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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 월에....
寶海/ 유 희 민
(제3장)
* 몽유 도원도 - I *
"오빠 그럼 내가 아는 일식집으로 가서 술 한 잔하고,
거기서 저녁을 해결 하고 집에 들어 가면 되잖아.
어차피 오늘은 내가 준비 한 게 없어서 맛있는 식사를 제공 하기는 좀 그렇거든.
오빠만 괜찮다면…"
뒷말을 좀 흐렸다.
나 같은 기자가 들락거리기는 아마 좀 비싼 집 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흔쾌히 대답해 주었다.
수지에게 그런 부담을 주기는 싫었다.
그녀를 따라간 곳은 여의도의 좀 크다 싶은 일식집 이였다.
그리고 안내된 방은 좀 넓다싶은 그리고 일본식 장식이 화려한 방 이였다.
음식을 시키는 주문은 수지가 알아서 했다.
나는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역시 대화의 물꼬는 항상 수지의 입에서 부터 시작 되었다. 나는 그런 놈 이였다.
"오빠. 우리 집 가면… 나 혼자 사는 게 아니고…
엄마랑 함께 있거든, 어제 내가 엄마한테 오빠 이야기를 해놨기 때문에 아마 반갑게 맞아 줄 거야.
그래서 같이 합방 하는 건 곤란 하고… 결혼식 하기 전 까지는… 좀 곤란해…
무슨 소리인지 알았지?"
"ㅎㅎㅎ 수지야 나…사실 고백 할게 하나 있는데…. 나… 아직 숫총각이고…
그리고 키스는 더럽단 생각이 먼저지… 무슨 감미롭고 달콤하고…그런 건 몰라…
사실 난 오늘 수지 집 가는 것도 대단한 용기 이고…
또 이럴 때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그냥 네가 시키는 대로 하고 있을 뿐이다.
그 말을 듣고 나니까… 그래도 좀 안심이다…"
"오빠 진짜야? 숫총각 이라는 건 그렇게 놀라운 건 아닌데…
그렇다고 키스 자체를 지저 분 하게 생각 하는 건… 그건 좀 우습다… 안 그래 오빠?"
"ㅎㅎㅎ 몰라……. 안 해 봐서…"
분위기가 좀 야해 질듯 했지만 다행스럽게 음식이 들어오기 시작 했다.
나로서는 큰 다행이었다.
당장에 그녀의 집에 갔을 때 해야 할 행동에 대해 대책이 없었는데
어머니가 계시고 합방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나는 그녀가 어머니와 함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고
그 점에 있어서 나는 큰 안도의 한숨을 내 쉴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어 좋았다.
술은 역시 나의 취향을 알고 있다는 듯 찬 정종이 들어 왔다.
그녀의 배려가 세심 했다. 나는 항상 이런 자리에서는 찬 정종을 먹곤 했었다.
두 손 으로 부어 주는 그녀의 손끝이 오늘 따라 많이 여려 보이고 좋았다.
나도 그녀에게 술을 한잔 부어 주고 나서 가볍게 잔을 허공에 들어 올렸다.
건배 하자는 의미 이었다.
내가 술을 마시는 동안 그녀는 잔을 가볍게 입에만 대고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
그녀는 회 한 점을 와사비가 담긴 간장에 찍어 나의 입에 넣어 주는 걸로 건배를 대신 했다.
나는 내 품에서 나의 통장과 도장을 그녀의 술잔 옆에 놓았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 했다.
"내가 처음 직장 생활 시작 하면서… 처음 3개월 동안을 제외 하고는 꾸준히 모은 돈인 데…
수지가 알다시피… 나라는 놈은 그냥 모을 줄만 알지 재테크 하는 그런 재주는 없다.
은행 같은데 돈 납부 하는 것도 싫어해서 집도 사지 않고 그냥 하숙집에서 살았다.
적금 같은 건 아예 생각도 안했고… 만약 집을 사면… 전기세, 물세, 세금…
이런걸 일일이 내야 하는 것도 번거롭고… 그래서 난 그냥 통장에 모으기만 했다.
월급을 받아서 내가 쓸 용돈을 좀 빼고는 항상 경리가 이 통장에 넣어 주면 그걸로 끝이다.
난 이 통장에서 빼 내는 것조차 귀찮아서 항상 아껴 쓴거 뿐이고…
물론 그렇다고 전혀 돈을 빼 쓰지 않는 건 아닌데… 여튼… 내 전 재산이다.
전번에 곰 인형 대신 이걸 줘야 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네가 날 받아 줄지 어떨지를 몰라서 눈치 보다… 이제야 준다. 나한테 시집 올것 같아서…"
그녀는 담담 하게 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통장을 들어서 나에게 돌려주었다.
"오빠는… 나한테 이 통장을 맡기면 내가 잘 관리 해줄 걸로 생각 하셨겠지만…
지금 까지 모았던 오빠의 돈은 오빠 혼자 벌었던 돈 이니까…
오빠가 계속 보관 하세요. 아니면 시골 의 어머니를 드려도 좋고…
난 오빠와 살면서 부터 오빠가 벌어다 준 그 돈부터 관리를 할게요.
오빠가 알다시피… 나는 돈은 그럭저럭 모았는데…
오히려 그런 관리는 오빠가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 하거든…
나는 오빠가 시키는 대로 돈이 더 이상 빠져 나가지 않게 관리만 할께요.
그렇다고 그냥 오빠처럼 안 쓰고 모으기만 하지는 않을 거고…
큰 투자할 목표가 생기면 그때는 오빠와 상의해서 안정되게 인생을 살고 싶어.
궁하게 살기는 싫지만 그렇다고 흥청망청 쓰기도 싫고…
난 그냥 오빠의 생활 기준에 맞추어 살 생각이고…
그게 내가 가장 꿈 꿔왔던 평범한 아낙의 길이라고 생각해."
"수지야… 그건 네가 편할 데로 해라… 그러나 통장은 네가 보관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제 솔직히 말해 보라…어떤 점이 좋데? 내가…"
"남자들은 꼭 이렇게 직선적 이야.
그런걸 꼭 확인을 하려 들거든? 좋은 점은… ㅎㅎㅎ 숫총각 일 것 같았거든…ㅎㅎㅎ 그건 아니고…
뭐랄까… 뭐 운명 같은 거 그런 거겠지… 첨에 올 때부터… 그냥 필(Feel)이 꼽혔다고 할까?
내 눈에 확 들어오는 사람은 오빠가 유일 했으니까… 그 뒤로 유심히 봤던 거뿐이고… "
나는 찬 정종은 좀 많이 마시는 편이다.
많이 마셔도 그렇게 아침에 머리 아프지 않고 술도 빨리 깨는 것 같아서
난 정종은 잔을 자주 비워서 많이 마셨다.
그러나 수지는 처음 내가 주었던 한 잔의 술도 마시지 않았다.
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사 표시 인것 같았다.
일식집답게 여러 가지 안주가 쉬지 않고 상위로 올라 왔고
그런 안주들을 천천히 먹으면서 난생 처음 여자와 단둘이서 술을 마셔 봤던 것 같다.
날 사랑 한다는 여자와 이렇듯 다정 하게 술을 마셔 보기는 정말 난생 처음 이였다.
그러나 수지의 한마디는 나의 취기를 깨기에 충분 했다.
"근데… 오빠… 우리 언제 결혼식 올릴 거야?"
갑자기 난감 했다. 기실 프러포즈까지 했던 나는 결혼에 대해서 아무런 계획도 없었다.
기자가 되고 부터 입에 붙은 버릇이 상대의 질문을 다시 받아서 질문 하는 것 이였다.
나는 그 기자다운 질문으로 교묘히 피해볼 생각으로 다시 물었다.
"수지는 언제쯤 생각 하고 있어?"
"난 언제든 좋아. 오빠가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어떤 형태도 좋아."
나는 그 말에 용기를 얻어서 좀 심각하게 말했다.
"내가 고백할게 있는데… 사실은 내가 하는 일이 일본에도 가야하고
그곳에서 해야 할 들이 많이 있어서 수지 네가 필요 했었거든…
근데 아침에 버스를 타고 오면서 생각해 보니까…
'내가 너무 내 욕심에 정략적으로 너에게 접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어쩌면 오늘 아침에 비로소 나는 내 사랑에 대한 걱정과 염려를 하기 시작 했으니까…
사실은 내가 널 진짜 사랑하기 시작한 정확한 시점은 오늘 아침 부터 였던것 같다. 미안하다."
“그게 왜 미안해? 아내 될 여자가 남편 일을 돕는건 보기에도 좋고 또 당연히 해야 할 일 이 잖아?"
"그렇긴 하지만 중요한건… 네가 반대만 하지 않으면 결혼은 내년 말쯤하고 싶다.
왜냐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그때 다 마무리 되니까…
그래서 그렇다. 사실 나는 네가 하자는 대로 하면 그만 이지만…
결혼 시기만은 내 뜻에 맞추어 주었으면 좋겠다."
"좀 늦은 것 같기는 하지만… 오빠 뜻에 따를게."
생각 했던 것만큼 그렇게 서운해 하는 표정도 아니었다.
충분히 내 뜻을 따라 주겠다는 표정으로 나는 받아 들였다.
나는 또 정종 한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어머니와 같이 산다는 아파트에 함께 가야 하는 불안감에 술을 더 많이 마셨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수지는 그런걸 이해하는지 그렇게 말리지 않았다. 사랑이란 정말 묘한 감정이다.
내가 목포에서 쌍식이 형님과 술을 마실 때 아무것도 두렵거나 무서운 게 없었다.
수지와 함께 술을 마시는 게 마치 쌍식이 형님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과 똑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뭔지 알 수 없는 든든함과 그리고 어머니 같은 푸근함이 있었다.
사랑 이란 이렇듯 외짝인 반쪽의 미완성이 다른 외짝을 만나
비로소 흔들림 없는 완성체가 되는 모양이다.
키스나 섹스는 이런 사랑의 확인 작업에 불과 할뿐 그 자체가 사랑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그런 사랑을 하고 있었다.
술이 취하긴 했지만 술에 취할수록 그녀는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항상 그렇듯 일식집의 마무리는 매운탕과 그리고 초밥 몇 점으로 마무리 했고
나는 호기 좋게 그녀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나는 버릇처럼 그녀의 집 앞에서 소주 한 병과 오징어를 샀고
그녀는 그것마저도 아무렇지 않게 방관해 주었다.
막상 아파트 대문 앞에 이르러서는 자세를 바로 하고 장차
장모님이 되실 분을 뵐 용기를 혼자 추슬러 봤다.
대문이 열리고, 그리고 반갑게 맞아 주는 그녀의 어머니는
평범하고 전통적인 그런 모습 이였고 한사코 큰절 받기를 거절 하는
그분을 자리 잡게 하고 넙죽 엎드려 큰절을 올렸다.
그리고 술 마시면서 부터 생각해 두었던 멘트를 한마디 했다.
"어머니 감사 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 말을 받아서 내게 주신 덕담은 이집의 내력이 기독교 집안임을 쉽게 느끼게 했다.
"고맙네. 죽고 사는 건 하느님의 뜻이지만 사주팔자는 자신이 개척 하는 거라네.
그간 내 딸을 위해 많이 기도 했던 그 응답을 예수님께서 들어 주신 듯해서 나도 기쁘네.
내딸… 힘들 때부터 곱게 키웠네. 많이 사랑해 주게나. 편히 앉게…"
그리고 조용히 주방으로 가서 수지와 둘이 작은 술상을 만들기 시작 했다.
간간히 모녀가 웃는 소리가 들리고 잠시 후 그녀의 어머니는 방으로 들어가고
그녀만 술상을 가져 왔다.
"왜 웃었는지 알아? 엄마가 그러는데… 오빠가 술 먹고 온 걸 보고…
'맨 정신에는 못 올 줄 알았다' 이래서 웃었고….
그리고 있지? 내가 산 오빠 잠옷이 너무 영감 같다네.…
나는 수수 하고 좋던데… 돌아가신 아빠 잠옷 하고 비슷한걸 사왔다네…ㅎㅎㅎ
내가 무의식 속에 아빠 생각이 났나? 오빠 잠옷이 좀 촌스럽다네?"
나는 긴장 한 탓 인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뭐가 좋은지 계속 싱글 벙글 웃으면 술을 잔에 부어 주었다.
"엄마가 그러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집에 술 먹는 사람이 없어서
이 동네 엄마 친구한테 전화해서 소주잔을 빌려 왔다고 그러네.…
슈퍼에 소주잔을 안 팔아서…"
그러면서 소주잔에 소주를 한잔 부어 주었다.
술상에는 과일과 그리고 내가 사갔던 오징어, 집에서 직접 만든 붙임개가 몇 종류 있었다.
나는 술을 더 먹지 않으면 잠자기도 힘들 것 같은 긴장감이 있었다.
겨우 수지 에게 한마디 했다.
"수지야… 내가 잘 방이 어디냐? 우리 거기 가서 마시면 안 될까?"
수지는 고개를 뒤로 젖혀 가며 깔깔 거리고 웃었다.
"오빠… 그렇게 힘들어? 안돼! 여기서 마셔! 맨날 퇴근 하면 방으로 쏙 들어 가는 그 버릇,
그것부터 고쳐야 되겠다. 퇴근 하면 식구들 하고 좀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그래야지…"
그렇게 이야기 하고도 좀 안됐다 싶었는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오빠… 그럼 안으로 들어갈까? 그래… 그럼 내가 술상 들고 갈께 따라와…"
말을 끝내고 술상을 들고 주방 옆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반가운 기분으로 그 방으로 빨려들듯 따라 들어갔다.
도망치듯 들어간 그 방은 내가 사용했던 방처럼
나의 책과 그리고 나의 작은 소품들 까지 모두 정리 되어 있었다.
아마 그녀의 어머니가 정리해 놓은 듯 했다.
제법 큰방 이였고 화장실 까지 있는 큰방 이였다.
그녀의 설명으로는 여기가 자신이 잤던 방 이라고 설명 했고
자기는 당분간 어머니와 함께 잘 거라 했다.
책상 위에는 내가 입을 속옷과 그리고 잠옷이 곱게 접어져 있었다.
아- 이게 사람 사는 모습이구나 싶은 작은 감동이 있었다.
수지가 그런걸 알았는지 앉기를 독촉 했다.
"오빠… 있지… 오빠 츄레이닝 그거…버렸다?
그게 오빠 잠옷 이였지? 사람이 잠은 편하게 자야지
괜히 허리 쬐인 그런 바지 입고 자면 아침에 더 피곤하거든….
그리고 오빠 술이 많이 된 거 같으니까… 이거 다 마시지 말고….
여기 내가 오래 있으면 늙은 우리 엄마 또 쓸데없는 상상 할지 모르니까…난 그냥 나갈게… "
그렇게 이야기 하고 툭툭 털고 자리를 일어났다.
가볍게 내 이마에 볼을 갖다 대고는 웃으며 방을 나갔다.
밖에서는 또 무슨 소리를 했는지 두 모녀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런것에 상관 하지 않고 술을 입에 털어 넣으며
오징어를 한입 입에 물고 벌렁 뒤로 누워 천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들어 버렸다.
아침의 일상은 어느 집과 다를 바 없겠지만
잠옷도 갈아입지 않고 잤다는 가벼운 핀잔과
그리고 따뜻한 미역국과 흰쌀밥의 식사를 급하게 끝내고
도망치듯 아파트를 나왔던 것 같다.
나중에 삐삐를 치면 그게 집 전화라는 수지의 이야기마저 귓전에 흘리며 집을 나섰다.
그리고 아파트 입구 광장에서 뒤를 돌아 봤을 때
수지는 뒤돌아보기를 기다렸다는 듯 손을 흔들어 보였고
나도 손을 들어 화답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갔다.
항상 그렇듯 버스를 타면 사무실 까지 가는 순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처음으로 집에서 다림질한 옷을 입었고 그리고 아직은 아내라고 할 것까지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배웅을 받으면 출근 했다.
버스 안에서의 상념은 사무실에 도착 할 때까지도
수지와 함께한 아파트에서의 일상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졌었던 것 같다.
오늘도 700 호실의 출근은 한 중사 보다 내가 좀 빨랐던 모양이다.
이방으로 출근을 하면서 내가 한 중사 보다 빨리 출근 하는 날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오늘은 직접 열쇠로 문을 열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장실에 들어간 나는 책상위에 정갈하게 놓여 있는 서류를 보았다.
'몽유도원도'라는 표제로 봐서 내가 주었던 모든 자료를 취합한 보고서임이 틀림없었다.
역시 한 중사는 대단한 여자 였다.
그녀의 성실함은 여자로서의 사랑스러움 보다는
성실함과 근면함 그 자체로 존경스럽기 까지 했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처음 도서관을 돌아다니면서
자료를 수집 할 때의 긴장감을 떠 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보고서를 처음부터 읽기 시작 했다.
*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 *
* 그림의 개요 :
비단 바탕에 그린 수묵담채.
1447년 안견의 작품. 세로 38.7Cm,가로 106.5Cm.
현재 일본 덴리대학(天理大學) 중앙도서관 소장.
총 길이 20m 정도의 두개의 두루마기 형태로 되어 있으나
그림 자체만을 보면 그렇게 크지 않음.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무릉도원을 방문하는 꿈을 꾸고
그 내용을 안견에게 설명한 후 그리게 하였으며
안평대군이 직접 쓴 표제와 발문을 비롯하여
신숙주, 정인지, 박팽년, 성삼문 등, 당대 최고 문사들의 제찬을 포함해서
모두 23 편의 찬시가 포함되어 있음.
그림은 3일 만에 완성 되었다고 하며 다른 그림과 달리
그림이 왼쪽 하단부에서 오른쪽 상단부로 전개 되어 있다고 함.
왼쪽은 현실세계의 실체를 그리고 오른쪽은 이상향을 그려 냈다고 하고,
그 이상과 현실이 조화롭게 잘 배치되어 하나의 통일감이 있게 설정 되어 그려졌다고 함.
특히 좌반부의 정면시각과 우반부의 부감법을 이용한 공간처리,
평원과 고원 대조, 사선운동의 활용을 통해 자연의 웅장함과 선경의 환상을 절묘하게 표현 했다고 함.
북송대 이후의 곽희파 화풍의 영향이 있다고 하나
그걸 한층 발전시킨 안견의 독창성이 돋보인 그림 이라고 함.
이후 모든 산수화의 교과서적 구도가 되었다고 하며 도원도를 그린
중국과 조선 화가는 많았지만 안견의 도원도는 그가 자성일가한 화풍으로 평가 받고 있고,
시문서화금기(詩文書畵琴棋) 육절 모두에 탁월한 안평대군이 직접 우인들의 축시를 받을 정도로
사랑을 했다는 그림임.
* 그림의 평가 : (안휘준의 문화재 위원장의 특징적 지적 발취)
1.구도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전개되며, 낙관도 오른쪽에 찍혀있다.
보통 동양의 전통에서는 횡축인 경우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펼쳐지는데
이러한 구도와는 다르다. '몽유도원도'의 이 구도는 안견의 총민함의 결과 이다.
2.화면 내부에는 빈 배만 있을 뿐 인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안평대군의 청에 의한 것일까, 아니면 신성한 도원의 세계에 속인들을 표현하고 싶지 않아서일까
추측될 뿐이다.
3.화풍은 부분적으로 곽희풍과 연관이 전재되나,
전체적으로 볼 때 '몽유도원도'는 보다 분명하고 적극적인 새 창작의 세계를 두드러지게 드러낸다.
* 그림의 소장자 :
1.현재는 일본의 덴리대학의 중앙 도서관에 소장 되어 있음.
2.가장 오래된 소장가는 큐슈 가고시마 출신의 도진구징(島津久徵) 이라는 사람이며
그의 생애와 활동으로 미루어 '몽유도원도'는 적어도
1900년 이전에 일본에 건너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
도진구지의 가문이 임진왜란 때 출병한 가문 이였고
조선조 후기에 이 그림에 관한 기록이 전혀 없는 걸로 봐서
임진왜란 때 약탈당했을 거라는 추정만 하고 있음.
3.해방 직후 한국에 팔려는 일부 상인이 있었으나
그 가격이 너무 비싸서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또 진본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더듬거리는 사이 일본의 덴리대학 으로 넘어 갔다는 소문도 있음.
그 소문과 다르게 황수영 박사의 경우 해방이후 현대에 들어 와서
서울의 진고개 부근에서 일본인의 손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확인할 길은 없음.
* 안평대군과 그림과의 연관성 :
1.훈민정음 창제에 있어서 세종대왕이 대단한 서예가는 아니었다고 함.
다만 소리로 나는 말 과 짝하는 글자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언어학, 자학(字學),서예 이론은 물론,
모든 문자 역사에 대한 통찰력이나 서사 능력에 있어
그 시대의 최고의 고수 이었다고 할수 있었음.
글자 자체가 그림을 형상화 하는 한문에 전혀 다른 이론, 즉 말의 소리와 같은 글자를 만들고
그걸 표기 하는데 가장 적합한 글자를 쓸 수 있는 사람으로
세종대왕은 안평대군과 그의 글씨인 송설체를 선택했음.
2.그 송설체의 가장 기본이 된 안평대군의 직접 쓴 글씨가 현존 하여 있고
그 글씨가 ‘몽유도원도'와 함께 있는 발문 임.
몽유도원도에 기재된 모든 서체는 송설체(일명, 안평체)로 되어 있으며 44.6Cm x 38.7Cm 의
안평대군의 발문 원본이 몽유도원도와 함께 일본에 소장되어 있음.
발문은 골기가 들어나지 않는 유려한 점획, 균제미가 뛰어난 결구는
안평체의 전형미의 표본이라 할 수 있음.
3.조선 글씨의 토대인 안평체에 대한 평가는 청경 수려한 필치로
송설 조맹부를 뛰어넘는 송설체의 대가로 소전의 3대 혹은 4대 서가라는 점이며,
중요한 사실은 송설체의 명가는 안평만도 아니고,
송설체의 현장 또한 몽유도원도 발문만이 아님.
또 중요한 사실은 세종, 문종, 정인지, 성삼문, 박팽년, 강희안 등 집현전 학자들
모두 송설체를 사용 했다는 이야기 이면 훈민정음으로 보이는 한자는
그 자체가 모두 송설체의 표본 이였고, 이것은 조선화 된 송설체,
즉 안평체(安平體)가 조선의 국서체가 되었다는 사실임.
4.대한민국의 산수화의 기본이 된 국보급 그림 몽유도원도는
그 기법과 화법의 수려함에 있어 꼭 되찾아 와야 할 우리의 문화유산 이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 그림과 함께 조선의 국체, 나아가
훈민정음의 뿌리가 되었던 조선의 송설체, 안평체의 원본으로 간주 할수 있는,
몽유도원도에 함께 있는 안평대군의 발문을 꼭 되찾아 와야 하는 게 우리국민의 의무임.
* 안평대군의 발문 :
1.발문의 내용에는 그림을 3일 만에 완성 시켰다고 적혀 있음.
2.발문에는 안평대군의 제서와 시 1수를 비롯, 당해 20 여명의 고시(高士)들이 쓴
20여편의 찬문이 들어 있음.
3.그림과 그들의 시문은 두개의 두루마리로 나뉘어 표구 되어 있으며
이 시문은 저마다 친필로 되어 있다고 함.
4.그 내용에 있어서도 그 문학적 가치가 높다고 함.
5.그러나 安平의 발문 자체는 언급 했던 것처럼 44.6Cm x 38.7Cm 의 크기로
이는 순수 안평대군의 서체만 기록되어 있음.
* 안평대군의 요약 :
1.세종대왕의 셋째아들, 소헌황후 심씨 소생. 큰형 문종, 둘째형 세조.
2.세종10년 안평대군으로 봉해지고, 좌부대언 정연의 딸과 혼인, 이듬해 성균관에서 수학.
3.황표정사 라는 왕자들이 추천하는 사람이 왕이 되는 제도를 장악하여 한때
권력의 실세로 등장하기도 하였으나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키면서
강화도로 유배 되었다가 후에 귀양지가 교동으로 옮겨졌으나 그곳에서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함.
4.어려서 부터 학문을 좋아 하여 시, 글씨 그림에 능해 삼절 이라 하였고 거문고도 능했다함.
5.특히 글씨에 능해서 중국 사신들은 '조맹부 에게 배웠으나 조맹부 보다 더 뛰어난 솜씨‘ 라고
극찬을 했다함.
6.현재 남아 있는 그의 글씨는 '세종대왕영릉신도비' '청천부원군심온묘표'
그리고 '임여대군 묘표'등 금석문만 남아 있어 훈민정음 서체 연구에는 부족한 감이 있음.
몽유도원도 발췌문 요약.
중사 : 한 경 석.
첫댓글 안개비가 내리고.... 흐린날씨지만... 즐겁고 행복가득한 날 되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행복한날되세요....^^
소위 글의 예라고 쓰고 있는 육조나 안체..이것이 안평대군의 안평체를 일컬음을 다시 배웁니다..몽유도원도의 크기며 수묵의 채색까지도 글의 설명에서 한번 상상을 해봅니다...무릉도원의 그림을 이곳에 올려주시면 더없이 좋지않을까고 ㅎㅎ 기대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