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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저도 가슴이 헛헛해 가만히 앉아 있기 어렵습니다. 너무나도 황망하게 하늘로 가버린 최진실, 그녀가 그리워 그녀를 따라 길을 떠납니다.
북한강변에는 곳곳에 그녀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녀가 잠들어 있는 갑산공원 묘역이 양수리를 내려다봅니다. 북한강 건너에는 그녀가 땀을 흘렸던 남양주종합촬영소가 있습니다. 뿐인가요. 온국민 애간장을 태웠던 드라마 ‘장밋빛 인생’의 마지막 장면, 맹순이 가족이 평화롭게 산보하던 갈대숲도 있습니다. 너무나도 찰나적인 행복을 누렸던 영화 ‘편지’의 애잔한 장면들이 이 강변에서 그녀를 그리워합니다. 이 찬란한 가을을 그녀가 보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출발은 서울입니다. 서울을 벗어나 6번국도를 타니 팔당호반까지 금방입니다. ‘양수리’ 이정표를 보고 내려와 양수리로 가니 양수교 초입에 삼거리가 나타납니다. 꽤 복잡한 읍내를 지나고, 공사 한창인 건널목을 우회해 강변길로 올라섰습니다. 가을바람에 강변은 낭만적이기 짝이 없는데, 라디오 음악은 우울했습니다. 나는 지금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그녀가 잠든 곳, 갑산 가는 길
오른편으로 갑산공원이라는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그녀가 잠든 공원묘역입니다. 서울 근교라고는 믿을 수 없는 한적한 가을 풍경이 펼쳐집니다.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는 논과 황톳길, 그리고 시끄럽기까지 한 풀벌레 울음소리…. 그 처연함을 스치며 산길을 오릅니다.
그녀가 마지막 간 길은 아늑합니다. 고개를 돌아 반쯤 포장된 오르막은 하늘이 뵈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우거져 있습니다. 멀리 다람쥐 꼬리만한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길을 멈추고 생각에 잠깁니다. 저 산모롱이만 돌면 그녀가 있습니다. 하늘로 떠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 아늑하고 평화로운 공간에 그녀가 쉬고 있습니다.
산모롱이를 돌자 눈 앞에 묘역이 보입니다. 그녀는 이 묘역 맨꼭대기, 맨 오른쪽 ‘마므레동산’에 안식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다니던 교회의 안식처입니다. 마므레는 기독교 구약에서 아브라함이 세 천사를 영접한 곳입니다. 천사 같았던 그녀, 참으로 천사를 만나 웃고 있기를 바랍니다. 멀리 마므레동산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제 가슴은 진한 물기로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한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임에도, 이제는 영영 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물기로 변해 가슴을 채웁니다. 그녀는 거기에서 꽃이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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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_()_
명복을 빕니다...() 그러나 이같은 마지막 선택은 자신밖에모르는 최고 나쁜 행위 이죠...
케이블에서 자주 얼굴을 봐서인지, 아직 실감이 안나네요....
ㅠㅠ ㅠㅠ ㅠㅠ..........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 !
당해 보지 안은 분은 그 마음을 알수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