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간만에 청명한 햇볕이 내려쬐고 기온도 10도 가까이 올라 이제 강추위는 물러가는구나 싶은 느낌이 드는 좋은 날씨에 다시 모임을 再開하여 기쁘군요.
오늘도 조거사님의 도우미 아줌마 정성이 녹아든 뜨거운 생강차로 몸과 마음을 덮이는 순서로 시작되네요. 멀리 파주에서 GTX로 날아온 전완묵 사장이 눈이 침침해 동네 안과의원에게 보였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 해 시키는대로 큰병원에서 체크했더니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黃斑 변성같다는 진료 소견을 들었다고 하며 걱정하는군요. 그 방면의 대선배인 前에 같은 백수 멤버였던 이승표에게 코치를 받으라 일러주고 승표 친구가 처음 치료 받을 때만 하더라도 주사 한 번에 몇십만원해서 치료에 큰 부담을 주었지만 지금은 보험도 되서 그렇게 걱정할 필요없다고 위로하는 군요.
다 모인 인원 8명이 밖으로 나오니 정말로 초봄같은 느낌의 화창한 날씨가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군요. 어제 총무님의 예고대로 오늘은 커피 카페인 베네로 가지 않고 정말 오랜만에 호숫가를 찾아 두 벤치를 붙여 간식 잔칫상을 차렸답니다. 넘실거리던 호수는 얼고 눈이 덮여 하얀 들판같이 보이고 호숫가에 자리잡은 관람객은 우리 말고 딱 한 팀만 눈에 띄네요. 이 친구 저 친구 주머니에서 커피건빵,쌀과자,견과류 등등이 쏟아져 나오자 오늘의 메인 디쉬인 최총무, 아니 제천댁의 부침전이 등장하는군요. 어제부터 내일은 날씨가 푹할 것 같으니 돈들여 커피 카페를 가지말고 호숫가로 가자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최총무의 깊은 뜻을 오늘 간식 잔칫상을 보면서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매 주마다 간식 맛에 최고의 讚辭를 친구들로부터 들어오던 최총무와 柳여사가 커피 카페로 간식 장소를 옮기는 바람에 몇 주간 그 솜씨를 발휘못해 얼마나 손이 근질근질했을까 ,또 이를 옆에서 본 최총무도 속이 답답했을 것 같군요. 그래서 조금 풀린 날씨를 재빨리 알아차리고 최총무가 柳여사의 솜씨를 자랑할 기회를 오늘 만든 것 같군요. 아무튼 막걸리 안주로 안성맞춤인 제천댁 솜씨인 전을 안주삼아 2주 동안 쌓였던 얘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하네요.
尹統의 탄핵 인용 위험 얘기로부터 조갑제가 윤통이 미리 下野하는 것이 본인의 拘束도 면하고 국힘당에 큰 힘을 주면서 이재명의 運身幅을 확 좁혀주눈 계기가 될 것 같다는 얘기도 등장하는군요. 그러다가 이번 동창 소식지에 오른 최근 幽冥을 달리한 다섯 친구들 얘기도 이어지는군요.
전같으면 정치,야동,종교 등에 두루두루 박식한 김병철 관장의 寸評이 쏟아져나와야 할 타임인데 오늘따라 몸상태가 좋지 않은지 默默不答으로 일관하자 그의 맞수인 조거사가 한마디 찔러보는군요. 그러자 내가 건강도 여의치 않아 못나올 처지인데 조원중이가 말상대가 없으면 너무 심심해 할 것 같아 힘들게 나왔다고 맞받아치는군요. 맞형님 윤총장의 재산 규모 얘기까지 나오다가 李書伯님의 전립선 치료 상황으로 넘어가니 자연히 노인들의 수술에 따른 全身痲醉의 위험성에 대한 상식도 알게되는군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화제의 방향은 현 한국 판사들의 13퍼센트가 左派라는 사실도 알려주고 각종 TV체널의 페널들의 수입 얘기까지 건드리는군요.
그러다가 전완묵,김병철 두 친구가 公費 基金 지분 10만원씩을 최총무에게 건네니, 최총무 왈 윤영연 맞형님과 주재원 선장 두 회원 빼고 9명 회원 모두 납부했다고 발표하는군요.
점심을 해결할 시간이 되자 역으로 달려가 선바위 단골 식당으로 몰려가니 연산댁 미소 언니가 예상대로 버선발로 달려나와 別室로 안내하여 우리만의 점심 자리를 마련해주는군요. 안타까운 일은 선바위역까지 함께 왔던 김병철 관장이 역구내서 화장실 간다고 먼저 가라고 하더니 결국 최총무에게 몸이 좋지않아 집으로 간다고 우리들끼리 식사를 하라는 전화였어요.
우람한 팔뚝 근육을 자랑하고 철봉 턱걸이 10회를 거뜬히 수행하던 김병철 관장 모습을 몇 개월 전까지도 보고 부러워했는데 어쩌다 이런 마음 아픈 상황까지 왔는지요. 우리들 나이가 90년 가까이 굴러가게 한 古物車같은 몸이 되었으니 언제 어떤 모습으로 무너져내릴 지 아무도 모르고 한번 부서지기 시작하면 원상복구는 불가능하다는 마음 다짐을 갖고 매 순간 순간을 열심히 즐길려고 노력해야겠어요.
최총무가 주문한 맥소주를 반주삼아 열심히 배를 채우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반공기 밥도 비우기 어렵고 국도 반은 남기는 상황인데 오로지 한 친구는 노인들의 자연적인 섭생규칙에 反하는 모습을 보이네요. 최총무는 밥공기도 국그릇도 싹 비우고 바닥을 보이며 자신의 뛰어난 소화 능력을 자랑하는군요. 옆에 있던 친구가 나이 들면 小食하는 게 건강에 좋은데 하며 걱정하니 또 다른 친구가 이렇게 최총무가 현재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데 그럴듯하고 재미있네요.
노인이 되면 몸을 별로 움직이지 않아 소비하는 에너지가 적어지게 되고 그 에너지원인 식사량도 줄이게 되지만 최총무는 밤낮으로 용트림같은 몸짓으로 몸을 쓰니 많은 양의 식사를 해도 다 소화된다고 설명해주네요.(사진으로 바닥난 국그릇 보세요)
올 때마다 미리 미소 언니(연산댁)에게 팁을 주는 것이 관례였는데 오늘은 어떻게 해결하지 하고 마음을 쓰고 있는데 李機長이 선뜻 팁과 함께 식사비를 해결할 카드를 미소 언니에게 건내는군요. 옆에 있던 최총무가 이기장이 생일턱을 내는 것이라고 해석하지만 지난 지 오래되었다고 하는군요.
모임 때마다 애매한 상황이 오면 미련없이 지갑을 열어 분위기를 一新하는 友情을 발휘하는 이기장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이 마당에서 재미있는 헤프닝이 벌어졌어요.옆에서 듣고 있던 미소 언니, 일명 연산댁이 잠시 후 따로 뜨거운 미역국이 가득 담긴 대접을 이 기장 앞에 놓으며 생일 축하 노래 한 구절까지 읊었답니다. 연산 출신 수재 이기장에게 딱 어울리는 연산댁 자격을 확실히 받은 미소 언니에게도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아! 오늘도 우리 백수등산 멤버들은 거리낌없는 弄談으로 웃고 떠들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군요. 다음 21일 다시 만나요!
[오늘 함께 즐긴 친구들] 전완묵 조원중 조남진 이두훈 김병철 최기한 이평희
한현일
[다음 주 모임 안내] 2월 21일(金) 11시 대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