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최총무의 豫見대로 금요회 모임,안구 검사,치질 치료 등등의 개인 사정이 많아 6명 채우기도 힘들거라 했지만 6명이 참석해주니 고맙군요. 오늘 일정도 조거사 도우미 아줌씨 정성이 녹아 든 뜨겁고 진한 생강차로 시작하는군요.
우수도 지나고 얼었던 대동강도 풀린다는 驚蟄을 코 앞에 뒀기 때문에 뭔가 봄기운을 느끼기 시작할 만도 한데 옷깃으로 스며드는 冷氣가 늙은 삭신을 잔뜩 옴츠러들게 하니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호숫가를 지나 Bene Coffee Shop으로 향하는 군요. 훈훈한 샵안으로 들어가니 안방에 들어 온 것처럼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군요. 바다 사나이 답게 마음쓰임세가 넓은 주선장이 지난 주 대학 동창 모임 때문에 참석 못한 미안함을 라떼 커피 쏘는 걸로 시작하는군요.
커피가 나오기 전에 사이드 메뉴로 적당한 견과류,쌀과자,미니 송편 등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는 다 가게에서 사왔다는 공통점이 있고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지요. 그런데 최총무는 집에서 둘이서 다정스럽게 직접 제작한 고구마 전과 뻥튀기를 내놓는군요. 날이 갈수록 사귐의 眞價가 높아지는 최총무 黃昏의 사랑의 溫度는 얼마까지 높아지는 걸까요. 다른 친구들은 추위때문에 暖房費가 많이 나와 걱정을 토로하는데 최총무는 한달 난방비가 몇만원도 안된다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얘기하니 어처구니가 없내요. 그랬더니 옆 친구들이 그 이유를 재밌게 해설하네요. 한참 열도가 높은 경지의 사랑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熱이 온 집안에 퍼져 있는데 따로 난방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그럴 때는 잠자코 있으면 될 텐데 최총무가 電氣稅도 몇푼 되지 않는다고 附言하니 또다른 친구가 거기에 걸맞는 재밌는 解釋을 하네요. "밤이 되어도 電燈을 킬 필요가 없는 작업에 熱中하기 때문이지!"라고요.
筆者가, 조카가 血尿가 나와 걱정된다고 하며 그쪽 계통으로 치료를 받은 친구들의 이런저런 助言을 듣다가, 膀胱癌으로 시작한 병세를 끝내 이기지 못하고 안타깝게 幽冥을 달리한 친구의 마지막 친구들에 대한 식사 대접 얘기를 조거사가 꺼내니 잠시 肅然해지는군요. 최총무가 메모장을 꺼내 먼저간 친구들이 11명이나 된다고 하며 여기에 이런저런 사연으로 몸상태가 나빠 모습을 보이지 않는 9여명의 친구들까지 합쳐보니 20여명이나 되는군요. 몇년 전만 해도 모임 때마다 적어도 열댓명 이상이 참석해 점심 때가 되면 식당 자리를 잡기가 어려웠는데 아 세월은 그냥 흘러가는 게 아니라 모질게 할키고 지나는 잔인한 심술이 숨어 있군요.
무거워진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조거사가 한 마디 던지는군요. "똑똑하고 쓸만한 회원은 모두 저 세상으로 가고 무지랭이만 살아남았다"라고 하니 조남진 회장이 좀 둔하고 눈치가 없어야 스트레스를 덜 받아 오래 산다고 거드는군요. 그런데 메모지에 사망한 친구들 명단을 적어놓고 회원 관리를 했다는 최총무가 작년에 작고한 校長 친구의 생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 들통나자 이때다! 하고 한 친구가 그 이유를 유머스럽게 풀이하네요. 새로운 제2의 糟糠之妻를 맞고부터는 그 품에 너무 푹빠져 주변의 상황 변화를 모를 수 밖에 없다는 말 끝에 최총무의 착하고 효성스런 며느리 얘기가 나오자 "며느리도 여자이니 아무튼 최총무는 이리저리 女福을 타고난 幸運兒라는 결론을 내리내요. 尹統이 최총무 女福의 몇분의 일만 갖고 태어났어도 現政局 상황은 아주 달라졌을 것이라는 엉뚱한 想像도 하게되는군요.
유난히 個性들이 강했던 죽은 친구들의 살아생전의 재미있는 逸話가 계속 이어지다가 탄핵 인용이냐 기각이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3월이 다가옴을 상기하게 되네요. 마지막으로 기금 조성비를 납부하지 않은 단 한 회원인 尹맞형님 얘기가 나와 전형적인 선비형의 외모와는 달리 아래쪽 Y Zone 쏨씨도 뛰어나다는 이런저런 증거가 쏟아져 나오내요.
이바구를 많이 하니 배가 고파 이제 李機長 처가집인 연산댁 찾아가야겠다고 모두 일어서내요. 오늘도 연산댁 미소 언니가 우리를 별실로 안내하고나니 주선장님이 팁을 주며 오늘 점심까지 쏘갰다고 발표하니 역시 주선장님이라는 표정으로 환영하는군요. 조거사님에게 커피샵에서 말한 건강의 五快가 뭐냐고 물어보니 快食, 快眠,쾌변,快接,快氣인데 이를 모두 누리고 사는 친구는 최총무밖에 없다라는 게 모두의 일치된 의견이군요. 특히 快接은 타의 追從을 불허한다고 하니 정말 부럽군요. 오늘도 국그릇의 바닥을 보이는 快食을 자랑하니 우리가 총무는 잘 뽑은 것 같아요. 아무튼 오늘도 속없고 실없는 진한 弄談으로 웃고 떠들며 세월을 탓하고 政勢를 恨歎하니 오늘 하루가 휙 흘러가바리는군요.
조거사가 이런 멘트로 우리 모임의 位相을 높여주는군요.
"이런저런 모임에 다 가봐도 이 모임처럼 재미있는 모임은 없다!"라고요
오늘의 커피 타임부터 식사 자리까지 친구들 대접에 올인한 바다 사나이 주선장님에게 感謝의 박수를 보내고 2월의 마지막 날에 보기로 약속하며 헤어졌답니다.
[오늘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친구들] 주재원, 조원중, 조남진, 이두훈, 최기한, 한현일
[다음 모임 안내] 2월의 마지막 날 28일(金) 11시 대공원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