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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soL . ] 엔 솔 - 0 4 . ( 숫자 26 . )
4편. 숫자 26.
" 아니 잠깐만, 용이 저기서 뭐하는거야? "
나대신 두 손 한아름 쓰레기봉투를 든 용이가 가게앞에서 우두커니 서있기만하는것.
뭐, 그런건 다 괸찮은데, 그렇게 서있으면 오는손님도 가는법이라고.
무슨, 쓰레기봉투로 후려칠기세잖아!!
" 야, 곽채인. 나가서 용이보고 좀 비키라고해. "
" 오너는 왜 자꾸 나한테 시켜?! 발이없는거야? 목소리가안나와? 앙? "
요전 날을 생각해서 나도 나름대로(정말 나름대로) 궁리한 강경책을 쓰기로하였다.
맨날, 저놈들 놀림에 불같이 화내고 쫒아다니기만 하니까, 또 거기에 맛들려서 재미좀보나본데. 절대로 그렇게 둘 순 없다.
발이없냐고? 목소리가안나오냐고?
발이야 가리면그만이고, 목소리야 말안하면 그만아닌가.
그리하며, 녀석에게 강력한 고개질을하였다. ' 난 안되니, 네 녀석이 나가라고. '
" 와... 발을가려..? 저 사람 진짜 26맞아? 저딴사람을 오너라고 부르고있는 내가 민망하다. "
하지만, 역효과였다. 나가기는 커녕.
내가 떨거지사장임을 적나라하게 증명해주었다.
나. 이말해도되냐.
빌어먹을. 개새끼..
" 응? 왜 오너상은 저 구석에서 벽과 대화해? "
료군. 묻지말아주세요. 나 잠깐 자아에 혼동기가 찾아왔으니까.
하지만 그 시간도 나에게 온전히 허락되질않았다.
오늘도 열심히 1시간11분째 바닥만 닦던 소원이가 내 발을 툭툭. 치며 비켜날것을 요구했다.
꼭. 내가서있는 이곳을 반드시 닦고야말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그 눈동자안에서 불타오르고있었다.
나중에 지구 내핵을닦게되면, 하다못해 사진이라도 찍어서보내줄레.
" 어이. 용이. 뭐해? 쓰레기 버리러안가? "
할수없이 자리를털고일어나 용이가있는 바깥쪽으로 나갔다.
그뒤에서 내가있던 자리를 박박닦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치없게 늦게도일어나네. 라는 메세지가담긴, 소원이의 분노의 대걸래질신공이었다.
" 너까지 내말 씹기냐.. "
불러도 대답하지않길레, 도대체 뭐가 놈의 앞길을가로막아 저렇게 망부석이되었는지 궁금해 녀석의 앞을 빠끔히내다보았다.
뜻밖에도 그 앞엔 용이에비하면, 아주 작디작고 스몰싸이즈러스한 귀여운 아이가 멀뚱히 서있었다.
이거. 딱 폼으로보아하니.
" 눈싸움하냐? 빔나오겠다? "
" 그런게아니고. 저 아이가 절 바라봐서 같이 바라봐주고있는 중이에요. "
그래도 틀린건 틀린건지.. 평소에 과묵하기가 이를대없어 같이있자면 침묵속에 침몰할것같던 용이놈이.
내말이 나오고 0.0001 초만에 토를달았다.
" 아이가 바라본다고해서, 너까지 그러면 어떻해. 저렇게 어린아이가 너한테 시비라도건다는거냐? "
" 그런 관점이아닙니다. "
딱부러진말에 씁쓸함을 이루말할수없어 안타까워하던찰나. 그 아이와 내가 순간적으로 눈이마주쳤다.
자세히보니, 생김세가 너무 인형같고 귀여워. 나도모르게 생글웃으며 ' 안녕 ' 하며 다가갔다.
의외로 그 아이는 물러서지않고 날 똑바로 바라보았다.
" 엄마!!! "
으잉?
" 이 현장을 어떤말로 표현해야할까요? 현승연기자. "
" 글쎄요. 그것보다 아이의 아버지는 도대체 누구이며!? 이 아이는 어째서 홀로 엄마를 찾아오게되었는지!! "
건수하나 잘 물었다이거다. 저 하이에나 짐승새끼들!!!!!!!!!!!!!!!!!!!!!!
" 그리고, 저아이를 버린 이 몰상식한 엄마에대해서 전격인터뷰해야지요!!!! " (같이)
가지가지한다 정말.
선글라스들은 또 언제 썼니. 이거완전취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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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먹어. 그러다채해.. "
머슴밥이따로없다.
고작해야 6살이나 되보이는 아이가 밥숫가락 잡은 폼하며, 우걱우걱 씹는소리까지.
배고파서 지나가다 바윗돌이나 한입 배어먹지나안을런지 걱정된다.
뭐..뭐야. 이건 분명! 어머님심정인데!! ( 우리집어머님은, 방치형이지만-_-. ..그냥 아빠가 둘이야 그냥. 제길. )
" 음음. 그 손길이 참으로 익숙하구먼. 근데, 우리 오너는 게이 아니었나? "
" 야. 곽채인.. "
" 오너상 게이였어? "
어느세 쪼르르달려와 용이옆에 앉은 료군이 날 향해 천진난만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제와서 딱잡아 아니라고 말할 이유도 마음도없지만, 그 어감. 어감이란게 좀 걸리기도하고.
누가 네들 잡아먹는데?!!! 날 보는 분빛들이 왜그래!
" 그러고보니, 오너도 종업원도 다 남자인게, 혹시. 이건. 사육해서 잡아먹겠다는뜻?!!!!! "
" 바보야!!! 너한테 사육당했으면 당했지!! 내가 그렇게까지 할놈이냐?!! "
" 오너.... 나한테 당하고싶었던거야? "
내 외침에, 채인 놈은 그자리에 딱 굳은체 떨린말로 물어왔다.
어이어이. 뭔가 말이좀이상한데.
" 너보다 5살만은 오너를 골려먹고 지지고복고하는데, 이게 아니고뭐야? 내가 네 개냐? "
" 아무튼, 난 안되. 임자있는몸이라구. "
택도없는 오해의수렁은 그렇게 깊어져만갔다.
내인생은 지뢰밭. 아니 지랄밭.
-
" 강산에별! "
누군가 우렁찬 목청으로 가게문을 뻥 차고 들어오는가싶더니.
왼 듣보잡 고딩놈이었다.
" 아빠!!! "
때는 가게를 정리하기시작한 오후 9시 30분의 일이었다.
" 누구...세요..? "
한시도 내곁에서 떠날수없다던 그아이. 할수없이 등에 짊어지고 서빙보는데.
그 기분은 참. 이루말할수없는 멀미. 그 자체였다.
삼촌이라 부르라고 그렇게 일렀건만 엄마엄마. 라고 하질않나.
" 엄마! "
" 그래그래. 엄마같은 삼초온~? 응. 그래~ "
이렇게말이다..
그건그렇고. 누구세요..라고 묻는 내 말에 그 고딩놈은 내어깨에 푸대자루처럼 들쳐메어진 아이만을 빤히바라봤다.
오해하지말게나. 이 아이는 엄마같은 삼촌에게 이렇게하기를 원한것뿐일세.
" 이 아이 아빠되는사람인데요. "
" 아.. "
아하하하. 요즘 청소년들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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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되어주세요. "
놈이 작정하고 한 한마디는 나한테 한 말이었다.
다른 그 누구도아니고, 아직까지 저 고딩놈의 아이를 안고있던 나에게.
" 너도 설마, 엄마찾아 삼만리라든지.. 그런거 하는거니. 보시다싶히 난 남자고. 아니 그것보다 중요한게.
결혼도안한 미혼에다가 더더욱이 내가 어디가서 실수한적은.. "
" 전, 이아이의아빠. 그러니까, 제 부인이 되달라는겁니다. "
카페안에는 제법 긴장되고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당연하지, 어느 미친놈이 저런말을듣고. 더군다나 고딩놈한테 듣고선, 우화화화. 여러분 참으로 기이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하곤, 호탕하게 웃어넘길수있겠는가. 그냥 닥치고 절규다.
" 장난아니에요. "
" 고딩도 게이야? 우리 오너상도 게이라는데! "
" 료군!!!! "
가끔은 저 처진난만이 땅파고 드러눕고싶을만큼의 좌절감으로 돌아온다.
" 우리 강산에별도 맘에들어하는것같고, 더불어 딱 제스타일이거든요. "
" 우리 오너가?!!!!!!!!!! "
제법 매서운 눈매가 가늘게휘며 반짝 미소를 보였다.
고등학생치곤 꾀나 성숙해보였지만, 내나이 26살에비하면. 그냥 애다 애.
하지만 그게 문제가아니었다. 저나이에 애가딸렸다는것도 문제라하지만, 앞날이 창창한데 금단의 강을 구지 건너려하는것도 중대한 문제라면 문제다.
결과적으로본다면, 난. 죄많은남자!?
" 저기.. 그.. 그니까.. 우리 얼굴본지도 이번이 처음이고.. 난 지금 너무 당황스럽고말이지.. "
" 처음보는거아닌데? "
놈이 벌떡 일어서더니 내게다가와 앉아있는 내 어깨에 손을올리곤 내 턱을 들어올렸다.
글쎄, 이게 뭐랄까. 지금 보이는 현장이.... ( 저 무시무시한 다른 놈들의 눈빛에의하면, 하나의 범죄현장과도 같았다한다. )
" ..에? "
" 사우나에서. "
..............................
더운곳을..... 좀.. 좋아라한다만.
아니, 확실히 찜질하는것이 좋긴좋지.
나랑 같은사우나다녔나?
" 몸의대화를 나눈사이랄까. "
. . . . . . 。
그것은 의외로 1239.56 차원적인 문제였다.
-
" 큭. 뭐, 크하하하하.. 아아... 장본인은 어떨지모르겠지만, 화..확..크크크크. 실히. 볼거다본사이긴하네. "
" 몸..몸의대화를 나눈사이!!!! 크하하하하하하하하!!! 고 문장 참 심플하네!!!! 엣지있어!! 어!! 하하하하하하하 "
저 두 크레이지들은 그렇다치지만, 어이-. 거기 용이랑 료군마져 날 그렇게 보지 말아줄레요?
내가 보일려고했던 몸이 아니잖아!
아니 것보다, 내몸을보고 그런생각까지했다니!! 어쩐지 기분이 이상해! 악마에게 엉덩이를 찝힌 기분이라고!
" 그런거였다니.. "
조용히 한쪽 구석에서 장부를 정리하던 유재마져 들릴듯말듯 한없이 읍조렸다.
그게 더 신경쓰인다고..
" 당연히 안되!! 그럼 안되지!!! 아니, 사우나에서 내 몸좀봤다고 다 이뤄지나? 하 참.. 그녀석도. "
나 다신 사우나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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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같은시각. 가게정리할무렵 그 녀석은 다시금 나타났다.
어제보다 다른건. 강산에별 이라고 불리우던 작은 아이가 안보인다는거였고.
엄청나게 다른건. 녀석의 옷차림, 교복이아니라 검은수트를 한껏빼입고 머리도 좀 만진상태였다.
인정하긴싫치만.
요즘 청소년들.
잘생겼다 시발.
" 마.. 마침잘왔어! 안그래도 할.. "
" 이야기가 있겠죠? "
놈이 먼져 싱긋. 웃었다. 그러고보면, 산에별과 조금은 닮았다싶다가도, 완전 남처럼 다르기도했다.
놈을 끌고 밖으로나왔다.
다행히 우리 가게는 근처 공원가에 위치해있어서 나가자마자 마땅히 대화할수있는곳을 쉽게 찾을수있었다.
눈이오지않는 겨울의 밤공기는 차도록 시렸지만, 왼지 기분이 상쾌할만큼 좋은것이었다.
" 이야기란게.. "
" 어제는. 죄송했어요. 봤던사람 또 봐서 반갑기도했었고. 또. 귀여웠으니까요. "
벤츠에앉은 놈의 앉은키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나보다 한뼘 더 컷다.
조금은 그을려진 탄탄한 피부가, 상당히 놈에게 잘어울려보였다. 전체적으로 유재녀석과 같은 느낌이 나기도했지만,
( 그래도 유재놈은 비교적 하얀축. )
확실히다른건, 좀 더 잘 웃고. 매서운눈매와는달리 말도 잘한다는것이었다.
" 나이 26에 귀엽다는건... 욕이아닐까.. "
" 그럼, 고딩한테 욕먹은거네요? 나이 26에. "
" 응. 나이 26에 그런말도들은줄은 몰랐다. "
" 나이 26이 그렇게 좋으세요? "
이새끼가.
" 강산에별인. 솔직히 제 아이가 아니에요. "
어쩐지, 닮았으면서도 다를땐 확실히 달라보이던게 바로 그 이유였다.
솔직히, 나이를봐서라도 그럴리없겠다. 라는 수를 생각하고도있었지만, 왼지 놈의 쓸쓸한 표정을보니.
나도모르게 의외인표정을 지어버렸다.
" 그럼.. 누구야? 그나이에 애 키운다고 하는게 보통힘든게 아닌데. "
내 물음에, 놈은 저 하늘 어디쯤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 죽은 내 친구이자. 내 첫사랑? "
" 뭐?!!!!! 네 친구?!!!! "
" 네. 뭐.. 친구라고해봤자, 나보다 5살이나 많았지만. "
네 얼굴만봐도 열살터울이랑 친구먹겠다.
" 죽었구나.... 그래서.. 그럼. 그녀의.. "
" 그녀 아니에요. 엄연히 남자. 그놈이죠. "
얼굴과 외모만이 성숙한놈이아니었다.
정말 안타깝게도, 중요한 마음 하나가 벌써 세상밖으로 나와버린것이다.
표정만봐도. 충분히 알수있는사실이었다.
" 사고쳐서 낳긴했는데, 몇년안되서 놈의 그녀가 죽어버렸나봐요.
그렇게 혼자키우다 나랑 친구가됬는데, 놈도 얼마 안되서 죽었어요. 다니던 직장 화재로.
다른사람한테 별이를 부탁한다. 잘 돌봐주란 말 한마디못한체. "
" 이젠 안심하겠네.. 그 사람. 네가 잘 돌봐주고있으니까. "
내말에 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 뭐, 제가 고아니까, 같이살긴하는데.. 저렇게 가끔 돌아다녀요.
자기 아빠가 죽은걸 다 아는애가 저정도면 양호하달까. "
응..
한마디로 넌.
우리 부모님과 같은 존재였다는거다.
분명, 그 사람도 고마워할꺼야.
그렇다면, 나의 진짜 부모는.... 무슨생각을하고있을까?
*
" 가끔 놀러와. 강산에별이도 가끔 봐줄게. "
녀석은 가게에 들어오지않았다.
다만, 기분좋은얼굴로. 날 바라만볼뿐.
" 사우나에서 보면안되요? "
" 이제 안가. 안녕. "
어쩌면 저 미소가 인간의 사악함을 보여주는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해본다.
" 사람은. 혼자있으면 안되요..
그런... 까다로운 동물이라나봐요. 강이원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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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래? 결혼하제? 책임지레? "
" 거저져줄레. 이 거지들아. "
뭐에요.. 이런 관람석같은 행렬들은.
도대체 뭘기대하고 날 그렇게 바라보는거냐!
" 다행이다. "
머리아파 이마를 집고 서있는데, 저 뒤에서 나오던 유재가 내쪽으로 다가오더니
어깨를 두드리며, 다정히 말하였다.이녀석 조울증도아니고 뭐이리 굴곡이심하나 모르겠다.
한때는 친구가맞는지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고싶을정도로 냉정한데, 이런때마다 저런 다정한 얼굴을하다니.
우리 철없는 어머니가생각나 울렁거린다고. =_=.
" 글쎄, 뭐가 다행인지모르겠다. "
기분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재녀석. 방금전 그놈과 같은 미소를 지어보이는것같았다.
하긴, 둘다 분위기가 비슷해서 그런걸지도.
" 뭐야.. 근데 무슨 얘기하나하러 저렇게나 빼입고왔데? "
" 첫사랑 얼굴 보고가는길에 들렸데나봐. "
" 에??? 그럼 우리 오너 세컨드야?!!! "
어째서 그말이 나와야하는건데.
더웃긴건. 오늘도 어김없이 대걸래를들곤. 승연의말에 납득된다는 표정을하고있던 소원이었다.
아아... 결국 나이26에 이런 팔자라니...
' " 나이 26이 그렇게 좋으세요? " '
갑자기 녀석의 말이 떠올랐다.
이봐, 너도 이나이 되보라고..
" 아. 그러고보니 이름도 안물어봤잖아? "
" 바.보! "
" 내나이 26이라고!!!!!!!! "
" 좋겠수. "
저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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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루한 글을 봐주시는 분들 감사드려요.ㅠ_ㅠ.
전편 댓글달아주시는 세분께도 감사합니다.ㅎ
첫댓글 재밌어요. ㅋㅋ 근데 고등학생이 혼자서 애를 키울려면 힘들겠어요. 당연히 한명이 더 필요하겠죠? ㅋㅋ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고딩 이라는게 누굴까요??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