 사람 옆으로 와서 슬그머니 앉는다. TV를 보느라 상민: 부는 안중에도
없는 두 사람.. 다시 슬그머니 일어나 나가는 상민: 부.
상민: 모 (코를 킁킁) 너 술마셨니?
상민: 아- 뇨.
TV에서 자동차 추격 씬(매트릭스)이 한창이다. 부셔지고 깨지고.. 와장창..쿵 쿵..
추격 씬이 끝났는데도 이어지는 와장창..쿵 쿵
상민: 모와 상민: 서서히 얼굴이 경직 되면서 마당 쪽으로 고개가 돌아가면
야구 방망이로 상민:모의 낡은 프라이드를 열심히 내려치고 있는 상민: 부.
상민: 모가 울상이 되어서 팔짝팔짝 뛴다. 공포에 떠는 두 사람
상민:모 아이고- 너희 결혼... 기어이 시킬 모양이다.
상민: 엄- 마-나 이제 어떻해..
프라이드를 아작 내던 상민:부가 손을 탁! 탁! 털며 거실로 들어온다.
바짝 얼어붙어있는 상민:과 상민: 모.
방으로 들어가던 상민: 부, 획- 돌아보면
상민: 모 (부서진 차 쪽을 보며) 크-큰일 치를라면 바빠질텐데 ..
상민: 부 (상민: 모를 쫙 째리며) 발로 뛰어!
상민: 쪽으로 획- 고개를 돌리면 움찔하는 상민: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 상민: 앞에 툭- 던지며
상민: 부 새 차 뽑았다.
문을 쾅- 닫고 들어간다.
털썩 주저앉는 상민: 모와 상민:.
S#10. OO고등학교 운동장 (낮)
운동장 구석 계단에 앉아 우두커니 정우를 바라보는 보은.
마운드에 선 정우, 멋진 폼으로 투구하면! 줄줄이 삼진 당하는 타자들.
소리 (보은祖父) 보은아, 이 할애비 소원 좀 들어다오.
얼굴이 구겨지며 고개를 떨구는 보은.
정우의 공을 딱 치는 타자! 2루수가 잡아 1루에 던져 아웃 시키고.
투수에게 공을 던지지만 마운드에는 아무도 없다!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다가오는 정우를 보고 깜짝!!
도망치는 보은.
정우 1학년 3반 서보은! 지난 번 시합에도 왔었지?
보은 ... (달아나다 멈춰 선다)
정우 (웃으며) 지금 수업시간 아냐? 땡땡이 치고 와주는 건 고마운데..
항상 혼자 와서 눈에 너무 잘 띤다..
민망한 보은, 인사를 꾸벅하며 뒤돌아서 달아나고.
그런 보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정우의 얼굴.
보은, 달려가는데 표정이 환하게 변한다.
S#11. 00고등학교 옥상 - 보은의 상상
새파란 하늘아래의 학교 옥상.
정우와 보은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교복차림).
보은을 바라보는 정우의 포근한 미소 사이로 보이는 새하얀 이..
정우, 손을 들어 보은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준다.
그러자, 보은이 "스르륵" 눈을 감으며 정우에게 모든 걸 맡긴다.
정우, 두 손을 보은과 마주잡고 천천히 보은에게 다가가 키스하려 하는데.
상민:(소리)여보!!
하는 소리에 보은이 화들짝 놀라면 어느새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자신.
상민:, 보은의 손을 잡고 저 멀리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간다.
상민:에 의해 맞잡은 손이 놓쳐지는 보은과 정우.
<슬로우 시작>
보은, 상민:에게 끌려가면서 뒤돌아보면... 안타까운 얼굴로 보은을 보고 있는 정우.
상민:, 음흉한 눈빛으로 보은을 보며 좋아한다.
보은, 다시 뒤를 돌아보면 정우는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 상민:과 보은을 향해 환호하며 박수를 치고 있는 가족들.
겁에 질린 보은, 어느 순간 상민:의 손을 뿌리치며 옥상 난간으로 달려가 올라선다.
놀란 얼굴로 손을 가로 저으며 “안돼!!” 를 외치는 양가 가족들.
<슬로우 끝>
보은 싫어~ 싫단 말야!!
S#12. 보은네 반 (낮)
수학교사와 학생들 모두 넋이 나간 채 보은을 보고 있다.
수학교사는 입을 쩍 벌린 채 들고 있던 분필을 떨어뜨린다.
카메라 보은에게로 PAN하면..
보은 수학 교과서를 들고 교실의 열려진 창문에 뛰어내릴 듯 매달려있다.
멀리 혜원도 얼이 빠져있는 상황.
보은, 어느새 자기가 창문에 매달려있는 걸 깨닫는데.
수학교사 (땀 뻘뻘) 보.. 보은아? 수학이 싫지? 그래, 싫으면 하지마..
자, 어서 내려 와.. 우리 수업 끝낼까?
S#13. 00고등학교 교문 (오후)
삼삼오오 학교를 빠져 나오는 학생들.
교문 앞에 차를 세워놓고 보은을 기다리는 상민:.
잠시 후, 혜원과 팔짱 끼고 교문을 나오는 보은.
상민:을 발견하고 냉큼 다시 학교로 들어가는 보은!
혜원 (큰소리로) 야~ 뽀은! 어디 가! 어디 가냐구~~
혜원 때문에 걸음을 멈추는 보은, 돌아서자 상민:과 눈이 마주친다.
S#14. 패스트푸드 점 (오후)
콜라를 마시고 있는 보은과 혜원.
갑갑한 상민:이 담배를 꺼내 물자 손으로 금연 표지판을 가리키는 보은.
투덜대며 나가는 상민:.
혜원 뽀오은? 누구야?
보은 신경 쓸 거 없어.
혜원 너 실망이다.. 저런 허접한 아저씨나 만나고.
보은 그런 거 아냐! 그냥 아는 오빠야.
혜원 다들 그렇게 얘기하면서 시작하지~
돌아와 자리에 앉는 상민:, 콜라를 벌컥벌컥 마신다.
상민: 어이 꼬맹이! 많이 생각해봤다.. 오빠가 먼저 얘기하겠는데..
(장난치듯) 우리 그냥 확 해버릴까?
보은 (콜라 먹다가 푸욱) ...!! 미쳤어?
상민: 농담이다!! 누군 너랑 하고 싶어서 그런지 알아?
보은 (버럭) 나도 오빠랑 하기 싫어! 아니... 한다고 쳐!
그게 말이 돼? 나 이제 열여섯인데?
보은을 쳐다보는 주변 손님들의 쑥덕거림, 점점 표정이 변하는 혜원.
상민: 에이 씨~ 쪽팔리게.. 알았어.. 알았어.
그나저나 저녁에 뭐 맛있는 거 사줄까? 뭐 필요한 건 없구?
혜원 (상민:을 휙~ 째리며) 이봐!! 당신 원조지?
뭐? 확 해버리자고? 뭘 확해.. 나쁜 새꺄~
니 눈엔 교복도 안보이냐? 이 순 변태 새끼!!!
글구 뽀은! 너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나쁜 기집애...
아무리 내가 절라 예뻐도 그렇지, 이렇게... 흑~
제일 친한 친구까지 끌어들이고...
상민: (수많은 시선들!) 어이 학생! 그게 아니고...
보은 (황당함에) 야~ 너 왜 이래...
탁자에 엎드려 훌쩍이는 혜원, 당황한 상민:과 보은...
- - -
(시간경과)
미안함에 서서 헤쭉헤쭉 웃고 있는 혜원.
혜원을 바라보는 상민:과 보은.
혜원 그럼 두 사람 얘기 나누세요.
보은아, 나 먼저 갈게.
보은 너 비밀 지켜야 돼?
혜원 (웃으며) 알았어!
후닥닥 달아나는 혜원.
상민: 아~ 쪽팔려 죽는 줄 알았네.. 쟤 왜 이렇게 오바하냐?
보은 그럴 만두 했지 뭐... 하여튼 어제 할아버지 말씀은 무효야~ 알았지?
상민: 하지만.. 너하고 나, 부모님들이 목숨을 걸고 결혼시킬 생각인가 봐.
(눈치 보며) 그래서 말인데.. 우리 우선 결혼하는 게 어떨까?
보은 뭐?
상민: 단지 결혼만이라구! 자유를 위해서!
보은 오빠 갑자기 왜 그래? 오빠도 결혼 반대했었잖아!
상민: 그.. 그럴 일이 있어!
어쨌든, 부모님들 앞에서 식만 올려주고 종이 쪼가리에 신고하고,
그냥 같이 살아주기만 하면 돼.. 그 외엔 자유라고!!
보은 그래도.. 어쨌든 난 유부녀 되는 건데?
상민: 그건 걱정마셔.. 너 앞으로 사귀는 남자들한테 오빠가 다들 보증 서 주께!!
얘, 품질보증 한다!! 포장도 안 뜯었다!!
보은 (상민:의 짓궂은 말에 째려보는) ...
상민: 물론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하는 게 맞아.
하지만 우린 결혼을 해야만 자유로울 수 있어.
무슨 말인지 알지?
보은 몰라!! 어쨌든 난 오빠랑 결혼 안 할 거야!
상민: (한숨) 에휴.. 알았다, 알았어..
그건 그렇구.. (보은 훑어보며) 오빠가 준 생일선물은 잘 있냐?
(으흐흐?) 오늘 혹시 그거 입었냐?
보은 제발!! 좀 신중해져 봐라!
곧이어 울리는 보은의 핸드폰.
핸드폰을 받는 보은. 얼굴이 창백해진다.
S#15. OO병원 입원실 (밤)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오는 보은과 상민:.
눈을 감고 병상에 누워있는 보은 조부의 모습이 보인다.
그 옆에는 심장박동 그래프가 "띠‥띠‥띠" 하며 규칙적인 파동을 보이고.
보은 조부의 곁으로 다가가는 보은과 상민:.
상민:/보은 할아버지...
하며 보은 조부를 살피는데. 보은 조부의 손이 기계를 툭- 건드리더니..
갑자기 고개를 옆으로 툭! 떨어뜨리는 보은 조부.
곧이어 심장박동 그래프도 삐이~ 하며 멈춤 표시를 나타낸다.
깜짝 놀라는 보은과 상민:!!
보은 (당황) 할아버지?? 할아버지!!
상민: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여기요!! 아무도 없어요?!
안절부절못하는 상민:, 어쩔 줄 모르는데
곧이어 병실 안으로 들어오는 보은의 부모와 상민:의 부모.
보은 父 어, 니네들 언제 왔냐?
상민: (헐레벌떡) 아저씨!! 할아버지가 이상해요!! 심장이 멈추신 것 같아요!!
보은 부, 다가가 심장박동 기계를 한 번 '탕' 친다.
그러자 다시 규칙적인 파동으로 바뀌는 기계.
황당한 표정의 보은과 상민:.
보은 父 아까부터 자꾸 맛이 가네... 신경 쓰이게.
보은 母 (기계를 만지며) 여보, 병원을 바꾸자니까요...
이것 때문에 얼마나 놀랐는데요...
그때 보은 조부가 힘겹게 눈을 뜨고.
휴~ 한숨을 내쉬는 보은과 상민:.
보은 할아버지..
보은祖父 허허~ 또 이 할애비가 정신을 놓고 말았구나..
보은 (손을 잡으며) 괜찮으시죠? 할아버지..
상민: 父 (일어나며) 밖에 나가서 얘기 좀 하지.
보은 父 예... 형님 그러시죠..
상민: 母 보은이가 할아버님 곁에 좀 있어... 응?
병실을 나가는 상민:부모와 보은부모, 보은을 바라보는 상민:의 시선.
S#16. 00병원 복도 (밤)
이야기하는 상민:의 부모와 보은의 부모, 상민:.
착잡한 얼굴들이다.
상민: 父 큰일이야..
보은 父 그러게요, 애들이 저러니 점점 더 악화되시는 거 같아요.
보은 母 하지만.. 암만 생각해도 결혼은 무립
아이들, 특히 보은이의 미래도 생각을 해 주세요.
상민: 母 ... (한숨만 쉰다)
상민: 父 (결심한 듯) 제수씨!
모두들 ???
상민: 부 결~혼~ 합 시 다.
모두들 엥??
이 사람이 돌았나? 하는 표정의 식구들
상민: 부 내가 무슨 소릴 했지? 하는 얼굴
S#17. 00병원 입원실 (밤)
문이 반쯤 열린 병실, 밖에서 할아버지와 보은을 보고 있는 상민:.
품속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은에게 보여주는 할아버지.
보은祖父 (사진을 내밀며) 상민: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란다.
보은 (사진을 받으며) ...
낡은 흑백사진 속에는 군복을 입은 젊은 남자와
곱게 한복을 입은 예쁜 여자가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상민:, 병실 밖에서 보은과 조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은祖父 (한숨을 쉬며) 그 사진을 찍어주고 얼마 안 있어 전쟁이 터졌지.
난 이렇게 살았지만... 상민:이 할아버지는 돌아오지 못했어.
음.. 할애비가 비밀 하나 얘기 해줄까?
친군 몰랐지만, 할애빈 사실 결혼 전부터 상민: 할머니를
맘속에 두고 있더랬지.
보은 ...
보은祖父 이상한 게.. 상민:이 할아버지가 죽고 나니
더욱 더 마음을 숨기게 되더구나...
그저 상민:아범이 내 자식이려니 생각하고 뒷바라지만 했지...
모르긴 몰라도 네 아빠가 섭섭한 게 많았을 게다...
보은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
손을 잡고 보은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착잡한 표정.
보은祖父 보은아... 할애비가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 내 욕심만 생각했다.
억지 결혼.. 하지 않아도 된다. 미안하구나.
콜록 콜록.. (눈을 감고 쓰러지는 할아버지!)
보은 할아버지!
다시 그래프 파동이 옅어지고.
문틈으로 보고 있던 상민:! 놀라서 달려 들어오고.
그래프 기기를 '탕탕' 치지만 이번엔 변화가 없다.
보은 (결심한 듯, 할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할아버지, 돌아가시면 안돼요!!
저.. 이렇게 할아버지랑 헤어지는 거 싫어요.
할아버지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요.
그 약속... 지켜드릴게요... 지키게 해드릴게요... (울먹)
상민: !!!
밖에서 뛰어 들어 오던 가족들도 모두 놀라고!
다시 삐~리릭 삐삐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래프
S#18. 보은 방 (밤)
스탠드 전등만이 켜진 방 안.
보은, 갑자기 자신의 운명이 슬퍼지는 듯 책상에 엎드려 흐느낀다.
그녀의 어깨를 집는 손, 동구다.
동구 울지마.. 아줌마.
공부도 못하는 데 결혼으로라도 전국 일등 하잖아.. 아줌마.
축하해.. 아줌마.
보은 (더 서러운 듯 울어대는) ...
동구 아하~ 이제 곧 상민:이형한테 짝 궁뎅이 인 게 드러날 까봐
그러는구나? 기에 앉을 때도 한쪽 엉덩이 아래엔 벽돌을 올려놔야 하는
그 치명적인 짝궁뎅이말야!
보은 (거의 통곡 수준으로 울어대는) 으아앙?
잠시 후, 동구의 귀를 잡아 끌어내는 보은의 엄마.
'아아아?'아파하며 밖으로 쫓겨나는 동구.
보은 母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은아..
보은 (꿈쩍도 않는다) ...
보은 母 (딸에게 미안한) 미안하다, 엄마가 힘이 못돼주는 구나.
보은 (홱 일어나면 눈이 퉁퉁 부어있다) 나 진짜 결혼하는 거지?
보은 母 (말없이 딸의 얼굴 어루만지는) ...
보은 공부는 어떡하지? 나 대학도 가야 되는데?
보은 母 결혼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거야.
(보은을 안아주며) 결혼이란 거 편하게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친 오빠 하나 생겼다고 생각하렴..
보은 근데.. 이 결혼 말야, 학교에서 알까봐 겁나.
소문나면 창피해서 어떻게 학교 다녀?
아무도 모르게 결혼하면 안 될까?
보은 母 그래.. 그건 할아버지가 알아서 하실 거야.
너희 교장 선생님.. 할아버지 군대 후배시잖아..
가족들하고 친한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조용히 식을 치르도록 하자꾸나.
S#19. 옥상 바 (밤)
야외 옥상에 있는 오픈 포장마차(나름대로 BAR도 마련돼있는 퓨전 스타일)
중앙에 작지만 앙증맞게 조성되어 있는 플로어가 보이고
가벼운 비트의 음악이 경쾌하게 흐른다.
교장 할아버지한테 들었다.. 걱정 말아라, 보은아.
(웃으며.. 입을 지퍼로 닫는 시늉)
- 보은네 반
담임인 김샘(노처녀)이 수업을 하고 있고.
턱을 괜 채 넋이 나가있는 보은.
그런 보은을 유심히 살펴보는 다른 자리의 혜원.
- 학교 운동장 벤치
"결혼?" 이라고 외치는 혜원.
그녀의 입을 재빨리 막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보은.
- 대학 학적과
복학신청서를 기입하고 있는 상민:.
그 옆에서 상민:의 신청서를 도와주고 있는 지수.
상민:, 옆의 지수의 머리카락 냄새를 맡고 좋아한다.
- 빈 아파트
보은과 상민:의 부모가 들어와 상민:과 보은이 살 아파트를 살피고 있다.
- 00고등학교 운동장
운동장에서 야구 연습을 하고 있는 정우와 선수들.
3공주를 비롯한 여자아이들, 괴성을 지르며 정우를 응원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 풀이 죽은 얼굴로 정우를 보고 있는 보은.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가는 보은.
정우,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보은을 보고.
S#21. 예식장 안 (낮)
- 예식장 안 (낮)
<화면 빠르게>
일가 친척들로 북적대는 로비.
손님들을 맞이하는 턱시도 입은 상민:.
상민:과 보은의 부모, 지팡이에 의지해 앉아있는 보은祖父의 미소.
위의 화면, 핸드헬드 카메라로 촬영되는데.
그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 동구가 들고 있다.
동구, 쭉쭉 빠진 도우미를 발견하고는 그녀를 찍으며 사라지고.
- 신부대기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의자에 앉아있는 보은, 혜원이와 사진을 찍고 있다.
활짝 웃는 보은의 모습이 예쁘고 깜찍하다!
하지만 플래시가 터지고 나면 금방 우울해지는 보은의 얼굴.
혜원 학교에는 그렇다 치더라도.. 친구들한테도 모르게 한 건 너무한 거 아냐?
보은 알리면 금새 안 퍼질 거 같아? 어휴, 그럼 난 자퇴할 거야.
혜원 어쨌든, 너 너무 예뻐! 아웅~ 나두 시집가구 싶다.
혜원이 나가고 옆에 서있던 보은 모, 보은에게 물을 건넨다.
벌컥 '벌컥' 물을 마시는 보은, 지친 표정이다.
안쓰러운 시선으로 딸을 바라보는 보은 모의 시선.
보은 母 불쌍한 내 새끼...
보은 (한숨을 쉬며) 아무래도 할아버지한테 속은 거 같아..
아직 준비도 안됐는데... 넘 빨리 왔단 말야!
티켓을 건네며)
보은 (티켓을 받으며) 응.
씩 웃으며 탑승대로 들어가는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