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해제]
변화무쌍한 성장의 시간을 보내는
5학년을 위한 맞춤 동화
'4학년과 6학년 사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간', '사춘기의 시작' 5학년을 위한 여섯 가지 이야기. ‘친구란 뭘까’, ‘덕심의 진심’, ‘좋은 선택이란’, ‘새 학기 스트레스’, ‘고백과 실연’, ‘의외의 적성’ 등 5학년 아이들의 이야기를 여섯 작가가 각기 다른 색깔로 담았다.
[책소개]
“5학년은 이미 인생의 쓴맛까지 알기 시작하는 나이라고요!”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몸도 마음도 레벨 업
성장의 변곡점을 지나는 5학년 이야기
초등학교 졸업과 중학교 입학을 앞둔 6학년을 위한 동화 처방전 『굿바이 6학년』에 이어 변화무쌍한 성장의 시간을 보내는 5학년을 위한 맞춤 동화 『레벨 업 5학년』이 출간되었다. 5학년은 사춘기가 시작되는 학년으로 몸도 마음도 굉장히 큰 변화를 겪는다. 물론 성장의 격차는 있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이 시기를 지나면서 청소년기에 접어든다. 5학년 담임을 맡은 선생님들은 학년 초만 해도 여전히 어리기만 하던 반 아이들이 학년 말이 되면 불쑥 자라 있는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의 변화가 큰 만큼 아이들은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성장통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런 5학년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격려하기 위해 김혜진, 전여울, 박현경, 최상아, 이송현, 정연철 등 여섯 명의 동화 작가들이 뭉쳤다.
갑자기 영빈이의 진짜 친구임을 증명해야 하는 엉뚱한 상황에서 진짜 친구란 뭔지 생각해 보는 박채이, 몰래 하던 덕질이 만천하에 드러날 위기에서 자신의 진심을 깨닫는 주소연, 가장 좋은 옥수수를 따서 돌아오는 옥수수밭 체험에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현승과 지아, 친구를 사귀기 위해 귀신이 보인다는 거짓말을 하다가 진짜 귀신을 만난 예은이, 거짓말 같은 사랑의 히어로 애플맨을 통해서라도 좋아하는 누나의 마음을 얻고 싶은 이후찬, 욱하다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는 욱하영 등 5학년 인생에서 예상하지 못한 순간을 맞닥뜨리면서 울고 웃으며 단단해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지금 5학년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5학년이 반짝반짝 빛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여섯 명의 작가가 쓴 여섯 가지 이야기
이 책은 『완전한 세계』 『일주일의 학교』 등 꾸준히 판타지 동화와 『귀를 기울이는 집』 『완벽한 사과는 없다』 등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되 미스터리, 판타지 등 장르적 색깔이 강한 작품을 써온 작가 김혜진, 「오, 로라」로 제16회 동화 부문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은 신예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가 전여울, 『로봇 친구 앤디』 『셋 중 하나는 외롭다』 등 아이들의 마음을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리는 작가 박현경, 『미스 테리 가게』 『고스트 슛 게임』 등 호러라는 장르로 새로운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는 작가 최상아, 『내 이름은 십민준』 『똥 싸기 힘든 날』 등 어린이의 삶을 유려한 문장과 탄탄한 구성 그리고 특유의 경쾌함으로 맛깔나게 들려주는 작가 이송현, 『박찬두 체험』 『비교 마왕』 등 아이들의 현실을 날카로우면서도 해학적인 시각으로 그려내는 작가 정연철 등 서로 다른 색깔과 장르로 활동하는 여섯 작가가 5학년 아이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오늘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여섯 가지 이야기를 지었다. 또한 『별빛 전사 소은하』 『쉿! 안개초등학교』 등에 그림을 그린 센개 작가가 이야기의 주제와 장르에 따라 달라지는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앤솔러지 동화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
김혜진 작가의 「가짜 친구를 찾아라」는 진짜 친구란 어떤 관계인지 곰곰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영빈이가 생일을 앞두고 식중독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생일 초대를 받은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영빈이가 준비한 선물을 받게 된다. 그런데 선물이 하나 모자라는 사태가 발생하고, 놀이터에 모인 여덟 명은 자신이 영빈이 진짜 친구인지를 증명해야 하는 웃픈 상황이 벌어진다. 가짜 친구를 추리하는 과정에서 알면서도 모른 척해 주는 다정한 마음 덕분에 또 다른 친구 관계가 시작될 거라는 설렘을 잔뜩 안겨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전여울 작가의 「누가 비아를 응원하나」는 입덕 부정기를 지나 자신의 최애를 인정하는 주소연의 이야기이다. 주소연은 있어 보이려고 자신의 진짜 취향을 드러내지 않는데, 어느 날 촌스럽다고만 생각했던 비아의 노래가 마음에 콕 들어오면서 몰래 덕질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비아의 진성 덕후 은호와 친구가 되면서 비아를 향한 진심을 만천하에 드러낼 선택의 순간이 찾아온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에게 진심을 쏟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아이들의 모습이 잘 그려진 작품이다.
박현경 작가의 「너의 친절한 옥수수」는 결혼을 앞둔 처녀들 중 자기 고랑에서 가장 크고 좋은 옥수수를 따 온 사람이 그날의 승리자가 되는 아프리카 한 부족의 전통에서 착안한 이야기로, 각 사람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현승이네 학교는 5학년 2학기가 되면 옥수수밭에서 가장 좋은 옥수수 따기 체험을 한다. 황금옥수수가 있다는 믿을 수 없는 소문이 떠도는 중에 아이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옥수수를 선택한다. 하지만 현승이에게 옥수수는 그냥 옥수수일 뿐이며 평소에 관심이 있던 지아의 마음이 더 궁금하다. 아니나 다를까, 지아는 자기의 황금옥수수는 언제나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현승이와 지아는 각자의 황금옥수수를 만나게 될까?
최상아 작가의 「리아 오총사」는 새 학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예은이의 이야기이다. 5학년이 된 지 한 달이 되도록 친구를 사귀지 못한 예은이는5학년 내내 친구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리아 삼총사와 분신사바를 하게 된다. 그러다 리아의 실수로 예은이는 귀신이 붙었다는 오해를 사게 되면서 아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그때부터 리아 삼총사와 계속 어울리고 싶어 진짜 귀신이 보이는 것처럼 연기를 한다. 친구가 없는 상황이 귀신보다 더 두려운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을 재치 있게 담은 작품이다.
이송현 작가의 「애플맨」은 생애 처음으로 좋아하는 6학년 누나에게 고백하는 후찬이가 주인공이다. 대놓고 괴롭히는 같은 반 민서령 때문에 좋아하는 김채린 누나 앞에서 스타일이 완전 구긴 날, 간절히 원하는 게 있으면 애플맨이 나타나 이루어 준다는 양말 트럭 아저씨 말에 솔깃해 애플맨 양말을 사게 된다. 하지만 세상에 히어로가 깃든 양말이 있을 리 없으니 양말만 믿고 직진한 고백이 잘될 리 없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한 뒤 거절당한 다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열두 살 아이의 애매한 순간을 잘 담았다.
정연철 작가의 「욱하영 회장 선출기」는 불의를 보거나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절대 가만히 있지 않는 하영이의 이야기다. 같은 반 지승범이 하영의 모습을 마음대로 영상으로 찍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유튜브에 올린다. 하영이가 따졌지만 지승범의 횡포는 계속된다. 하영이는 반에서 일어나는 지승범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당당하게 따질 겸 회장 선거에 나간다. 욱하다 의외의 적성을 발견하는 하영이를 통해 불의한 일을 당했을 때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매력적이고 당찬 캐릭터를 선보이는 작품이다.
[본문 속으로]
그때 배시은이 발표하듯 손을 들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잠깐, 영빈이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해서 친구는 아닌 거 같은데. 그것보다는 마음이 통해야 친구지.”
오,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다. 배시은하고는 4학년 때 같은 반이었지만 친하지는 않았는데, 그 말 한마디에 확 가깝게 느껴졌다.
“야, 여기서 영빈이랑 마음이 통했나 안 통했나를 우리가 어떻게 알아.”
강승우가 불퉁하게 대꾸했다.
나는 모인 아이들을 죽 둘러보았다. 아까부터 한마디도 안 하고 있는 건 한태준과 유겸. 한태준은 전학생이니까 아는 애들이 없어서 그렇다 쳐도, 유겸이 아무 말 안 하고 있는 게 수상했다. 작년, 4학년 때 몇 가지 수수께끼 같은 사건이 벌어졌을 때 유겸이 얼마나 꼼꼼하게 따지고 들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만만치 않게 설치긴 했다. 그때 같이 얘기해 봐서 아는데, 이런 상황에서 저렇게 가만히 있을 애가 아니다.
그럼 혹시 유겸이 명단에 없었던 건 아닐까? 아까부터 자꾸 실수 어쩌고 하는 것도 자기를 위한 변명이고?
“솔직히 박채이, 너는 영빈이 친구 아니지 않아?”
잠깐 딴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강승우가 내 어깨를 툭 쳤다. _19쪽
그런데 영어 이동 반 수업 때였다. 생전 나와 가까이 앉아 본 적도 없던 은호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아까 비아 노래가 별로라고 해서 따지러 온 건가 싶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은호는 상냥한 목소리로 나긋나긋 말했다.
“소연아, 너 비아 팬이지?”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너무 놀라 얼굴이 확 달아오르기까지 했다. 아마 누군가 내 얼굴을 봤다면 땡볕에 몇 시간은 있다가 온 줄 알았겠지.
“넌 비아 신곡 노래 제목을 알고 있었어. ‘탑 100’에 타이틀도 안 드는 아이돌의 노래 제목을 바로 맞힌다는 건 적어도 관심이 있단 거지. 게다가 노래만으론 콘셉트가 뭔지 알 수 없잖아. 하지만 넌 이번 신곡 콘셉트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어.” _42-43쪽
“너도 황금 옥수수 못 찾았나 보네.”
내 말에 지아가 대답했다.
“응. 내 황금 옥수수는 여기 없어.”
“에? 그럼 어딨는데?”
“언젠가 만나게 되겠지.”
“뭐어? 너의 황금 옥수수는 사람이야?”
지아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응. 나랑 얘기가 잘 통하고 언제나 같이 있고 싶은 사람. 나한테 황금 옥수수는 그런 친구를 의미해.”
나는 이마를 탁 치면서 말했다.
“아하, 아까 네가 말한 은유…… 그런 거였구나. 이제야 무슨 뜻인지 알겠다.”
지아가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 지으며 물었다. _75쪽
동시에 나래와 리아가 비명을 질렀다. 하나는 얼굴이 파랗게 질려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귀신이 세 사람에게도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나 보이지? 잘 부탁해.”
귀신이 속삭였다. 사총사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귀신은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며 밥을 먹으라고 했다. 어쩐지 주눅이 들어
보였다. 리아가 눈치를 보며 먼저 밥을 한 숟갈 떠먹었다. 나래도 말없이 숟가락을 들었다. _105쪽
[작가 소개]
글 김혜진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 사이에 숨은,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수집하고 있다. 동화 『아로와 완전한 세계』 『일주일의 학교』, 청소년 소설 『완벽한 사과는 없다』 『집으로 가는 23가지 방법』 등을 썼다.
글 전여울
기억에 오래 남는 글을 쓰고 싶은 동화 작가. 「오, 로라」로 제16회 동화 부문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사진 속 그 애』가 있다.
글 박현경
『로봇 친구 앤디』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 『또마의 그네』 『셋 중 하나는 외롭다』 등의 동화책을 썼다. 재미있는 동화, 마음이 아픈 친구들에게 위로가 되는 동화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 최상아
글을 쓸 때 어린이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노력한다. 지은 책으로 『미스 테리 가게』와 『푸른 머리카락』(공저) 『고스트 슛 게임』이 있다.
글 이송현
과일 중에 사과를 제일 좋아한다. 하지만 사과잼은 별로다. 사과를 천천히 씹으며 엉뚱한 상상을 자주했다. 그러다가 「애플맨」을 만났다. 「애플맨」을 읽다 보면 책장을 넘기는 여러분들 손에서 사과 향기가 날지도 모르겠다. 지은 책으로 『내 이름은 십민준』 『슈퍼 아이돌 오두리』 『똥 싸기 힘든 날』 『어쩌다 짝꿍』 『사랑은 처음』 등이 있다.
글 정연철
어린이 청소년 문학 작가. 지은 책으로 동화 『주병국 주방장』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엉터리 처방전』 『비교 마왕』 『박찬두 체험』, 동시집 『딱 하루만 더 아프고 싶다』 『알아서 해가 떴습니다』 『꽈배기 월드』, 청소년 소설 『꼴값』 『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등이 있다.
그림 센개
만화와 그림을 그린다. 만화 『Go Bananas』와 『못 잡아먹어 안달』을 연재했고 여러 만화 상품 제작에 참여했다. 동화 『별빛 전사 소은하』 『쉿! 안개초등학교』에 그림을 그렸고 『전사가 된 소녀들』의 표지를 그렸다.
[차례]
가짜 친구를 찾아라 _ 김혜진
누가 비아를 응원하나 _ 전여울
너의 친절한 옥수수 _ 박현경
리아 오총사 _ 최상아
애플맨 _ 이송현
욱하영 회장 선출기 _ 정연철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