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안내 업무를 6일 하고 앞으로 3일 더 할 알바생으로서 신분당선 운임 체계에 혼란을 느끼는 호갱님들을 위한 간략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간략한 정리를 위해 이하 본문에서는 말을 짧게짧게 하겠습니다.
전제: 신분당선 기본료는 1,600원이다.
그 외는 수도권 통합 요금제와 동일.
그 말은 즉, 10km의 기본 거리와 5km당 100원이라는 거리 비례 원칙도 그대로 가져간다는 말.
그럼 FAQ로 알아보자.
1. 정자역 위층 게이트(분당선)에서 찍고 내려왔는데 여기(환승게이트)에서 한 번 더 찍어야 하나?
: 물론이다. 처음 승차할 때 900원 나가고, 환승게이트에는 0원이 찍힐 것이다. 환승이다 이 말이다. 오히려 안 찍었다가는 당신 신분당선 이용을 마치고 나갈 때 플랩에 허벅지를 강타당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넘쳐나므로 하차하는 사람들한테서 에러가 나오는 거겠지만.
2. 잠깐, 0원이라니? 1,600원이 기본료라고 하지 않았나?
: 신분당선 요금제는 한 마디로 조삼모사다. 처음에 900원 찍고 승차하면 신분당선 이용한 다음 제일 처음 찍히는 게이트에서 700원을 친히 가져가신다. 거리 비례 요금을 최종 하차 게이트에서 가져가므로, 환승 게이트가 아닌 하차 게이트로 나가면 승차할 때보다 더 많은 요금이 나가는 것을 보고 패닉에 빠질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날강도라고 오해하더라.
3. 뉴스보니까, 출구에 따라서 요금이 다르다며?
: 신분당선을 타고 왔는가? 안심하라. 결론부터 말하면 환승게이트에 찍고 다른 노선 출구로 나가든, 신분당선 하차 게이트에 찍고 한 번에 나가시든 같은 요금이 나간다. 다만, 환승게이트에서 우선 1,600원과 900원의 차액인 700원을 가져가고, 최종 하차게이트에서 거리비례 추가금을 가져가므로 돈이 또 나온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하차게이트로 가면 700원과 거리비례 추가금을 한방에 가져간다는 점 외에 차이는 없다. 매를 몰아 맞을 것이냐, 나눠 맞을 것이냐는 분명 다른 거지만, 수치화된 요금에서는 결과적으로 같은 것 아닌가! 그러나 물론 주의해야할 경우는 있다.
4. 주의해야할 경우라니?
: 타 노선에서 신분당선으로의 환승 통로 벽면을 살펴봤는가? X번 출구로 나가면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는 그 현수막 말이다. 신분당선을 이용하지 않은 당신이 환승통로를 따라와서 환승게이트에 찍고 하차게이트로 찍고 신분당선 전용 출구로 나가면, 하차게이트에서 700원을 뜯기고 마신다. 이건 불합리한 요금이므로 절대 신분당선 이용하지 않은 분이 전용 출구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환승하면서 눈감고 앞만 보고 왔는지 서너명 정도 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안내는 신분당선 나가는곳 안내보다 잘 되어 있으니(...) 제발 눈 좀 뜨고 다니자. 자리세 운운하며 불합리하다고 알바한테 따지기 전에.
5. 난 신분당선 이용 안 할 건데, 신분당선 전용 출입구로 들어온 모양이다. 여기 찍고 다른 노선 이용하면 안 되나?
: 정자역 구조가 희한해서인지 고유 특성인지는 모르지만, 신분당선 전용 출구로 들어오면 우선 승차 게이트를 맞딱뜨리게 될 것이다. 일단 찍으시고, 환승게이트에 한 번 더 찍으시라. 4번의 반대 방향인 셈이지만 추가금은 없다. 아무래도 게이트에서는 최초 승차역 기준으로 700원을 추가 갈취하는 모양이다. 4번 항목 희생자는 최초 승차역이 다르다면 무조건 700원을 가져가게 만든 게이트 운임 시스템 설계자를 욕해라. 아무튼 타실 때는 아무 문제 없음.
6. 수도권 정기권이 안 찍히네?
: 눈 좀 뜨고 다녀라(2). 기본료가 다른데 그게 상식적으로 찍히겠는가? 원칙대로라면 한 번 나가는곳에 찍으시고 일회용 승차권을 다시 구매하셔서 이용하셔야 한다. 하지만 되돌아가래도 귀찮다며 그냥 지나가게 해달라는 귀차니스트 영혼들이 많은 현대 사회 구성원들을 위해 알바는 옆문을 열고 건너편 승차 게이트에 친히 안내해드릴 것이다. 속으로 개새끼라고 욕하면서. 게이트에서 Err-20~22가 나시는 분들은 이런 경우이므로 일단 승차권 제시를 요구하게 된다. 참고로 신분당선 이용이 잦다면, 신분당선 운임이 포함된 신분당선 정기권을 새로 구매하시길 추천한다.
7. 일회용 카드인데 안 찍히네?
: Err-45(하차게이트에서), Err-46(환승게이트에서)이 나셨다면 바로 정산기로 달려가시라. 정산 버튼을 누르면 추가로 넣어야 하는 금액이 나온다. 처음 발매하실 때 신분당선 이용을 선택 안 해주시면 이렇게 귀찮게 되신다.
8. 근데 난 아까 정산했거든?
: 강남에서 정산해서 정자까지 오셨는가? 어쩔 수 없다. 아까 정산하신 건 신분당선 기본료까지 모자란 금액이었고, 여기는 거리비례 추가 요금이 부족하신거다. 이렇게 설명해도 못알아듣는 인간은 버틴다. 지금 똥씹은 표정으로 "아닌 것 같은데."라고? 네가 얼마나 잘 안다고 정산 기계한테 따져? 그게 싫으면 처음부터 신분당선 운임이 포함된 승차권을 뽑으셨어야 한다니깐.
9. 아까 환승게이트 찍고 신분당선 이용을 마쳤는데, 화장실 좀 가야겠다. 옆문 좀 열어줘라.
: 찍고 들어가시면 된다. 신분당선 이용하신 호갱님께 받는 700원의 차액삥은 단 한 번만 징수된다. 찍고 들어가서 화장실 이용하시고 다시 나올 때 찍으시면 된다. 옆문 열어주면 편하긴 하지만 옆문으로 안내하고 열어주는 동안에 수많은 호갱님들을 지켜보지 못하게 된다. 알바 편의라고 욕해도 어쩔 수 없지만 일단 손해보지는 않으니 믿어주시라. 참고로 환승게이트 갔다가 마음이 바뀌어서 신분당선 전용 출구 방면으로 되돌아 나가도 요금은 상관없다. 건너편에 요금이 찍힌다고? 말했잖아. 그건 어디로 나가든지 찍히는 거리비례 요금이라고.
10. 근데 거리비례 요금이 이렇게나 비싸나?
: 버스 환승, 타 운영사 지하철 등 최초 대중교통 승차 이후 환승하신 모든 거리에 대한 요금이다. 1400원 이렇게 하차 요금이 찍히시는 걸 보면 거리 비례로 700원을 내는 건데, 기본 거리 포함해서 이동 거리가 최소 45km는 된다는 이야기다. 경춘선 개통 덕에 평내호평같은 먼 곳에서 여기까지 달려오시는 분도 많아진 것 같다. 광명에서 오신 분도 이 요금에 불만을 갖고 문의하시던데, 결국 내 설명을 듣고 이해하시더라. 참고로 이 단서는 수도권 운임의 공통 사항으로 신분당선만의 특징은 아니다.
11. 뭔지 모르지만 게이트를 통과할 수 없다.
: 위의 경우 이외에 통과할 수 없는 경우는 다음의 경우이다.
Err-04: "타지도 않은 녀석이 나간다고?" - 승차 태그가 되지 않은 카드다. 일단 처음에 찍은 카드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장 난감한 경우인데 운임 산정의 근거가 없어 일단은 보낼 수밖에 없다. 본래대로라면 30배의 부가금을 물려야 마땅하지만 일개 알바가 무슨 권력이 있어 그런 짓을 하겠는가. 여행을 계속한다면 반대편 승차 게이트에 찍도록 유도한다.
Err-06: "카드가 이상해!" - ...라고 게이트가 주장하지만 옆에 찍으면 보통 되더라. 옆에 찍어도 반응이 없거나 같은 오류가 난다면 정말 카드가 손상된 경우다. 보통 카드가 손상되면 아예 반응을 안 하는 경우가 많지만.
Err-14~16: "돈 좀 팍팍 넣어줘." - 교통카드에 충분한 잔액이 없다. 특징은 잔액부에 --NO VALUE--라고 뜨는 것. 하차에서 돈이 팍팍 깨지는 신분당선 특성상 이건 철저히 잡아줘야 한다.
Err-43: "넌 신분당선을 탄 적이 없다."(내릴 때 한정) - 반대쪽 환승게이트에 찍고 다시 찍어보라 안내하면 되더라. 탈 때는 과감하게 환승게이트를 스킵하셨나보다.
Err-33: "아까 찍혔는데 안 가고 뭐했어?" - 타시는 과정에서 이미 승차 태그하셨다. 승차 게이트에서 좀 전에 찍혔는데 못 보고 다시 찍으신 경우. 일단 통과 기회를 놓치셨으니 플랩은 재주껏 뛰어넘어가시면 문제없다.
Err-34: 43의 일회용 승차권 버전
Err-44: "넌 나갔어." - 하차게이트에 찍고 오신거다. 출구 헷갈리고 반대편 가시다가 어이쿠하고 돌아오신 호갱님들은 이 에러가 뜨더라. 유감스럽지만 밖에 나가서 버스라도 환승하시면 기본료라도 아끼실거다.
Err-45~46: "일회권에 돈이 없군." - 정산기로 고고싱.
신분당선, 알고 이용하면 날강도라는 오해를 벗을 수 있습니다.
첫댓글 여담으로(당연한 얘기일수도 있지만) 신분당선 환승게이트를 찍고서 다른역에서 하차하지 않는다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다시 그 역으로 돌아와서 환승게이트 찍고 나가면 추가삥 안나오더군요....
예를 들어 강남역에서 환승게이트 찍고 정자역 와서 안나가고 바로 반대편 차 타고 다시 강남역 와서 환승게이트 찍으면 추가요금 안나오더군요...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