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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생각한다.
만일 내가 나의 이름 석자로 불려지기 전에 그의 첩실로 불리지 않았다면
나는 조금 더 편안하게 웃으며 살 수 있었을까, 하고.
나를 바라보는 질시와 부러움의 눈빛들, 동경과 애증의 눈빛들을 나는 조금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까? 그를... 조금 더 사랑할 수 있었을까?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나는 그 일에 관해서는 아직도 단언할 수 없다.
우리는 서로 기다렸다.
한 마디, 단 한 마디만.
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 침묵하고 말았지...
[경국지색(傾國之色) ~ 서시(西施). 스무번째 이야기]
"륜아, 나 빗좀 빌려주라,"
계곡에서 한창 어린 조카의 몸을 씻겨주던 륜은 친구 소옥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거기 내 꾸러미 안에 있어,
어유 온유야, 좀 가만히 있어봐!"
얕은 계곡 물에서 첨벙거리며 까르륵 즐거운 웃음소리를 내는 자그마한 아이는
과수원 집으로 시집갔던 륜의 언니, 단이가 십 년만에 친정 나들이를
오며 데리고 온 두 살 난 딸아이였다.
아직 많이 나지 않은 앞니가 꼭 토끼 같은 귀여운 조카는 태어나서 얼마전 처음으로 본 이모가
자신을 목욕시키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 재미난지 마구 물을 첨벙거리며 즐거운 비명을 질러댄다.
"온유야!"
방금 조카가 튀긴 물방울이 눈에 들어가 순간 당황한 나머지 휘청거리다 중심을 잃고
그대로 계곡 바닥에 주저앉아 버린 륜은 울상을 지었다.
"이히히, 이-!!! 빠져써!!"
아직 이모란 발음이 서툰 온유는 륜을 이- 라고 불렀다.
온유를 목욕시킬때 자신도 같이 목욕을 할것을,
륜은 이 생각에 신음소리를 내었다.
하필이면 먼저 목욕을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터라 여벌의 옷조차 없었다.
입고왔던 옷은 이미 빨은 후였고,
울상을 지은 이모의 표정을 재밌다는듯 보고있던 온유가 갑자기 재채기를 했다.
화창한 가을 날씨였지만 바람이 불 때에는 조금 쌀쌀한 감이 있었다.
자신의 옷도 젖었겠다, 온유도 추워하니 오늘은 그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한 륜은 온유를 안아올려
젖지않은 윗옷자락으로 조카의 몸을 감싸주었다.
온통 물에 젖은 생쥐꼴이 되어 물가에서 걸어나오는 륜과 온유를 보고 계곡의 커다란 바위위에
모여앉아 머리를 빗으며 치장을 하고있던 륜의 친구들이 그 모습을 보며 키득거렸다.
"하이고, 애기 하나 목욕시키러 가서 어째 목욕은 네가 하고 온것 같다?"
"애 다루는게 그리 서툴러서 어떻게 해?"
작년에 시집을 가 얼마전 득남한 륜의 소꿉친구 중 한 명인 소옥이 잠든 아이를 품 안에
안고 어르며 짐짓 어른인척 륜을 꾸짖는 투로 나무란다.
소옥의 말에 친구들은 저마다 숨죽이며 키득거린다.
그런데 그들의 웃음소리는 보통 친구들의 그것과는 다르게 아주 미세하게, 약간의 날이 서있다.
오래된 우정으로도 감출수 없는 본능적인 질투심과 경계심이 그들의 웃음 한쪽에 담겨있었다.
세월이 흘러 륜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게 되었다.
그 예로, 륜과 동갑인 친구들 중 과년한 몇몇은 벌써 시집을 가 아기 어머니가 되었거나
몇 년전과 다르게 몰라보게 성숙한 분위기를 뿜는 계집들도 여럿 있었다.
"얘, 내버려 둬라, 어차피 쟤는 시집가면 애를 낳아도 제 손으로 키울 일도 없을텐데"
친구들의 구박에도 네, 너나 실컷 떠드세요, 라고 말하듯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조카의 머리를 빗겨주던 륜의 손이 멈칫했다.
"하긴, 그건 그렇다.
네가 어디 보통 집안으로 시집 가는거니?"
"맞아, 원래 그런 집에서는 첫 모유도 물리지 않는다며?
무슨 걱정이야, 다 사람부려서 할 것인데 말이야"
부러움의 빛이 바위 위에 모여앉은 친구들의 눈에 한순간 강렬히 빛났으나
그것은 곧 사그라 들었다.
"맞아, 게다가 륜이 같이... 예쁜 애들은 굳이 아이를 낳을 필요도 없잖아"
친구 중 한 명이 입을 빼죽이며 새초롬히 말하는데 그 말끝에는 알게 모르게 조롱 비슷한
빈정이 섞여 있었고 그 말을 들은 친구들은 겉으로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는듯 했으나 어느
누구 하나 그것을 지적하는 이가 없었다.
륜은 더이상 그것을 놓칠만큼 어리거나 아둔하지도 않았다.
어째서 갑자기 그들의 눈에서 형형히 빛나던 부러움과 질시의 빛이 사라졌는지,
도대체 그들이 무엇을 비꼬고 있는지는 륜이 그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친구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마치 귀 옆에다 대고 외치는 듯 생생하게 들리는 듯 하였다..
'어차피 첩실인걸. 뭐,'
정성스레 제 머리를 빗겨주던 이모의 부드러운 손길에 기분이 좋은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온유가 갑자기 륜의 손이 멈추자 의아해하며 돌아보았다.
온유는 약간 화가난 눈으로 멍하니 넋을 잃고 앉아있는 어여쁜 이모의 옷자락을 흔들었다.
그러나 이모는 반응이 없었다.
대신 멍하니, 꼭 누구에게 야단이라도 맞은듯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얼굴로 앉아있었다.
"쥬 이-!!"
아직 발음이 서툰 온유는 륜을 쥬- 라고 발음하였다.
어쨌든 륜이 이모- 라고 제 딴에는 근엄히 외치며- 왜 자기 머리를 계속 빗겨주지 않느냐고- 항의를
하는데, 여전히 멍하니 있던 이모는 결국 참다못한 온유의 고사리같은 손이 찰싹하고 무릎을 내리치자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듯 으, 응? 하고 반문한다.
"어, 미안.. 미안해, 온유야,"
퍼뜩 정신을 차린 륜은 다시 조카의 머리를 빗겨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속없는 친구들의 수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한창 저들끼리 떠들던 친구들은 어느 정도 실컷 떠들었다 싶은지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수습하려는 듯 어물어물 다시 말을 흐린다.
"그래도 륜이 너는 복 받은거다,
그렇게 대단한 집안에 시집가는 것도 모자라..."
실컷 사람을 들었다 놓았다 한 후에 마치 병주고 약주듯 조금이나마
말을 곱게 하려던 친구 중 한 명은 또 생각해 보니 아직도 이야기 할것이 더 남았는지
말을 하는 도중 갑자기 또 목소리가 높아가기 시작한다.
"근데 사실 네 얼굴에 어디 소박맞을 일이야 있겠니?
샤오룬 도련님이 얼마나 너를 귀히 여기시는지는 온 마을이 다 아는 이야기인걸,
뭐, 타고난 미색이 있으니 어딜 가도 소박맞을 걱정은 없겠지만,
넌 진짜 복도 많아,"
그들의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끝말은 거의 저주에 가깝게 들렸다.
친구의 말을 듣고있던 다른 친구들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한 번 그녀들의 얼굴에는 륜을 향한 질시와 부러움이 찾아왔다.
다들 하나같이 속으로 외치는 바가 있었다.
복받은 년! 전생에 도대체 무슨 업을 쌓았길래 샤오룬 도련님 마음을
사로잡아? 게다가...
도대체 어쩜 저리도 예쁠수가 있는거지??
륜은 친구들과 모여있는 자리가 거북해짐을 느끼었다.
"있지, 나 옷도 젖었고 하니까 그만 먼저 일어날게,"
예의상 자신을 붙잡는 친구들의 손을 뿌리치고 륜은 황급히 온유를 안아들고
최대한 빨리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자신이 떠나고 난 뒤 친구들의 입에서 나올 말이 무엇인지 혹여라도 듣고싶지 않았다.
계곡을 내려와 마을로 접어들자 가장 먼저 마주친 것은 동네의 한 총각이었다.
자기집 마당에서 농기구를 손질하고 있던 그 사내는 사람 인기척에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륜의
얼굴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입이 떠억 벌어졌다.
륜은 더욱 걸음을 빨리했다.
사내는 무의식 중에 손에 쥐고있던 농기구를 팽개치고는 담벼락에 달라붙어 륜의 가는 모습을 목이
빠져라 쳐다본다. 사내의 눈이 마치 홀린듯 게게 풀려있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일은 륜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륜이 지나갈 때마다 노소를 가릴것 없이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내들의 홀린듯한 시선이 그녀를 따라왔다.
륜은 그 어느 누구와도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고개를 숙인채 걸음을 빨리하였다.
이제 익숙해질 법도 했지만 여전히 저 시선들이 너무나도 싫었다.
막판에는 거의 뛰다시피 집으로 들어온 륜은 마당에서 혼자 야채를 다듬고 있던 언니에게
떠넘기듯 온유를 안겨주고는 뒤에서 부르는 언니의 부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었다.
완전히 혼자있게 되자 륜은 그제서야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굵은 땀방울이 륜의 새하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륜은 그 땀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채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정도 마음을 고르고 심호흡을 하며 방안을 둘러보는데, 하필이면 방 한구석의 옷장위에
놓여진 커다란 경첩의 거울속의 자신의 눈과 마주치고 말았다.
거울속의 여인은 온통 땀 범벅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도저히 이 세상 사람이라 믿을수 없을만큼 아름다웠다.
백옥처럼 투명하고 흰 피부는 숨구멍하나 보이지 않는듯 보송보송하며 부드럽고 따뜻해 보였다. .
그 흰 얼굴은 온통 땀에 젖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녀를 더 갸날프면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였다.
흰 피부와 비교되는 흑단같은 머리칼이 젖은 얼굴에 몇 가닥 달라붙어 있었다.
륜은 신음 소리를 내며 경첩을 닫았다.
마치 거울속의 여인이 자신이 모르는, 마치 두려운 존재라도 된다는 듯이.
그제서야 륜은 가쁜숨을 간신히 고를 수 있었다.
쓰러지듯 벽에 기대어 바닥에 주저앉은 륜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희고 반듯한 이마를
훑었다. 그리고 최대한 숨을 고르게 쉬며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친구들의 시선들, 그리고 마치 귓가에 대고 외치는 것마냥 생생하게 알수있던
그들 머릿속의 생각, 자신이 지나갈 때마다 귀신에 홀린듯 넋을 잃고 쫓아오던 시선들.
륜은 눈을 질끈 감고 그 모든것을 잊으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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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룬은 약간의 거북스러움을 느끼며 티없이 맑은 눈으로(그래서 더 무서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두 살 배기 여자 아이의 시선에서 애써 고개를 돌리려 하고 있었다.
전혀 그럴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샤오룬은 마치 중대한 실수라도 혹은 죄라도 저지른 것마냥
왠지 안절부절해지는 것을 느끼었다. 전혀 그럴 이유가 없는데, 그리고 상대는 상대라고
할 수도 없는 고작 두 살 배기 아기일 뿐인데 어째서 이런 기분이 드는건지, 샤오룬 자신도 그 스스로에게 설명할
수가 없어 더욱 더 곤욕스러운 기분이었다.
그래서 때마침 륜이 방안으로 돌아왔을때 샤오룬은 마치 지옥에서 구세주를 만난듯한 기분이었다.
쟁반에 커다란 배 두 개를 담아 들고온 륜은 자신을 감격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샤오룬을 향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한 번 크게 뜨고는 자리에 앉아 익숙한 솜씨로 배를 자르기 시작했다.
"꽤 오래 걸렸네?"
계곡에서 돌아온 날 오후, 딱히 할 일도 없고 기분도 별로 좋지 않았던 참에 륜은
온유를 데리고 진 대인의 저택을 방문하였다.
옆집에 사니 얼굴이야 마음만 먹으면 늘 볼 수 있지만 어쩐지 최근 들어 얼굴 보기가 힘들어진
륜이었기에 샤오룬은 륜의 방문에 내심 기뻐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륜의 뒤에서 빠꼼히 얼굴을 내민 경계하는 표정의 어린 아기를 보고는 샤오룬은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온유는 샤오룬을 몹시나 경계하는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건 샤오룬의 기분 탓이 아닌것이 분명했다.
분명히 이 꼬마는 자신을 무척이나 경계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이모에게 해라도 가할 질나쁜 놈이라도 보듯이.
살아오면서 어린 아기를 단 한 번도 곁에 두어본 적이 없던 샤오룬으로서는
당혹스럽기 그지 없었다. 무엇보다 샤오룬은 오랜만에 륜과 단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가질것을
계획했었는데 말이다.
어느새 륜은 배 반 개를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 접시 위에 내려놓았다.
샤오룬은 륜이 자신에게 먼저 한 조각 주겠지,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건 무엇인가,
륜은 샤오룬이야 먹든 말든 조각을 담은 접시도 앞으로 밀어주지도 않고 그대로 조카를 앞으로 끌어당기고는
남은 반조각을 숟가락으로 속을 파내어 정성스레 입에 떠먹여 준다.
게다가 최근 자신에게는 거의 찾아볼수 없던 상냥한 웃음까지
"맛있어?"
흰 배의속살을 살살 긁어내어 조카의 입에 떠넘겨 주며 륜은 다정스레 묻는다.
마치 샤오룬은 안중에도 없는듯한 모습이다.
결국 샤오룬은 씁쓰름한 마음을 달래며 결국 제 손으로 배 조각을 집어먹는다.
혼자 서글프게 배조각을 씹으셔 샤오룬은 조심스레 륜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혹시라도 최근에 자신이 무언가 잘못한 것이 있나, 생각해 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짚이는 곳이 없다.
하! 무언가 잘못을 하고 싶어도 도통 얼굴을 맞댈 시간이 있었어야지!
최근 들어 륜은 이상해졌다, 아니, 변했다고 하는것이 더 옳은 표현일까.
단 삼 년 사이에 이렇게 바뀔수도 있는걸까, 너무 답답한 나머지 샤오룬이 연구라도 해보고 싶을
정도로 륜의 샤오룬에 대한 태도는 몹시나 바뀌어져 있었다.
특히 최근 들어서 더.
가장 속상한 것은 바로 그 거리가 얼마인지 또 깊이가 얼마인지 알 수조차 없는 그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거리감 때문이었다.
세월이 흘러 이제 륜도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었다.
아무리 정혼한 사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예전처럼 허물없이 자주 만나고 어울리는 것은
예법에도 또 사람들의 이목에도 그닥 보기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륜은 샤오룬을 만나는 것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 하였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륜의 태도에는 무언가 석연찮은 것이 있었다.
륜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성숙해졌으니 이제는 더 이상 막무가내, 무조건 저지르고 보는 아이같은 철없는
행동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꼭 그것 때문만이 아니라... 샤오룬의 생각에는 륜이 어쩐지 차가워졌고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속을 알 수 없는 낯선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 물론 륜만 변한 것이 아니라 샤오룬 자신도 변했지만 말이다.
그 예로 샤오룬은 지금처럼, 륜이 자신을 먼저 챙겨주기를 바라는 어린 아이와도 같은 사내가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을 먼저 돌아보아 주기를 바라는 사내.
자칭 연애에는 도가 텄다는 강연은 샤오룬의 이같은 고민을 듣고는 원래 륜 나이 또래의 여자 아이들은
일시적으로 젊은 암코양이처럼 싸나워지거나 또는 늙은 고양이처럼 모든 일에 무관심한듯 싸늘해지는 법이라고
설명해 주었으나 샤오룬은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륜이 자신한테 거리를 두려는 것 같아서, 또 어쩐지.. 정말 차가워져 버린것만 같아서.
샤오룬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륜의 관심은 오로지 조카에게만 집중되어 있다.
스스로 참으로도 어이없다 싶으면서도 마음이 상한 샤오룬은 일부러 하지 않아도 될 말을 꺼낸다.
"다음 주 월요일에 회계에 다녀와야 할것 같아."
"알고 있어."
참으로 간단한 대답이었다.
게다가 돌아보지도 않았다.
샤오룬은 조금은 억울하다 싶을 정도로 약이 올랐다.
"생각보다 오래 머무르게 될 것 같아,"
"그래?"
륜의 관심은 온통 조카의 앞자락을 닦아주는데만 집중되어 있었다.
샤오룬은 할 말을 잃었다.
여기서 뭐라고 말해야 하는 걸까,
새삼스레 샤오룬은 사촌 강연이 절실해 진다.
만일 강연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무어라고 했을까,
이런 상황은 커녕 륜의 이런 태도가 당혹스럽기만 해서였을까, 샤오룬의 입에서는 그의 이성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다음주가..... 그 애의 생일이거든."
샤오룬은 이 말을 내뱉고 스스로도 아차, 싶었다.
하지만 이 말은 적어도 륜의 관심을 끄는데는 효과가 있었다.
륜은 고개를 들어 샤오룬을 쳐다보았다.
샤오룬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륜의 눈을 쳐다보았다.
언제쯤이면 익숙해질까, 륜의 얼굴을 보고도 가슴이 두근 거리지 않게 되는 것.
륜의 눈은 무감정했음에도 샤오룬은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한 마디만 해줘,
한 마디... 그거면 돼...
륜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잘 다녀와"
샤오룬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거의 손도 안 댄 배 조각들이 오늘은 어쩐지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
"내가 장담하는데,"
강연이 마치 금방이라도 신의 계시를 전하는 위대한 예언가라도 되는것마냥 눈을 감고
한 손을 앞으로 내민체 짐짓 위엄있는 체 하며 입을 열었다.
"그 소저는 연애의 고수가 분명해,
틀림없어, 나와 같은 부류들의 냄새가 나"
샤오룬은 베개를 걍연의 얼굴에 집어던졌다.
분명 눈을 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연은 번개같이 베개가 자신의 얼굴을 강타하기
전에 그것을 낚아채었다.
"확신한다니까? 이 밀고 당기는 기술이 보통이 아닌것으로 보아
나처럼 타고난 연애의 고수가 분명해"
샤오룬은 코웃음을 쳤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그러는 녀석이 어떻게 사코타가 무서워서 여기 숨어있냐?"
강연은 인상을 찌푸렸다.
"걔 얘기는 하지 말라니까!
어쨌든, 세상엔 완벽한 것은 없는 법이지, 사코타는 내 빛나는 연애사에 한 점
오류일 뿐이야, 걔 얘기만 하면 혈압 오르니까 그 얘기는 그만해,
아무튼, 내 생각에는 그 소저가 지금 사춘기라서 그런게 아닐까?"
"사춘기?"
"혹은... 월경 중이라서 그리 까칠하게 군걸지도.."
샤오룬은 깊게 인상을 썼다.
강연에게 고민상담을 받고 있는게 과연 옳은 일, 아니 정상적인 일이기는 한걸까,
처음에는 이런 고민상담을 하고 있는것 자체가 창피스러웠지만 그것보다는 강연에게
고민상담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미친짓이 아닐까, 샤오룬은 1초 정도 자신의 정신건강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보았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아, 어째서 그렇게 갑자기.."
"정확히 그렇게 된게 언제부턴데?"
"모르겠어, 한 일 년 전쯤부터... 그냥 만나러 오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더라고, 그러더니
이제는 일주일에 한 번 얼굴 보기도 힘든게 자연스러운게 되버렸어.
얼굴을 보더라도... 그 전에는 더 잘 웃고 우스갯 소리도 곧잘 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그 아이가
예전처럼 환하게 웃는걸 본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어.
어째서 이런 생각이 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그런데 훨씬 더 크고 깊은
골이 생긴것만 같아. 예전에 우리가 정혼하기 전만 해도 이러지 않았어,
아무리 그때는 어렸다 하더라도 말이야."
강연은 샤오룬의 말을 진지하게 들으며 흐음- 하고 긴 한숨소리를 내었다.
"어쩌면 내 말대로 사춘기 때문일지도 몰라, 알지 모르겠지만 여자아이들은 남자들과 달라,
훨씬 더 예민하고 변덕스럽지. 륜 소저가 갑자기 네게 냉담해 진것도 사실은 사춘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그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유없이 까칠하게 굴곤 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나 말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잘한단 말이야!"
강연이 자못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그건...."
네가 뭔가 마음에 안드는거지,
라고 강연은 생각했으나 그것을 입밖에 내어 굳이 지금도 심기가 불편한 샤오룬의 콧털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어쩄든, 사촌이니까.
또, 괜시리 이 집의 작은 주인인 샤오룬에게 미움을 사 회계로 쫓겨가 분노한 회색곰같은
사코타와 마주치고 싶지 않았으므로.
강연은 자신의 생각을 꿀꺽 삼키고는 애써 그 특유의 쾌활함으로 다시 무장한다.
"아! 어쨌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봐, 인내, 인내가 뭔지는 아냐?
원래 그 나이때 여자애들이 한 번 사나워지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법이야,
특히... 자신이 가장 신경쓰는 사람들에게는 역으로 까칠하게 굴기도 하는 법이니까,"
뒷말에 대해서는 강연도 자신이 없었다.
대개 여자들이 일부러 좋아하는 사내의 관심을 끌려고 튕기기도 하지만 강연의 눈에도
그 륜이라는 소저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을 그녀 자신도 뻔히 잘 아는것처럼 비추어 졌기 때문이다.
"무언가 결정을 내리는 중인것 같아,"
"뭐?"
샤오룬은 두 손을 깍지를 껴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확언하기는 어려워, 하지만 무언가 아주 깊이 고민하고 있는것 같아.
나한테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말이야, 그래. 그건 네 말대로 사춘기의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도대체 무엇일까? 나와 륜이 어렸을 적부터 친남매처럼
같이 자랐다고 해서 내가 그 아이의 속을 모두 다 안다거나 또는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적어도 그 아이는 내게 무언가를 숨긴 적이 없어.
그래서 더 불안해져. 꼭 그게 나에 대한 것이라서 더욱 말을 할 수가 없는것만 같아서 말이야.
그리고... 그 생각이 끝나고 결정을 내리면, 그게 도대체 어떤 결정일지.. 두려워할 것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두려워져."
"그리고 넌 이런 변화가 더 두려운 것이고?
그리고... 사실 너 륜 소저가 생각하는게 무엇인지 짐작은 하고 있지?"
샤오룬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회계에 가는 것 때문이지,
네가 예인을 만나러 가는것... 흠... 질투인가?"
"질투는 아닌것 같아"
샤오룬은 딱잘라 단언한다.
"그걸 어떻게 알아?"
"륜이 성격은 내가 더 잘 알아. 최근 좀 종잡을 수 없게 되긴 하였지만
느낌이라는 게 있으니까, 질투 따위는 아니야, 그것보다 더 크고 복잡한 것 같아."
"복잡한 것 뭐?"
복잡한 것은 이야기만 들어도 질색을 하는 강연은 마치 복통을 앓는 사람마냥
인상을 찌푸렸다.
"..........몰라, 모르니까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 거잖아.
됐다, 관두자. 너한테 물은 내가 바보지."
샤오룬은 대화를 이쯤에서 끝내고 싶었는지 침대에 드러누웠다.
대낮이니 당연히 잠이 올 리는 없었지만 억지로라도 낮잠을 청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강연은 아직 대화를 끝내고 싶지 않았나 보다.
팔짱까지 끼고 5초 이상 생각하는 것 자체를 끔찍하게도 싫어하는 주제에 꽤나
골똘히 머리를 굴리는 모습이다.
"혹시 말이야, 그거 자기 비관 같은 걸까?"
"....뭐?"
"사실 얼마전에 내가 길을 지나가다가 그 소저를 보았거든.
그런데 이상하게 그 소저는 거리를 걸어가는데 꼭 복통을 앓는 사람마냥 얼굴을
찌푸린 체 사람들이 혹여라도 자기를 볼까 얼굴을 숙이고 아주 바삐 가더라고, 꼭 그 자리를
최대한 피하려는 듯 말이야.
한 번 그랬으면 어디 바쁜일이 있어 그런가보다 싶기도 하겠지만 매일 볼 때마다 그렇다면
게다가 거리에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면 쳐다볼 수록 더 그러더라니까."
"....."
샤오룬은 강연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한창 자기 말을 하며 생각에 빠져있던 강연은 문득 샤오룬의 시선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왜?"
"너 여기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나도 하루에 한 번 륜이가 다니는 걸 볼까말까 하는데 넌 어떻게 륜이 행동 양식까지 다 뚫고 있냐?"
강연은 머쓱해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원래 예쁜 여자한테는 본능적으로 탐지기를 세우게 되어있거든.
야, 그렇다고 절대로 내가 다른 마음을 먹거나 한 건 아니다, 그냥 이성과 상관없는
남자의, 아니, 사람의 본능이다? 예쁜걸 보면 누구나 다 관심을 가지잖아"
샤오룬도 마주보고 강연처럼 어깨를 으쓱했다.
"누가 뭐래?
말이나 계속 해봐"
"어쨌든, 매번 밖에서 볼 때마다 그렇게 인상을 찌푸리고, 마치 일부러
얼굴이 못나보이게 하려는 것처럼 말이야, 야, 근데 얼굴을 어떻게 그 소저는 얼굴을 찌푸려도
그렇게 예쁘냐? 아니, 더 이쁘더라고! 흐흐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까?
륜이 소저가 돌아다닐 때마다 맨날 그렇게 얼굴을 찌푸리고 사람들을 피하려고 하는것처럼
다니는데 그게 또 이뻐보이니까 마을의 다른 여자들도 그걸 따라하는 거 있지? 아, 근데 그것도
왠만한 것들이 해야지, 한 번은 진짜 못난 애가 륜이 소저랑 마침 같은 길을 걸어오고 있었는데
그 륜이 소저의 찌푸린 표정을 따라하는거야! 하! 마치 그러면 자신이 그와 같이 보이기라도 할 것 마냥!"
"야, 됐다 됐어.
너랑 얘기를 하는 내가 더 미친놈이다"
샤오룬은 짜증을 내며 돌아누웠다.
이번이야말로 정말로 강연과 인연을 끊는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때가 아닐까?
"이야기가 다른데로 빠졌는데, 사실 내가 륜이 소저가 자기비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건 말이야, 마을에서 동네 처녀들이랑 같이 있는걸 봤을 때야.
겉으로는 잘 어울려 노는 것 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니까 그 속에서 알게 모르게 따로 돌더라고.
아니, 그 소저들이 륜이 소저를 따돌린다는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를 그 안에서 분리시키려는 듯,
마치 언제든 빠져나가려는듯 그렇게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것 같더라고."
샤오룬이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 몸을 벌떡 일으켰다.
샤오룬으로서는 금시초문인 일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것, 자신이 정말로 륜이 자기비관을 하고 있을것이라고 생각, 아니 확신하게
만든 사실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함구해야겠다 생각하며 강연은 입을 다물었다.
"그게 정말이야?"
"몰랐던 거냐?"
샤오룬은 정말로 몰랐던 모양이었다.
륜이 밖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당연히 륜이 지금 어떤 상황과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
강연은 조금 생각을 해 본 후, 샤오룬에게 사실을 직접 대고 말하는 것보다는 돌려서 말하는 것이 더
좋을듯 하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면서 너와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스스로가 가진것에 대한 책임감을 더 강하게
느끼잖아, 어렸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어른에 가까워지면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진다고 하지.
특히 자신이 가진것과 주변 사람이 가진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예를 들면 예전에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내 주위에 있는 사람에 비하여 내가 어떻게 비추어지든
그닥 신경을 쓰지 않았잖아?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전에는 그렇지 않던것에 유독 신경이 쓰이는 법이지.
아마도 륜 소저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런것을 깨닫는게 아닐까?
자신의 처지를... 그리고 너와 소저 자신의 차이를 말이야"
"헛소리"
강연은 어깨를 으쓱했다.
"헛소리처럼 들렸다면 하는수 없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았을까 싶어서 말이야.
너는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보여.
내가 륜 소저라면 너와 자신의 차이를 의식하지 않을수가 없었을거야.
내가 얼마전에 말한 것처럼, 아 물론 그건 이것과는 경우가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륜 소저는 우리와는.. 많이 차이가 나니까 말이야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지."
샤오룬은 미간을 찌푸렸다.
샤오룬 자신은 의도한 것이 아니었지만 강연은 그것을 샤오룬이 자신의 의견을
쓰잘데기 없는 것이라 생각한 거부 반응인줄 알고 어깨를 으쓱하고는 방에서 나갔다.
혼자 남은 샤오룬은 가만히 강연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자기비관...이라고?"
무엇때문에?
남들의 시선을 피하려고 한다고?
하지만 샤오룬이 알고 있기로 륜은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가리개를 벗은 후 한참동안은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감탄하거나 부러워하는 것을 즐겼었다.
누구라도 그 나병 환자처럼 보이는 천 뒤에 마치 사람의 생명마저 빼앗을 듯한 숨막히는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을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니까,
한동안 륜은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놀라 숨을 헐떡거리며 자신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을 꽤나 즐겼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그것을 피하게 된 것이 바로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거북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란 말인가?
더 정확히 말해서는 신분의 차이 때문에?
정말 그런걸까?
샤오룬은 도대체 무엇이 확실한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단지 강연의 말대로 그녀가 거리를 다니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 또 사람들과의
관계도 부자연스러워 하는것만으로 륜이 그토록 고민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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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모닝~ 오랜만이어요ㅎㅎ
한국에 요즘 홍수때문에 피해가 많다는데 다들 괜찮으신지요?ㅎㅎ
댓글 남겨주신 분들 감사해요~ 꾸준히 올려야 할텐데 자꾸 상황이 여의치 않아지네요ㅠㅠ
업뎃 쪽지 원하시는 분들은 앞에 # 달아주세요^^
(P.S) 서시가 누구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까 제가 소설을 시작하면서 한 번도 제대로 설명을 한 적이 없는것 같네요.
그래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 끝말에 서시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을 적어볼까 합니다
서시는 춘추전국시대 말기에 월나라의 영토 중 하나인 절강성의 약야계라고 하는 곳에서 태어났어요.
춘추전국시대는 다들 아시죠?^^ 중학교 2학년땐가 역사에서 배웠는데 자세히는 모르셔도 다들 이 시대가
삼국지의 배경이라는 것은 아실거에요, 워낙 시대의 흐름과 변화가 빠르던 때라 역사적 자료도 많지 않고 더군다나
여자였던 서시에 대해서는 사료는 커녕 언제 태어났는지도 불분명해요,
서시는 한나라의 왕소군, 삼국시대의 초선, 당나라의 양귀비와 더불어 중국 4대 미인으로 꼽힙니다.
중국 4대 미인을 검색하면 이들의 초상화가 뜨는데요 제가 보기엔 서시가 제일 이뻣어요-_-;;
실제로도 서시가 가장 예뻤다고도 하네욤.
아시겟지만 서시는 약야계의 가난한 나무꾼의 딸로 태어났어요, 그리고 자라서는, 제가 소설에서 묘사한
것처럼 냇가에서 빨래(이야기에는 비단을 빨던 중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서시를 이미지를 검색해 보시면
왠 고운 처자가 냇가 옆에 서서 천자락을 들고 있는 그림이 가장 많이 나올거에요)를 하다가 공녀를 찾기 위해
전국을 뒤지던(이것도 글에 나왔죠?^^) 중에 범려에게 스카웃 되요.
근데 혹시 따로 서시를 검색해 보시던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정단과 서시는 고향 동기랍니다^^
둘이 같이 있는것을 보고 범려가 제안을 한것이죠, 같이 나라를 구해보지 않겠냐고-_- 말이죠...ㅎㅎ
소설에서는 범려가 되게 나쁜 놈인것처럼 나오지만요 사실 범려는 정단과 서시에게 공녀가
되기를 강요한 적이 없답니다. 다만 극적인 재미를 위해서 제가 각색한 거에요.
사료를 보면 서시는 애국심이 굉장히 남달랐나봐요, 깊은 지식에 총명한 마음 등. 범려의 제안에
정단과 서시는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하고, 회계산 아래에서 다른 처녀들과 함께 3년간 교육을 받아요.
애국 사상이라든지, 춤과 기예등등, 공녀로서 필요한 것들을 말이에요. 그리고 정단과 서시는
오나라 왕 부차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버리죠. 서시 이전에도 주나라의 달기라던지 나라를 망친 경국지색의
여인들이 많았지만 한 나라가 한 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해서 미인계를 전략으로 쓴 적이 서시가 처음이라는
의미에서 서시는 역사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정단도 서시와 겨룰만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라고 했지만 어쩐일인지 정단보다는 서시가 더 많이 회자되는것 같네요.
이건 확실하진 않지만 4대 미인중에서 가장 평이 좋은것도 서시인듯 합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아름다운 미모만큼이나 성품도 굉장히 고왔다고 하고, 또 범려와 대화를 나눈 내용을 봐서도
그 당시 여성상에 비해 드물게 자기 주장이 확실하고 생각의 정도도 남자와 겨눌만큼 대범?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히 당찬 여성으로 보이더라구요, 게다가 한 나라를 파멸로 이끈 미인들의 말로가 대개 비참했던게 대부분이지만
서시의 경우에는 그 말년이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지만 연인이었던 범려와 함께 도망쳐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하네요.
여기까지는 제가 알고 있는 서시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인데요, 더 궁금하신 분들은 지식창에 물어보시길^^
미인계로 나라를 망친 미인들에 대해서는 평가가 극과 극인데 대부분은 나쁜 평이 많죠?
개인의 시각차에 따라 서시도 나쁘게 비추어 보일수도 있겟어요, 하지만 제가 본 서시는, 굳이 따지자면, 좋은 인물이었기에
전 이 소설에서 최대한 제 느낌에 맞게 좋은, 또 사실만을 기록하는 역사가 보여주지 않는 제가 생각하는 그녀의 감정이라던지
다른 모습들을 묘사해 보려 해요^^
앞으로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아, 그리고 더 궁금하신 분들은... 역시 지식창에 물어보는게 가장 확실합니다요~
제가 알고 있는것도 거기에서 나온 것이므로...^^
첫댓글 역시 넘 재미있어요 빨리 담편도 올려주세욤님
잇힝~ 감사해요>_< 열심히 할게요~ㅎㅎ
# 진짜 재밌어요~~~ㅎ
감사합니다~ 진짜 재밌다니.. 부끄러우면서도 너무 기분이 좋네욤~~>_<
역시 재밋어요
ㅎㅎ 역시 재밌다늬~~ 더욱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의지에 불타올라요~ㅎㅎ 활활~
아, 그렇구나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도움이 됬는진 모르겠어요^^ 앞으로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륜의 고뇌가 드러나는군요.. 안됐어요여자들의 질투란.. 넘넘잼써용ㅠ매일매일기다린다는..
감사합니다~ ㅎㅎ 매일매일은 무리더라도 하루 건너 한 편은 올리려고 노력 중이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