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묘향'을 개발한 광동제약
《‘최씨 고집으로 직접 원료를 골라왔다.’
1973년 광동제약이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을 처음 출시했을 때 최수부 회장은 TV 광고에 출연해 ‘최씨 고집’을 강조했다. 당시 기업주의 광고 출연은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37년간 우황청심원의 장수 비결은 바로 원료부터 제조유통 과정까지 관리하는 고집에 있다. 최 회장은 아직도 매주 경기 평택시 송탄공장으로 내려가 사향과 우황 등 재료의 품질을 점검한다.》
○ 동의보감 처방법 그대로 재현
우황청심원은 예로부터 ‘기사회생(起死回生)의 영약’으로 알려져 왔다. 고혈압, 동맥경화, 뇌중풍(뇌졸중) 예방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경련 등 위급한 상황의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었다.
우황청심원의 기원은 중국의 금궤요락·태평혜민화제국방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서는 의방유취, 신집어의촬요방, 언해납약증치방, 조선왕조실록 등이 우황청심원을 기록했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초기까지 국가 상비약으로 관청에서 사용했다. 이후 허준이 1613년(광해군 5년) 엮은 동의보감에서 한약재 30여 개를 이용한 처방법을 정리해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우황청심원의 약효에 대해서 ‘갑작스러운 중풍으로 정신을 잃어 말을 제대로 못하고 입이 비뚤어지며 손발을 잘 쓰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고 적고 있다.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은 우황청심원과 다르다. 중국에서는 우황청심원 대신에 우황청심환이라 부르며 한약재도 20여 개만 사용한다.
우황청심원의 주원료는 소의 담낭에서 형성된 결석인 우황과 사향노루의 사향낭에서 얻어진 사향이다. 우황은 중추신경을 진정시키고 심장을 수축시킨다. 적혈구 생성을 도와주고 염증을 완화한다. 사향은 호흡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과 심장을 흥분시켜 구급약으로 쓰여 왔다.
○ 화학 성분 대신 천연 성분인 ‘영묘향’ 사용
광동 우황청심원은 ‘영묘향’이라는 천연 성분을 고집하고 있다. 사향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어려워지자 제약사들은 ‘L-무스콘’이라는 화학 성분을 이용해 청심원을 생산했다. 영묘향은 사향과 유사해 중국, 일본에서도 사향을 대체하는 천연 성분으로 인정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천연사향’을 사용한 우황청심원과 ‘영묘향’을 사용한 우황청심원 두 가지를 생산하고 있다. 사향을 대체한 우황청심원 가운데 유일하게 임상시험을 거쳐 효과를 입증받았다. 2000년 9월∼2001년 4월 경희대 한방병원과 공동으로 사향 함유 우황청심원과 영묘향 함유 우황청심원의 약효를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독성과 약효 시험 결과, 영묘향 함유 제품도 혈압강하 효과가 있고 뇌중풍 환자의 증상 호전 상태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 환절기 상비약으로 인기
우황청심원은 환절기에 판매량이 늘어난다. 우황청심원이 필요한 질환들이 온도가 낮아지는 겨울에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뇌중풍으로 인한 의식장애, 언어장애, 운동장애와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한 고혈압, 심계항진, 자율신경 실조증으로 인한 인사불성, 호흡곤란, 급·만성 경풍(어린이의 경련) 등이다.
최근 심리적 불안감 해소, 안정감을 갖게 해주는 상비약으로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대입이나 취업시험을 앞두고 판매량이 늘었다. 광동제약은 고혈압·중풍 등 40, 50대를 겨냥했던 과거의 마케팅 형태에서 벗어나 운전, 취업 면접 등 다양한 소재로 20, 30대로 겨냥하고 있다. 복용 연령층이 확대되면서 2008년 40%였던 시장점유율이 65%까지 높아졌다. 매출액도 140억 원에서 215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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