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부지몽(役夫之夢)
[부릴 역/사내 부/어조사 지/꿈 몽]
[뜻]
일꾼의 꿈, 현실에 만족하는 삶.
[내용]
주나라에 윤씨 부자가 있었다. 그는 많은 일꾼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늙은 일꾼은 새벽같이 일어나 밤늦게까지 힘겹게 일했다.
기력이 다한 나이인데도 쉴 겨를은 조금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밤만 되면 녹초가 되어 잠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늙은 일꾼은 매일 밤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은 자신이 임금이 되는 꿈이었다.
밤만 되면 그는 한 나라의 만백성 위에 군림하는 임금이 되는 것이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한편 궁전에서 주연을 베풀어 마음껏 마시고 산해진미를
즐겼다. 그러다가 잠이 깨면 한낱 일꾼이 되어 고된 일에 시달려야 했다.
어떤 사람이 측은히 여겨 위로의 말을 해주자 늙은 일꾼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일생 중 반은 낮이고 반은 밤입니다. 나는 낮에는 남의 집에 매인
일꾼의 몸이어서 괴롭고 고단한 신세지요. 하지만 밤에는 꿈에서 임금이
된답니다. 그 즐거움은 무엇에도 비길 수 없습니다. 그러니 무엇을 원망
하겠습니까?”
반면 주인 윤씨는 떵떵거리며 윤택한 생활을 하면서 지냈지만 많은 재산을
관리하려다보니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밤에 눈을 붙였다 하면 영락없이
꾸는 꿈이 자신이 남의 집 일꾼이 되는 것이었다. 밤새 힘겨운 일에 시달리다가
아침이 되어 눈을 뜨면 그제야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그 괴로움을 친구에게 털어놓자 친구는 말했다.
“꿈속에서 남의 일꾼이 되어 받는 고통은 낮에 누린 즐거움의 대가가
아니겠는가. 깨어 있을 때와 꿈꿀 때가 같지 않은 것이 운명의 이치라네.”
윤씨는 친구의 말을 듣고 일꾼의 일을 많이 완화해 주자 신경 쓰는
일이 줄면서 병도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현실과 꿈이 뒤바뀌는 삶을 누리는 두 사람 가운데 택하라면 꿈자리는
사나울망정 현실에서 위세를 부리는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하지만 비록 작은 일일지라도 열심을 다하고 밤마다 행복한 잠자리를
청할 수 있다면 요즘 같은 세상에선 또 다른 하나의 기적 같은 삶이다.

첫댓글 인간의 본성으로 보아 만족할 수 있는 삶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저 감사하는 것만이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