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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0여 개국에 걸쳐 선진 유럽축구를 전파해온 스테판 로테르만(48세, 독일) FIFA 강사가 지난 해 12월에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P(Professional)급 지도자 강습회'(이하 P코스)에 전임강사로 초빙됐기 때문이다.
1988년 P급 자격증을 취득한 후 1989년부터 독일 국내 및 국제 강습회에서 강사로 활동해온 로테르만 FIFA 강사는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아시아축구연맹(AFC) P코스에서 강사로 참여한 바 있다. 그는 아시아 외에도 독일의 인근 국가인 오스트리아, 스위스를 비롯해 남미의 페루와 북중미의 미국 등에서도 지도자 교육(P급 또는 A급)을 맡아 지도자 강사로서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과도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그는 '영원한 한국 축구의 영웅' 차범근(54세) 현 수원 감독과 선수 생활을 같이했다. 1977년부터 10년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로테르만은 1979년부터 1983년까지 네 시즌 동안 현역 시절의 차범근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1980년 차범근 감독과 함께 UEFA컵에서 우승한 로테르만은 그 해 여름 한국을 방문해 두 차례의 친선경기를 갖기도 했다.
현재 독일축구협회(DFB) 유망 선수 발전 프로그램 과학 자문으로서 독일 대표팀의 '2006 독일 월드컵' 준비를 돕기도 했던 로테르만 FIFA 강사. 지난달 말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만난 그는 한국의 P코스, 독일 대표팀의 월드컵 준비, 독일 축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차범근 감독과의 흥미로운 일화 등을 여과 없이 이야기했다.
◆ 로테르만 강사가 가르치는 P코스는 무엇?
"P 코스가 정착되면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한국인 감독이 한국의 색깔을 담은 강력한 축구를 세계에 선보이게 될 것이다" - 로테르만 FIFA 강사
한국 축구인들의 꿈과도 같은 '한국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한국식 축구'는 언제쯤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KFA)는 이런 축구인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12월 초 의미 있는 한걸음을 내디뎠다. 국내 최초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 P(Professional)급 라이센스 지도자 강습회'가 바로 그것이다.
최고의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해 지난달 4일부터 파주 NFC에서 열린 이번 'P코스'에는 한국 최고의 A급 지도자 24명이 참석해 1차 교육을 마쳤다.
이번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P코스'는 그 용어조차 생소할 뿐만 아니라 그 가치에 있어 기존에 있던 AFC A급(KFA 1급과 동일) 자격증과도 명확히 구분이 되지 않는다. KFA 1급 자격증에 대학, 실업, 프로 및 각급 대표팀을 모두 지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P급 자격증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이와 동급의 자격증이 없으면 프로팀의 벤치에도 앉을 수 없다. 또한 P코스 자체가 A코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수업이다. A코스가 다소 주입식 교육이라면 P코스는 지도자들 스스로 자신의 축구를 선수들에게 어떻게 가르칠지를 배워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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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보수교육에서 강연을 하는 로테르만 강사 ⓒKFA 홍석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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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스를 수강하는 모든 지도자들은 열린 생각으로 선수들을 가르치고 발전시키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이를 설명함에 있어서 로테르만 강사는 지난 독일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성공을 이끈 위르겐 클린스만(42세, 독일) 감독의 이야기를 꺼냈다. 미국에 거주하면서 독일 대표팀을 원격 조정했으며 미국인 체력 전문가를 초청해 체력 훈련을, 스위스인 경기분석 전문가에게 경기분석을 맡겼던 클린스만은 훈련방식마저 고전적인 스타일을 고수해 독일 언론과 대중들에게 언제나 손가락질의 대상이었다.
"축구에 대한 클린스만의 개념은 매우 훌륭했다. 전 세계 모든 팀들이 더욱 선진화된 훈련 기법을 도입하려고 다투고 있을 때 그는 매우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독일 대표팀을 훈련시켰다. 결국 그의 생각은 옳았고, 독일을 FIFA 랭킹 6위까지 올려놓았다."
"그가 대표팀 감독을 하기 전에 독일은 22위쯤을 달리고 있었다. 현재의 순위는 독일의 경기력을 정확히 반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선수들을 주전 경쟁으로 내몰기보다는 과감히 주전을 조기 확정해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실제로 2004년 클린스만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처음 선발한 25명의 선수 중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는 20명이나 됐다.
이는 클린스만이 현역 선수로 뛸 당시의 훈련방법이었으나 국가대표팀 소집이 길지 않은 현대 축구에서는 다소 맞지 않는 방식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클린스만은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으로 이 방식을 고수해 월드컵에서의 성공을 일군 것이다. 게다가 젊은 선수들의 과감한 기용으로 독일 대표팀의 체질까지 젊게 바꾸었다. 성적과 함께 체질개선에까지 완벽히 성공한 것이다.
여기서 로테르만 강사가 강조하는 것은 클린스만이 찾아낸 자신만의 지도 철학이다. 클린스만은 비록 고전적인 방식일지라도 열린 생각을 하고 새로운 지도방법을 찾아냈으며, 이것이 P코스를 수강하는 지도자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는 것.
실제로 이번 'P코스'에 참가하고 있는 정갑석 코치는 "A급 지도자 강습회에서도 탐구적인 교육을 했었지만 이번 'P급 지도자 강습회'에서는 거의 모든 수업이 스스로 배워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로테르만 강사는 단지 가이드라인만 잡아줄 뿐이지 축구를 이해하고 가르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여기 모인 지도자들 자신의 몫"이라며 'P코스'에 대해서 설명했다.
※ 독일에서의 지도자 교육
다름슈타트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한 로테르만 강사는 1988년 P강사 자격증을 따며 지도자 교육을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후스발 레이라'라는 자격증이 있어 지도자 강사를 전문적으로 양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차범근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이 '후스발 레이라' 자격증은 P코스와 어떻게 다를까.
"'후스발 레이라'는 축구 선생님을 키우는 일종의 프로 자격증이다. 1950년 독일축구협회(DFB)는 축구 코치는 선생님처럼 가르쳐야 한다고 확신해서 이 코스를 만들었다. 한국의 P코스가 세 단계를 거치는 반면 '후스발 레이라'는 네 단계를 거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P코스를 이수하고 있는 대부분의 코치들이 현직에 있는 반면 '후스발 레이라'를 이수하는 코치들은 모두 현직에서 물러나있는 사람들이다. 6개월 동안 계속해서 교육만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첫 코스인 경기 분석으로 시작해 독일 스포츠 대학에서의 강의를 듣기도 하고, 프로 클럽에 가서 배운 것을 직접 해보기도 한다."
◆ "한국 축구, P급 지도자들로 인해 FIFA 랭킹 20위까지 들 수 있어"
그렇다면 한국 축구에 'P코스'는 얼마만큼의 효용가치가 있을까. 로테르만 강사는 한국 축구의 단점들을 지적하며 P급 지도자들의 이점에 대해서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이 'P코스'를 개최했다는 것은 한국축구에 있어 큰 도약이다. P급 지도자들은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살린 한국인 감독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유럽 선수들에 비해 전술적인 능력이 부족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년에 이어질 2차, 3차 교육에서 외국인 코치가 한국의 전술적인 부분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복적인 연습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축구를 이해시키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부족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인 핌 베어벡(50세, 네덜란드) 감독도 동의한 바 있다. 로테르만 강사는 한국 선수들의 전술소화 능력 부재가 단조로운 주입식 교육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지도자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 아직 한국 코치들이 어떻게 선수들을 가르치고, 팀을 어떻게 운영하는 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른다고 전제한 그는 "한국 지도자들에게 있는 단 한 가지의 허점은 득점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것"이라며 한국 지도자들의 부족한 점을 집어냈다. 이 부분은 전체적인 한국 축구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한국 지도자들은 득점을 하기 위한 개념 정립이 부족하다. 실제로 운동장에서 지도자들을 보면 득점하는 방법을 모른다. 한국 대표팀은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네덜란드 감독은 선임했는데, 이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P급 지도자들이 정착이 되고 많은 지도자가 생겨난다면 네덜란드 감독이 아닌 한국 감독이 한국팀을 이끌게 될 것이다. 지도자들은 한국 선수들의 효용성을 잘 알고 이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결국 로테르만 강사는 P급 자격증을 가진 지도자들이 생겨남으로 인해서 한국 축구가 자생의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유럽식 축구를 한국 축구에 그대로 이식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정립한 지도자들이 올바른 교육 방법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한국 축구 발전의 최선책이라고 권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선수들이 득점하는 방법에 대한 개념만 세운다면 FIFA 랭킹 20위안으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라며 한국 축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 현대축구에 정답은 없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은 매력적인 축구를 선보이며 3위에 올랐다. 월드컵이 끝난 현재 그들이 매력적인 축구를 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단지 좋은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점점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축구에 참신한 개념을 도입해 또 다른 차원의 축구를 일깨웠기 때문이다.
전술적으로도 독일 대표팀은 4강에 오른 다른 세 팀과는 다른 선택을 보여줬다.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고 포르투갈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4-2-3-1 포메이션을 세계 축구의 조류로 만들었으나 독일은 약간은 구식이 된 듯한 4-4-2 포메이션을 고수하며 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현대 축구의 획일화에 반기를 던진 셈이다.
"독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네 팀 중 독일을 제외한 세 팀이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포백수비를 결합시켰다. 이 시스템을 소위 '더블 식스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독일은 단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만 내세웠다.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인 미하엘 발라크(31세, 첼시)가 수비적으로 많이 뛰어야 했다"
"그러나 독일은 전술적인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다른 팀들이 후방에서 압박하며 상대의 공격을 기다렸다면 독일은 전방에서 압박하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가장 공격적인 팀 플레이를 한 것이다."
실제로 독일 대표팀은 두 명의 최전방 공격수들을 적극 활용해 상대 수비수들의 공격 작업을 방해했고, 중원 압박을 통해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또한 양 측면을 활용한 빠른 공격과 투톱 공격수의 수적 우위를 살려 7경기 14골을 뽑아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으로 평가받았다.
비록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서 0-2로 패하기는 했지만 당시의 패배가 전술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로테르만 강사 역시 이탈리아와의 경기에는 전술적인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독일이 4강전에서 패한 것은 전술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선수들을 활용하며 매우 매력적인 축구를 했지만 경험이 부족했다. 일정도 빡빡했기 때문에 연장전까지 치른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있었고, 승부차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방심을 한 것 같다."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서 독일은 경기를 주도하며 이탈리아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강력한 수비벽은 끝내 무너지지 않았고 승부차기가 예상되던 연장 후반 14분 이탈리아의 파비오 그로소(30세, 인터밀란)에 일격을 허용했다. 독일이 전원공격으로 나선 2분 후에는 델 피에로(33, 유벤투스)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독일의 결승진출은 좌절됐다. 월드컵 2연속 결승진출에는 실패한 것.
그러나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독일을 결승에 올린 루디 펠러(47세) 감독보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클린스만 감독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로테르만 강사는 독일 내에서는 펠러의 결승진출에 많이 운이 따랐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축구에 대한 개념을 잡고 독일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는 것이 펠러와는 다르다. 펠러가 선수들의 모든 것을 직접 지도하는 스타일이었다면 클린스만은 각기 다른 분야의 코치들을 데려다 놓고 단지 코치들이 일을 잘하는지 관리만 할 뿐이었다. 정작 클린스만이 지도했던 부분은 많은 훈련 중에 단 한 가지 훈련이었을 뿐이다."
이전 방식의 훈련방법과 포메이션을 활용해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을 설명하며 로테르만 강사는 '현대축구에는 정답이 없고 모든 채널을 총동원해 새로운 축구 개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뜻을 역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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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안에 포돌스키가 발라크 뛰어 넘을 것"
독일 월드컵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대화는 자연스럽게 다음 월드컵인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으로 흘러갔다. 독일 월드컵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던 독일 대표팀이 2010년 월드컵에도 현재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화제였다.
지난 독일 월드컵에서 대체로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던 독일 대표팀은 2010년에는 경험까지 더해져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중앙 미드필더 발라크와 토르스텐 프링스(31세, 베르더 브레멘)가 2010 월드컵에는 34세의 베테랑이 되기 때문.
"발라크와 프링스는 2010년에는 34세가 될 것이다. 또한 올리버 칸(37세, 바이에른 뮌헨)과 옌스 레만 골키퍼(37세, 아스널)는 40세가 된다. 아마도 이 선수들은 은퇴를 할 것이다.(웃음)"
"그러나 독일에는 좋은 골키퍼들이 매일 나온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칸과 레만의 뒤를 이을 20세 정도의 유망주는 약 10명 정도가 있다. 프링스와 발라크를 대신할 미드필더들도 찾아내야 한다. 현재 분데스리가에는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이 창의적이라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로테르만 강사는 독일 대표팀의 핵심인 발라크의 대체선수로 루카스 포돌스키(22세, 바이에른 뮌헨)를 주저 없이 손꼽았다. 폴란드 태생으로 독일 대표팀에 합류한 것으로 유명한 포돌스키는 독일 월드컵에서 3골을 몰아쳐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22세), 브라질의 호비뉴(23세),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0세)를 제치고 최우수 신인으로 선정된 선수이다.
독일 월드컵 이전부터 이미 바이에른 뮌헨, 베르더 브레멘, 레알 마드리드 등 명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아온 포돌스키는 부지런한 움직임과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가지고 있다. 독일 월드컵 이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그는 역시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간 발라크와 비교되며 발라크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로테르만 강사는 "포돌스키는 2~3년 후가 지나면 발라크를 뛰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돌스키 말고도 현재 독일에는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라며 독일 축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한때 '녹슨 전차'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세계 정상급과 거리가 멀었던 독일축구에 이처럼 신예들이 들끓는 이유는 독일 축구의 '유망 선수 발전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독일이 불가리아와 매우 비슷한 실력을 가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독일 축구협회(DFB)는 많은 노력을 했고, 1996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모든 것이 올바른 방향을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당시 독일 대표팀은 체코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1998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은 독일 축구의 말 그대로 재앙과 같았다."
"이후 DFB는 '유망 선수 발전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독일 전역에서 어린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1,500만 달러(한화 약 1,400억)를 써야 했다. 이때 발굴한 선수들은 독일 축구의 혜택을 모두 받으면서 자랐다. 이것은 모두 독일 축구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유망 선수 발전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적인 세대교체는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가질 수 있었던 독일축구. 여기에는 대규모 자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 과감한 투자와 최신 기술 도입이 독일 축구 전성기 이끌어
현재 독일축구를 세계 최정상급으로 올려놓은 대규모 자본 투자는 독일축구가 전성기를 달리던 1980년대 초중반의 과감한 투자와 맥을 같이한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독일 분데스리가는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로 인정받았고, 이 당시 독일 대표팀도 '유로 1980' 우승,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준우승, 그리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준우승 등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정상권을 유지했다.
"당시 독일 대표팀의 선전에 비밀이 있다면 독일 대표팀이 매우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기가 열렸던 스페인과 멕시코의 기후가 상당히 좋았다. 우리는 기후 적응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스포츠 의학을 처음으로 도입해 사용하기도 했다."
"스포츠 의학 장비들은 현재도 비싸지만 당시에도 상당히 비쌌다. 그러나 우리는 (스포츠 의학 장비에) 과감한 투자를 했고,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 정도가 우리의 우승을 막을 만한 팀으로 꼽혔다."
"1984년 프란츠 베켄바워(62세,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가 독일 대표팀의 감독으로 취임했고 그는 클린스만, 로타르 마테우스(47세) 등을 길러냈다. 이 선수들은 DFB의 꾸준한 지원을 받으며 함께 성장했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준우승, 1988년 유럽 선수권대회 4강,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당시 독일팀은 '지지 않는 팀(unbeatable)'이라고 불렸다."
1992년 유럽 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이 당연시됐던 이 최강의 팀은 본선진출권을 따내지도 못했던 덴마크에 결승전에서 덜미를 잡히며 과거의 명성에 흠집을 냈다. 덴마크는 지역예선 4조에서 유고슬라비아에 뒤져 본선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내전으로 본선 진출이 불가능해진 유고슬라비아 대신 운 좋게 본선진출권을 얻어낸 팀이었다.
이는 마치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당시 4년 동안 지지 않았던 헝가리가 서독에게 결승전에서 패한 것과 같았다. 역사는 그렇게 반복됐다.
비록 철저한 계획과 투자 아래 훈련되었던 독일 대표팀이 덴마크에 패해 유로 1992에서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당시 독일 대표팀이 세계 최강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다. 독일팀에는 무한한 경제적 지원과 좋은 교육 훈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선진축구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는 한국 축구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 2편에서는 로테르만 강사가 기억하는 동료 차범근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
첫댓글 역시 유럽이나 남미인들의 생각은 우리들이 생각하는방식하곤 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