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역 옆에 위치한 한옥 마을에 10명 회원이 모두 모이니 臥病중인 김관장 빼고 전원이 참석해 오늘의 색다른 行事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대단함을 보여주는군요. 오늘도 변함없는 조원중 거사의 생강차와 커피까지 곁들여 목을 충분히 적시게 되자 전완묵 친구가 산에 오르기는 모두 힘들 것 같으니 오랜만에 최근 확 달라진 모습의 명동 거리를 구경하고 가자는 솔깃한 제안을 하니 몇몇이 동의한 게 화근이 되어 일부는 명동쪽의, 일부는 그 반대쪽 플랫홈으로 갈라져 출발에 혼선을 빚었지만 결국 합류해 같은 열차에 타 오늘의 목적지인 상계역으로 달리며 그 옛날의 수학 여행의 추억을 더듬어보았답니다.
서울 시내 안에서의 이동도 이렇게 행동 일치가 어려운데 10여년 전 20명에 가까운 인원의 백수 여행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가 지금 생각하면 기적같이 생각되네요. 오늘 함께하는 이동 상황을 보니 이재는 어떤 단체 여행도 시도하면 않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4호선은 종점에 가까워지자 터널 밖으로 달리는 코스가 꽤 있어 차창 밖을 보는 재미가 그런대로 쏠쏠하군요.
그래도 오늘의 색다른 계회이 나왔을 때 꽤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가며 강하게 반대하며 오늘의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처럼 겁을 주던 두 친구도 고급 축하주까지 준비하고 밝은 모습을 보이니 최총무가 너무 기뻐하는군요. 그래서 오래 숙성된 옛친구들의 우정은 뿌리가 흔들리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오늘의 이 색다른 행사에 몸이 불편해 참석못한 딱 한 친구 김병철 관장이 생각나고 모두들 빠른 쾌유를 비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조원중 거사가 오늘따라 말수가 너무 적어져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對話의 영원한 敵手인 김관장이 빠진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들 생각하네요.
상계역에 내려서 01번 마을 버스를 타야 한다고 오늘의 주인공인 최총무가 말을 하자 제천댁 집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는 사실이 거짓으로 판명되는군요. 거짓은 거짓을 불러 온다는 사실을 이재명이가 여러 번 몸소 실행으로 가르쳐주었는데, 오늘 최총무도 닮아가는지 목적지라 하며 下車하자고 해서 내렸는데 주위를 둘러보며 어느 건물인지 잘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떠는군요.
저쪽 흰색 건물에서 제천댁이 반가운 손을 흔드는데 붉은 벽돌집을 그 집인양 들어가려한 그 속임수가 얼마나 얄팍한지 재명이에게 한 수 배워야겠어요. 생일상이 거창하게 차려진 제천댁 거실로 들어서며 우리는 그저 感歎,感動할 수밖에 없었어요. 수십년을 함께 한 糟糠之妻도 남편이 10명이나 되는 친구들을 집으로 몰고 온다면 몸과 마음 어디 하나 성한 데 없이 亂打당하는 것이 요즈음의 세상 인심인데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맛갈스럽고 정갈하게 차려진 최총무 생일상을 보니 역시 우리 총무는 人福을, 그것도 우리 모두가 가장 부러워하는 女福을 넘치게 갖고 태어난 팔자인가 봅니다.
남산 한옥 마을에서 맞형님이 오늘의 式順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면서 한 가지 순서를 꼭 넣어야 한다고 하기에 그것이 뭐냐고 했더니 "최총무에게 犧牲당한 많은 여인들을 기리는 默念"순서라고 해서 拍掌大笑하면서도 認定했던 일이 생각 나네요.
그러면서 한 가지 더 제천댁에게 부탁 겸 꼭 주의할 것은 四方 1km 안에 개(犬)가 없는 동내에서 거주하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라네요.
慶事 모임이 있을 때마다 고급 양주 공급을 전담하던 전완묵 사장이 오늘은 대만 특유의 名酒인 금문도 고량주로 최총무 생일을 축하하고 친구들을 즐겁게 해주니 정말로 고맙군요. 생일 잔치 수저와 축배를 들기 전에 오늘의 이 뜻깊은 모임을 이루게 해주신 하나님께, 아울러 어려운 잔칫상을 차리느라 너무 수고 많았던 제천댁 가정의 안녕과 평화를 위한 맞형님 尹總長의 感謝 祈禱 순서가 있었어요. 이어서 뜻깊은 모임 때마다 名句를 담은 揮毫 족자를 만들어 그 가정의 진품명품이 되게 해주는 이 평희 書伯님의 揮毫 증정 순서가 있었답니다.
나이든 노인들의 건강 유지에 禁忌 사항인 짠맛을 전혀 느낄 수 없으면서도 모든 음식이 적당하게 간이 맞는다고 정만수 장군이 칭찬하자 모두가 크게 동감하는군요. 이때 잠잠히 듣고 있어야 할 최총무가 참지못하고 제천댁 칭찬에 한 수 더 얹어 말을 꺼내는 바람에 "八不出"이 되는군요.
전완묵 사장은 옛날의 놀던 가락으로 體得한 실력으로 최총무와 제천댁 사이의 바로잡아야 할 사항을 조목조목 짚어주는군요. 예를 들어, 금요일 등산 때 제천댁이 만든 음식을 들고 최총무와 중간에서 만나는 불편함을 과감하게 버리고 둘이 한 지붕 밑에서 합치는 게 順理라는 등의 忠言입니다. 백번 지당한 충고라고 모두들 공감의 뜻을 표하는군요.
음식이 이렇게 좋고 맛이 있지만 늙어 쪼그라든 胃腸이 받아들이는 量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거의 차려진 양의 반 이상이 남아 제천댁에게 너무너무 미안했어요. 그래도 그 남는 양의 대부분은 시일을 두고 최총무의 피와 살이 될 것을 예상하니 조금은 慰安이 되는군요.
이런저런 즐거운 얘기가 진행되는 중에 시간이 흘러 이제는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되어 일부는 먼저 자리를 뜨는군요. 정말 오늘의 이 어려운 자리를 오직 최총무를 존경하고 아끼는 마음 하나로 희생적으로 마련한 제천댁에게 진심어린 感謝의 마음을 전하고 밖으로 나왔답니다. 집 계단에서 아쉬운 작별의 손인사를 하는 제천댁에게 우리도 힘차게 손을 흔들어 답하고 상계역으로 가는 새마을 버스에 올랐답니다.
최총무님! 그리고 그의 사랑하는 동생 柳女史님! 오늘과 같은 정성어린 잔칫상으로 친구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안겨줘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날 함께 즐긴 친구들] 윤영연 조원중 정만수 조남진 이두훈 전완묵 이평희 최기한 주재원 한현일
[다음 주 모임 안내] 3월 28일(金) 11시 대공원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