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써바이벌<1>/위정(葦靜) 류우천
제목에 영어를 안쓰려고 했는데 마땅한 단어가 없어서 survival이란 단어를 썼습니다
국산 말로 하자면 홀로서기란 말이 가장 적절하겠네요
국경을 뛰어넘는 사랑으로 남녀가 만났다고 하더라도 떠날 때는 같이 못가지요
회자정리(會者定離)라고 만난 사람은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봅니다
이번 이야기는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홀로서기를 해야됩니다 이혼을 하든~ 사별을
하든~ 상관이 없이 이별이라는 운명을 지고 살아야 됩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사전준비나 마음가짐이라도 하며 살아가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이별을 맞이하는 순간부터인생살이가 엉망으로 변해 버립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우선 남편을 잃은 여성들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로 부터 시작을하지요
남자가 부인을 잃으면 보편적으로 짧으면 3년 길게는 5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온 날의 그림자
때문에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되지만 여자는 남자의 갑절이라는 세월 동안 앙금을 삭이며 살아야 됩니다
꼴통짓만 하던 남편이라고요?? 그래도 5년 이상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여성들은 평균수명이 길기 때문에 농촌도 경로당에 노인들이 모이면
80%정도가 할머니들로 비율이높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자는 남편을 잃어도 평소에 하던 일을 그대로 하면 되지만 남자들은
부인이 해주던 일을 본인이 모두 해야되기 때문에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음으로 수명을 단축하지요
우리 나이에 이혼은 거의 없을 터이고 우선 장례의 모든 절차를 끝내고 나면
수개월은 생활의 리듬이 깨어집니다
이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잉꼬처럼 살았던 부부라면 두 말 할 나위도 없지만
개 닭보듯이 살았다고 해도 떠나고 나면 대포알에 가슴이 뚫린 것 처럼 마음이 허전하지요
밤에는 무서움을 느끼는 여자도 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한 달 정도는 가족이 함께 있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엊그제 까지만 하더라도 저 방에 누워 있었는데 빈방을 보면 오만가지 생각이 납니다
신경이 예민한 여성들은 불면증과 악몽에 시달릴 수도 있지요 심하면 실어증과 마비증세도 보입니다
이럴 때는 가족들이 집을 옮겨서 분위기를 바꿔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게 얘기를 하자면 혼자있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여 주던가 아니면 생활을 바쁘게 만들어 줘야 됩니다
여자라면 적어도 6개월은 예전의 컨디션을 회복하기가 어렵습니다
밥을 먹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고 온갖 가구들이나 심지어는 길을 가다가도...
하루 일과중에 절반이 넘는 시간을 떠나간 사람의 기억으로
가슴앓이를 합니다 입으론 지금을 이야기하면서도 머리속은 과거를 더듬고 있지요
특수한 경우도 있지요
어린 자식들을 남겨 놓았다거나 아니면 생업이 늘 바쁘게 살았던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로 옆도 돌아볼 시간이 없다면 낮에라도 잊어버릴 수가 있겠지만 거의가 주부의 역할만
하던 여자들은 이 고통의 시간을 넘기기가 살기보다 어려운 시기라고 보시면 맞습니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이 가정마다 죽음을 맞이한 환경에 따라서 천차만별이지요
우리가 부모를 떠나 보낼 때는 수년전부터 마음에 준비를 하지요
그러나 배우자가 떠날 때에는 정말로 부모보다는 훨씬 깊고 진하게 가슴앓이를 합니다
이는 부모는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당연히 일찍
떠나는 것이 정한 이치지만 배우자는 서로가 의지하는 버팀목으로 살았기에 충격이 훨씬 더 큽니다
보편적으로 남편을 잃고 많이 우는 여자는 재혼을 하는데
눈물이 적은 여자는 혼자 산다고 하지요
아마도 눈물이 적은 여자는 그 만큼 성격이 독해서 혼자서도 잘~ 살아가지만
매일 우는 여자는 마음이 여려서 도저히 혼자는 못살기 때문에 재혼을 한답니다 go→
나 홀로 써바이벌<2>/위정(葦靜) 류우천
몇년 전에 대구 홈프러스에 갔더니만 반쪽짜리 수박을 랩으로 포장해서 팔더니만
작년인가는 4등분 했는 수박을 팔더라구요
그런데 요즘은 계란마저도 6개짜리나 4개짜리가 마트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답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잘 아시겠지요? 바야흐르 독신자를 위한
소포장의 상품이 잘팔리는 시대가 왔다는 증거지요
이웃 일본도 2010년 10월 센서스 조사결과를 보면 전체 인구의 31.2%에 해당하는
1588만 5천세대가 나홀로 가구라고 하니 아마도 지금은 35%정도는 되었겠지요
쉽게 말하자면 3가구 중에 1가구는 독신자라는 얘깁니다
우리나라도 2035년에는 1인 가구수가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42%까지 늘어 난다는
통계가 있는 걸 보면 사연이야 어찌되었건 누구나 이런 앞날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년을 혼자 살아온 사람들은 이미 단련이 되어서 자기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아가지만
어느날 갑자기 쏠로가 되어버린다면 정말로 눈앞이 캄캄합니다
30대에 혼자가 됐다면 남녀를 막론하고 인내를 배우지 못한 품성으로 갈라서며 4~50대에는
사고나 불륜이 가장 많은 사연이고 60이후에는 대부분이 사별이 원인이 되지요
부부가 함께 산다면 은연중에 서로가 서로에게 심적으로 기대어 살지만 평소에는 느까질 못하지요
어쩌다가 며칠간 자리를 비워도 마음은 괜찮은데 집안의 분위기가 삭막함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막상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일이 생기면
그때는 머릿속이 빈 것 같은 공허함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전문용어로는 정신적 박탈감이라고 하지만
본인은 영혼이 날아간 상태가 되어버린 겁니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삶의 의욕도 반감되고
무력해지는 자신감이 우울증으로도 나타납니다
세상은 매일매일 변해가고 인간도 거기에 맞춰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재미가 인생이란 것인데
혼자가 되어버리면 망망대해에 홀로 내버려진 것 처럼 마음이 외롭습니다
물론 뜻이 있어서 독신을 고집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들은 무언가 함께하지 못하는
컴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적당히 싸우는 부부가 오래 산다는 통계가 있는 걸 보면
인간은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존재의 의미를 느끼는 동물인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써가는 이야기는 제목처럼 어떻게 하면 과거의 쓰라린 기억을 빠른 시간내에 털어버리고
화려한 싱글은 아니더라도 방안을 맴도는 비참한 삶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실화로 일가중에 신앙을 가지고 부부가 참외농사를 지으며 다정하게 살던
70대 초반의 부부가 갑자기 남편에게 찾아온 췌장암으로 인해서 5개월도 못살고 세상을 등졌지요
평생 벌었는 돈으로 집도 사고 이제 노후엔 일도 줄이고 여행이나 다니자고 했던 남편이
이렇게 허무하게 떠나보낸 뒤로 부인은 실어증 까지 걸려서 문밖 출입을 안하더라구요
지금은 6년인가 되었는데도 남편 이야기만 나오면 굵은 눈물이 주르르 흐르더라구요
이렇게 옆지기를 잃고나면 남자는 더 말할 필요도 없고 여자도 정신이 반은 날아갑니다
그리고는 늙어가는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지요
꼭~ 남편이 아니라도 여자는 루즈를 한 번 바르더라도 누군가를 위해서 바르지요
그러나 이제는 화장할 이유도 없습니다
모양을 낼 필요도 없고 봐 줄 사람이 없는데 귀찮아 집니다
그러나 운명이란 건 오묘한 것이라서 시간이란 약으로 하루하루를 씻어가다 보면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개그에는 여자들 동창모임에서 나만 서방이 있다고 푸념을 한다지만
막상 없어보면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는 것과 같습니다
남들이 보는 시선도 따갑게 느껴지지요
"저 여자 혼자 됐어~"
란 말이 마치 내가 죄인이 된 듯한 기분으로 머리가 숙여지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