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를 지날 때
물의 입술들이 감춘 물비린내를 읽는다
북에서 내려온 서늘한 결이
남에서 치받아 오른 웅숭깊은 맥의 살을 섞을 때
강변은 낮게 엎드려
제 뼈를 깎아 하나의 문장을 완성한다
가만히 어깨를 기댄다는 것은
서로의 범람을 묵인했다는 뜻이어서
바닥을 들킨 물살들이
서로의 안쪽으로 깊숙이 침전한다
수면 아래로 무수한 손들이 지나간다
지울 수 없는 잉크처럼 검게 고인 밤의 한복판
우리는 서로의 지문을 문지르며
작은 불씨를 나눈다
물이 빛을 품어 안을 때마다
바닥을 기던 수많은 맥박들이 하나의 거대한 수평을 이루고
상승을 포기한 강물은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다시 깊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박희래시
카페 게시글
시 (아~하)
지문指紋의 수계水系
박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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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1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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