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찬송이 흐르는 조용한 매장에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신선한 과일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이 시간
출애굽 이후 가장 많이 변화된 것은
이처럼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곳에 있을 때는 손님이 없으면
서둘러 전도를 나가거나
한 평 남짓한 내 공간에서 숨죽여 있어야만 했다
내가 매장에 있다는 것을 그분이 안 이상
수시로 벌어지는 허드렛일을 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모른 척했다가는
후에 이 문제를 꼬투리 삼아
매장 임대료를 올리는 구실로 삼거나
걸핏하면 나가라는 말을 듣는 모욕감을 느껴야 했다
그렇게 7년 가까이 요셉의 종살이 체험 같이 보내다가
전적인 주님의 은혜로 나오게 되었으니
... 2023년 8월 22일 일기 참조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자나 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 주시고
모든 일을 주 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찬 460장)
생각하면 할수록 주님의 은혜였다
어찌 그 모진 시간을 맨정신으로 버틸 수 있었는지..
사람들은 왜 그런 취급까지 당하면서 있었느냐고 하는데
몸도 맘도 연약하나 새 힘 받아 살았네
물 붓듯이 부으시는 주의 은혜 족하다
사랑 없는 거리에나 험한 산길 헤맬 때
주의 손을 굳게 잡고 찬송하며 가리라(찬 460장)
그런 가운데 주님을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지하철 전도를 더욱 열심으로 나갔다고 믿는다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
물론 지금도 고난이 없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때문에
주님의 일하심이 크게 임했다는 것을 알게 될 줄 믿는다
요 며칠 심적으로 힘든 분들을 만나게 된다
문제의 크기는 다르지만
당신들 입장에서는 일생일대의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한 문제를 토로하는 가운데
내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이 말씀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익히 들어 본 말씀에 수긍하면서도
막상 자신에게 접목하려니 좀처럼 안 되는 것이 문제였다
나 또한 그분들의 문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사랑이 전지훈련비 마련을 위해
한 푼이라도 아끼는 상황에서 벌어진
아파트 배수관 문제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었다
그러다 기나긴 병수발에 지친 가족과
부득불 이혼하는 처지에 놓인 지인의 모습을 보면서
...2023년 11월 28일 일기 참조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현재 내가 누리는 모든 것들이
주님의 은혜였는지를 알자 불평이 감사로 바뀌었고
그러한 은혜에 감사해 오늘도 사역을 마치고 오자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 14:27)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과 기쁨으로 하루를 살아가게 하신 것 아닌가!
그분이 떠나고 난 자리.
나도 평생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다닐 수도 없었는데
지금은 내 발로 걸어 다니며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세상 그 어떤 고난도 이겨 낼 힘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