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려서부터 평범한 아이였어요. 공부를 잘하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꿈에 그리던 공무원 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했다고 해서 놀랐고 정말 기뻤어요.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거든요. 뭐든 노력하면 되는구나 생각했어요.”
경기도는 최근 경기도 지방공무원 공개경쟁 임용시험 최종합격자 9백25명을 발표했는데요.
올해 경기도 8,9급 공채시험에서는 행정직 22개 직류 940명 모집에 31,683명이 접수해 경쟁률 33.7:1을 나타냈고 특히 세무직의 경우는 25명 모집에 2,367명이 접수, 94.7: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들 중 필기시험 합격자 1,285명이 지난 7월 면접시험을 거쳐 925명이 최종합격의 영예를 안게 되었는데요.
이들 중 일반행정직(9급) 차석으로 합격한 공아름씨(28)를 만나보았습니다. 공씨는 인터뷰 중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상기된 표정으로 내내 활짝 웃네요.
어려운 관문을 뚫고 이제 경기도 고양시에서 공무원으로 인생의 또 다른 첫발을 내딛게 될 그녀는 이번 합격으로 ‘보통사람도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면 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합니다.
서울 화곡동에서 나고 자랐지만 초․중․고등학교를 통틀어 뭔가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없었기에 지난 2008년 대학(서경대)을 졸업하고 진로를 많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몇몇 기업에 이력서를 냈지만 합격까지 몹시 어렵고 면접에도 자신이 없어서 방황했다고요.
그러다가 봉사활동 차 동네 주민센터를 방문했을 때 그곳의 한 공무원 분의 친절한 모습에 확, 마음이 끌렸고 그분처럼 주민들에게 친절하고 좋은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2008년부터 공무원시험 준비를 시작했지만 막상 공부를 하려니 너무 막연하고,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밀려와서 2008년은 방황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매일 정해놓은 공부 분량 지켰더니 갈수록 머릿속에 팍팍 꽂혀
하지만 공아름씨는 한 가지 원칙을 세우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천했다고 하는데요. 수시로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지만 정해놓은 공부 분량만은 꼭 지켰다고요.
국어 영어 국사 행정법 행정학 등 5개의 9급 공무원 시험 과목 수험서를 구해서 문제지 부분을 제외하고 과목당 무조건 하루에 40쪽씩 공부하기도 했고요. (문제지 부분은 나중에 내용을 파악했다고 느낄 때 했다고 합니다) 또 영어의 경우는 수험서 외에도 별도 단어집으로 하루 50~100개의 단어를 암기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할 경우 5개 과목의 수험서를 한 달 반이면 다 끝낼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5개 과목 수험서를 40쪽씩, 하루 200쪽을 공부해야 하고 영어는 단어공부까지 추가로 해야 하니 처음에는 매우 벅찼다고 합니다.
“그래도 계획을 꼭 지켰어요. 좀 어렵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체크해놓고 진도대로 분량을 다 소화했어요. 공부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해서 한 달 반 동안 1회를 마칠 때까지는 힘들었는데 2회 3회로 갈수록 속도가 빨라지고 나중에는 전체를 개괄해서 보고, 깊은 의미까지 알게 되어 지식이 머릿속에 팍팍 꽂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나홀로 공부'가 절대적, 학원과 모의고사도 적절히 이용
그렇게 같은 수험서를 여러 번 반복하여 공부해서 자신을 조금 얻게 되니, 자신의 ‘공부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서, 학원에서 모의고사 문제지를 구해 풀어보았다고 합니다.
문제지를 풀어보니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더라고 하네요. 그래서 학원의 두 달 단위 단과반에서 2009년에는 영어를, 2010년 1월과 2월에는 행정학을, 같은 해 11월 12월에는 행정법과 행정학을 수강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 기간 동안에도 혼자서 과목당 하루 40쪽 소화하는 공부량은 지켰다고 합니다.
“종합반 들을 생각은 못했어요. 부모님에게도 미안하고요. 저는 대부분 집 근처 도서관에서 혼자 공부했는데 부족한 과목만 학원수강을 하면서 도움을 받았고요. 혼자 공부해서 이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위기가 다가와도 무조건 자신을 믿어야
공씨는 매일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도서관에 가서 밤 11시에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종종 학원에서 오전에 무료 특강을 하는 경우, 필요하다 싶으면 수강했고, 학원에서 치르는 모의고사에 응시해서 수시로 ‘현재의 공부 위치’를 점검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모의고사 점수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시험점수가 좋아서 학원의 무료 또는 50% 할인 장학금을 받기도 했는데 혼자 공부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무료 수강혜택’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혼자 정리하는 시간이 더 필요해진다고요. 그래서 밥 먹는 시간도 잠자는 시간도 절약해가면서 공부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성적은 공부하는 시간에 비례하는 것 같아요. 처음 시작할 때는 저도 반신반의했거든요. 내가 될까? 포기하고 싶기도 했는데 무조건 ‘자신을 믿어야 한다’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성적이 올라가는 것이 보이더라구요.”
필기 합격했으면 다 된 것, 면접에서 떨어져도 상심 말라
될지 안 될지 아무도 수 없는 불투명하기만 한 상황이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공무원이 꼭 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이를 악물고 공부한 끝에 지난해 6월 인천광역시 9급 공무원시험 필기에 합격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역시나 걱정했던 면접에서 떨어져서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요.
공아름씨는 혹시 공무원시험 면접에서 떨어진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내가 인성에 문제가 있나 하면서 걱정하지 말고 필기에 합격했으면 거의 다 온 것이니까 다음을 기약하고 공부에 더 박차를 가하라고요.
공씨는 지난해에는 커트라인 부분에 있었기에 떨어진 것 같다고요. 통상 필기시험에서 최종합격자 수보다 좀 더 많은 인원을 뽑으니 그 중에서 누군가는 떨어지는 것인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필기시험 성적이 좌우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네요.
이번 경기도 필기시험 합격한 후에는 모의면접 할 사람들(5명)을 인터넷에서 모집해 한 달 동안 여러 차례 만나서 모의면접을 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공씨는 이제 경기도 고양시로 가족과 이사를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 참 예쁜 그녀, 앞으로 친절한 공무원으로 꿈을 펼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사진 천미경 기자
<공아름씨가 말하는 9급 공무원 시험 공부요령>
1.
시중에 나와 있는 과목별 수험서를 구해서 한 과목당 매일 40쪽씩 거르지 않고 공부했다. 수험서 한 권을 모두 다 떼면 다시 2회, 3회, 계속 반복해서 같은 수험서를 공부했다.
2.
자신이 특히 취약한 과목이었던 국사 영어 공부에 전력했다. 흔히 취약과목은 선뜻 내키지 않아서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 취약과목을 나중에 하려고 하면 나중에는 더욱 엄두가 나지 않기에 처음부터 차근히 시작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의미를 알게 되고 눈이 차츰 뜨이게 된다.
3.
영어는 특히 수험서와 단어집 외에 EBS 인터넷 수능문제를 이를 악물고 전부 다 풀었는데 큰 도움이 됐다.
4.
행정법의 경우 자신이 처음에 선택한 수험서로 아무리 공부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서 다른 책으로 바꾸었더니 도움이 됐다. 흔히 수험서 한 권 정하면, 놓지 말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게 잘 맞지 않는 책도 있으니 안 되겠다 싶으면 다른 수험서로 바꾸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5.
머리가 복잡하고 공부가 잘 안 될 때는 책상에 앉아있지 않고 주변을 산책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공부가 안 될 때는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마음을 정리하고 잠시 쉬는 것이 필요하다.
6.
특출나게 머리 좋거나, 운 좋은 사람을 제외하면 보통사람들은 공부하는 양에 비례해서 성적이 나온다. 그래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내 자신을 믿었다.
7.
학원 종합반에 들어가기보다 혼자 공부하는 절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부족한 과목은 학원의 도움을 받으면서 좋아졌다.
8.
필기시험 합격한 후 너무 막막했다. 지난번에도 면접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음카페 ‘구꿈반’ 사이트에 9급 필기합격자 중 함께 면접 스터디 할 사람을 모집해서 여러 차례 만나 면접스터디를 했다. 4명이 면접관이 되어 1명에게 경기도 현안 등등에 대해 질문하고 말투와 자세를 서로 교정해주고 내용을 보충해주었는데 실제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됐다.
첫댓글 얼굴도 예뻐요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