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 트래킹(TMB) 후기 - (3) 넷째날, 다섯째날 그리고 여섯째날(걷기도하고 버스도 타고~)

[훈훈]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뒤로갈수록 사진이 좀 줄어들었네요ㅎ. 아마도 점차로 체력이 떨어지면서 카메라 찍는 횟수도 줄어들었나봅니다ㅋ.

아무튼, 넷째날 부터 여섯째 날까지 추억을 더듬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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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밤 9시쯤 정신을 잃었던거 같은데, 여지없이 날은 밝았습니다.

그래도 건물안에서 묵었던터라 조용하게 편안한 밤을 보냈습니다.

아침먹고, 오늘도 화이팅해봅니다.

트래킹하면서 여러번 생각하고 느꼈던것은 '오늘걸어야할 거리를 내일로 미루지 말라' 였습니다. 오늘 조금 걸으면 내일 좀더 걸어야하고, 미루다 일정이 늘어지면 샤모니에서의 꿀맛같을 관광 일정이 줄어들기 때문에 항상 열심히 걸어야했습니다ㅎ.

출발하고서 바로 내리막이었습니다.

내려오다보니 왼편으로 이렇게 멋진 빙하가 보이더군요. 아마도 저 빙하는 수만년 저곳에 있었겠죠.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이 오른편으로 흘러내리는것이 보입니다.

빙하수..말그대로 에비앙입니다.

아침 출발후, 말그대로 평지 오솔길이었습니다.

길가다 이쁜 꽃이있어 접사?느낌으로 찍어보려했는데, 머..그냥 그렇네요ㅋ.

솔방울처럼 보이던 꽃도 찍어보구요.

그렇게 약 한시간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완전 평지. 그냥 휘파람이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같이온 동생녀석과 이런저런 이야기도하며 룰루랄라 그렇게 걸었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걸으니 갈림길이 나옵니다. 한쪽은 비탈을 아주 급하게 오르는길. 하나는 그냥 왔던 스타일의 길..

머...불길한 느낌..표지판에 다가가며 나름 속으로 짧게나마 기도해봅니다만, 가야할길은 오른쪽 아주 급한 비탈길입니다ㅋ.

헷갈리고 싶은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ㅎ.

그렇게 정신없이 한시간반이상을 올랐습니다. 그냥 땀이 쏟아집니다. 완전평지를 걸어왔던 터라 체감난이도가 더욱 상승한 느낌입니다.

그렇게 오르다 뒤돌아보니 높은 산이 보이고 빙하가 흘렀던 자국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멀리 있는 빙하도 내년, 내후년, 몇십년이 지나면 다 사라지겠죠?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 산 사면을 이렇게 걸었습니다.

고도가 3천미터 이하였었는데, 나무들은 별로 보이지 않고 이런 초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오니 한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사진찍고 왁자지껄했습니다.

왜그러지? 하는 생각으로 우리도 쉬었다 가자 그러고있는데, 건너편에 잘생긴 봉우리하나가 있습니다.

혹시나 하고 물어보니 저 봉우리가 몽블랑 이라고 하더군요ㅎ. 사람들이 없었으면 그냥 이름없는 봉우리라 생각하고 지나갈뻔 했습니다ㅋ.

인증샷 하나 남겨줍니다.

산사면을 걸으면서보니, 처음 걸어왔던 평지길도 같은 방향으로 계속 이어지더군요.

평지로 갔었으면 몽블랑 봉우리를 조망할수 없었겠죠.

다시 또 평화로운 길을 걸었습니다.

사진처럼 그냥 평화롭습니다.

건너편으로는 몽블랑을 비롯하여 알프스의 산군들이 병풍처럼 계속 이어집니다.

몽블랑이 아니었다면, 어느곳에서든 한 이름 했을 봉우리들인데 이곳에서는 수많은 봉우리중 하나 입니다.

공교롭게도 구름이 만년설의 경계에 딱 걸쳐있습니다. 구름위로 많이 추운가봅니다ㅎ.

그렇게 다시 한참을 걸었습니다.

산장에 1시 가까이 되어도착했었는데, 아침먹은이후로 가파른 오르막에 낙타등같은 산사면을 오르락내리락했더니 많이 허기지더군요.

샤모니에서 출발할때, 피자가 맛있다고 들은 산장입니다.

도착해서 우선 맥주부터.

피자 주문하려하니까 피자는 겨울에만 된다더군요. 쩝..

추천메뉴를 물어보니 파스타를 권하길래, 이태리 왔으니 토마토 보다는 까르보나라로 주문했습니다.

파스타 나온것 보고 놀랐습니다. 양이 엄청많았습니다. 게다가 치즈가 엄청 진하구요. 산위에서 먹는 파스타임에도 불구하고 딱 10유로...우리나라 웬만한 음식점 파스타보다도 싸더군요.

파스타 먹었던 메종 빌 산장.
점심식사하고서 한참을 내려왔습니다. 스키장이었는데, 리프트는 운행을 하지 않기에 스키장 슬로프 옆으로 있는 급경사 내리막을 한시간 반가량 내려왔습니다.

발바닥에서 불이났습니다. 게다가 햇볕은 어찌나 내리쬐된지...

그렇게 내려와 도착한곳이 꾸마에(Courmayeur) 입니다.

이곳에서 다시 식량과 가스를 샀습니다. 배낭이 다시 무거워집니다. 머..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곳에서는 버스를 타고 이동할수가 있습니다. TMB 코스중에는 버스를 타고 갈수 있는 코스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점프하기로했습니다.

이곳에서부터 그랑드조라스 라해서 알프스의 멋진 산군들을조망할수 있어 걸어가도 좋습니다. 저희는 버스에서 집중해서 보는걸로 그렇게^^

버스 티켓(=행복 티켓)

그렇게 한 30분 정도를 버스 종점까지 갔습니다. 종점에 내리는 사람이 저희 일행 둘 뿐이더군요.

기사한테 물어보니 한시간정도 걸어가면 산장이 있다고합니다.

버스에서 내린 시간이 저녁 6시. 협곡이다보니 바람의 세기가 다릅니다. 해가 지지는 않았지만, 산에 그늘이 진 상태라 체감온도는 엄청 떨어집니다.

버스타고 온 만큼 그래도 좀더 걸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걸었습니다.

10분쯤 걸어니 나오는 비탈길 바로 앞에있던 표지판. 역시나 비탈을 올라야합니다.

이곳은 사진이 없습니다. 너무 추웠습니다. 게다가 어둑어둑해지니 마음은 급해지고, 산장 근처에가서 텐트를 쳐야하는데, 산장이 있을만한 포인트는 느낌도 안오고.

늦은 시각이라 오가는 인적도없고. 바람은 어찌나 매몰차게 불어제끼던지...두번째 피똥구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그런 구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멘탈이 꺾여 갈때쯤 산장에 도착했습니다. 솔직히 바람이 너무나 거세게 불어대서 산장에 들어가고픈 마음이 있었는데, 동생녀석 꿋꿋히 텐트 치자고 합니다.

산장 옆, 평지에 쳤습니다. 산장에서 사람이 나와 차로 이동을 하다 저희를 '외계인' 처럼 쳐다보더군요ㅋ. 너무 추워서 밥먹는 사진도 없네요. 세워져있던 차 뒤에서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이 저녁을 먹어치웠습니다. 이곳 바람은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아주 그냥 줄기차게 불어주었습니다. 참고로 이사진은 다음날 아침에 찍었습니다.

산장에서 묵었던 사람들이 길을 지나면서, 저희를 다 쳐다보았습니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 괜찮냐고 물어보고ㅎ..

암튼 그렇게 다섯째 날이 밝았습니다.

얼른 아침먹고 저희도 출발합니다.

아침먹은게 소화도 되기전에 아주 가파른 오르막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 뒤돌아보니 어제 버스타고 온길, 걸어왔던 길이 보입니다.

아마도 저 멀리보이는곳이 몽블랑을 조망했던 곳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가야할길을 보니 빙하가 눈높이에 와있습니다. 올라오느라 꽤 힘들었습니다. ㅡㅡ;;

오르고 올라 도착한 또다른 고개.

그냥 고개가 아니고 이름앞에 '그랜드' 가 붙어있습니다. 고개 끝판왕인가 봅니다.

이곳이 이태리와 스위스의 경계입니다. 이제 이곳부터는 스위스 입니다.

이곳부터는 아주 길이 좋았습니다. 완만한 내리막길. 시선을 저멀리 두어도 완만한 내리막입니다. 행복했습니다ㅎ.

그렇게 내려오다 뒤돌아본 Grand col ferret

그림 같습니다.

내려오다 찍어본 파노라마.(클릭하면 커지나요?)

그 느낌이 나오지 않네요.(카메라를 바꿔야하나?)

한시간 반 정도를 걸어 도착한 La Peule 산장

스위스 국기가 걸려있습니다. 당초, 여행 계획할때 스위스는 유로화를 내면 환율이 불리하다하여 스위스 화폐를 준비했는데, 특별히 불리하지 않더군요.

그냥 유로화만 가져가도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산장 테이블에 장식되어있던 센스넘치던 등산화 화분

저희는 라풀리(La Fouly)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고급정보 하나를 얻었습니다. 표지판을잘보면 Ferret 옆에 버스모양 표시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버스를 탈수 있다고하더군요ㅋ...

Ferret 까지만 가서 버스타는것으로 서로 두말할것도 없이 합의 봅니다.

그렇게 산뜻한 기분으로 걸었습니다.

아주그냥 길도 산뜻합니다^^

그렇게 걸어오니 버스 정류장이 떠억!!

올레~!!

버스 시간표 확인합니다.

머..불어로 써있지만, 때려 맞추기 신공으로 버스시간이 언제인지 확인합니다. 저희가 도착했을때가 1시. 딱 10분전에 버스가 출발했더군요. 다음버스는 3시가 넘어야 옵니다.

남은 시간은 두시간..머..그냥 이곳에서 비비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주변이 눈에 더 잘들어옵니다.

집들이 하나같이 꽃 범벅입니다. 어찌이리 이쁘던지요.

꽃사진도 하나 찍어줍니다.

의자 피고 앉아 설정샷 찍어봈는데, 느낌이 여엉...쩝..

그렇게 기다리니 버스가 정해진시간에 칼같이 옵니다.

배차간격이 여유가 있는탓인지, 이곳은 버스시간이 아주그냥 칼입니다.

버스타고 Orsieres 에 왔습니다. 저희가 가야할곳은 Lac Champex 입니다. 버스기사가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한다고 짐은 두고 내려도 된다고합니다.

잠시 나와 주변을 둘러봅니다. 기차역도 있었는데, 이곳에서 기차를 타면 샤모니도 갈수 있겠죠?ㅎ

버스 정거장에 있떤 표지판. 중간에 지나쳐온 La Fouly에서 걸어왔으면 4시간 거리입니다.ㅡㅡ;;

가야할 Lac Champex 까지는 2시간? 1시간 45분? 거리입니다. 머 저희는 차타고 갑니다ㅎ.

쉬는동안 만난 아이들.

세계 어느곳이나 아이들은 모두 귀엽습니다. 검은머리, 검은눈의 외국인이 신기했던지, 저보고 'Can you speak English?' 하고 묻더군요ㅎ.

잠시후에 타고왔던 버스를 다시 탔습니다. 버스가 오르막을 한참 오르더군요.

버스타고 갈때, 오르막을 만나면 어찌나 그리 기분이 좋던지요ㅎ. 버스의 효용이 극대화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르막길을 달려 도착한 Champex 호수.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꽤 높은 고도에 이렇게 이쁜 호수가 있을줄이야..

호수를 바라보는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더군요.

배짱좋게 호수 주변에 텐트를 쳐볼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곳 신문에 어글리 코리안이라 기사나올까 두려워 사설 캠핑장으로 갔습니다ㅎ.

가던길에 마트에서 샀던 소고기와 소세지..

소고기..솔직히 맛이 없었습니다. 그냥 소세지 살껄...

트래킹 기간 내내 줄기차게 먹었던 파스타 섞인 밥.

사설 캠핑장(=돈내는 캠핑장) 이라 씻을수도 있고, 사이트도 좋았습니다.

트래킹 시작하고서 처음 샤워하고 머리 감았습니다. 머리감고나니 어찌나 머리가 가벼워지던지.ㅋ

그렇게 쾌적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여섯째 날이 밝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또 언제 씻을지 모르기에 씻고서 출발합니다.

출발 초반 평지와 완만한 오르막, 내리막을지나며 가볍게 한시간 가량 걸었습니다.

딱 한시간 즐거웠습니다.

전날 지도상으로 촘촘한 등고선 확인하면서 설마 했던 곳은 설마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곳도 사진이 없네요ㅎ. 내려오는 사람들한테 얼마나 남았냐고 몇번 물었는지 기억도 안나네요ㅋ. 힘들었던 난이도를 따져본다면, 세이뉴고개 와 막상막하였습니다.

그렇게 두시간 반정도를 올라왔습니다.

꽤 높이 왔습니다. 힘겨움이 고될수록 풍경은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해줍니다.

파노라마 기능으로 담아본 풍경

그렇게 한 3시간여를 올라와 도착한 산장(Bovine)입니다.

이곳에서 물어보니 여기서 10분정도만 가면 내리막이라하더군요.

기분좋게 맥주한병 마셨습니다.

산장을 떠나 가던중 돌아본 풍경. 10분정도 걸었던것 같은데, 꽤 많이 온 느낌입니다.

사람 걸음이 생각보다 빠릅니다.

그렇게 산장을 지나 2시간정도를 정신없이 내려왔습니다.

내리막길도 이렇게 힘들수가 있나 싶을정도로..

왜 길이 끝이 안나지? 발바닥에 설마 불이 붙지는 않겠지? 머..이런 생각으로 그렇게...

그렇게 한참을 걸어 포크라즈 고개(Col de Forclaz)에 오후 3시쯤 도착했습니다.

내려와 쉬면서 찍은 사진인데 지금보니 정신줄 놓쳐버렸네요.

같이 온 동생녀석도 많이 힘들어 오늘은 이곳 고개에 있던 호텔 뒤편에 호텔에서 하던 사설캠핑장에서 묵기로 했습니다.

캠핑장에 자리잡고서 찍어본 '삼각대' 이용한 장노출 샷.

트래킹 시작하면서 야심차게 삼각대를 들고갔었습니다. 트래킹 마치고 뭔가 사진을 잘찍어볼 생각으로 들고간거였는데, 저녁먹고 나면 자고 싶은 생각에 제대로 써보지 못하다가 이날 그 소기의 목적을 '처음' 달성했습니다. 그동안에는 그냥 수낭 걸이대로만 썼었습니다. 수낭걸이대로 삼각대 좋더군요ㅋ.

아무튼 그렇게 여섯째날 이곳에서 푸욱~ 잤습니다.

4일차 부터 6일차 까지 지나온 구간입니다.

버스로 이동한 구간이 있어 꽤 많은 구간을 이동할수 있었습니다^^.

To be continued....

[훈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ㅎ. 다녀오길 참 잘한것같습니다^^

[마운틴54]

너무 멋진 풍경~ 젊음~

[훈훈]

감사합니다. 마운틴님도 다녀오세요~

[소림전설]

정말 멋지네요~이런 트레킹계획은 어떻게 잡나요? 부럽습니다 ㅋ

[훈훈]

올해 연초에 블로깅하다 이곳 다녀오신분의 후기를보고 바로계획을 세웠습니다^^

[율두스]

보고..읽고..느끼고...
절로 감동입니다..
참으로 멋진 분들입니다...!!

[훈훈]

직접가서보시면 더욱 감동적입니다^^

[허리케인]

꼭한번해보고싶은 TMB
너무멋지십니다

[훈훈]

마음먹으시면 생각보다 가기괜찮습니다. 비용도 생가보다 덜 듭니다^^

[액어]

자연이 아름답습니다. 짝짝짝

[훈훈]

정말 그랬습니다^^

[꼴냄이]

은근..기다린 보람 느끼며
잘 읽고 잘 보고 가요..

[훈훈]

기다리셨다니 감사드립니다^^

[정수기]

초점 잃은 멘붕 눈빛에서
'행복한 뻐근함'이 느껴지네요..
부럽부럽...^^

[훈훈]

네. 힘들었어도 다시가고싶네요^^

[스톤]

아...부럽네요 좋은그림잘보고갑니다

[훈훈]

고맙습니다^^

[인필드]

부럽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훈훈]

고맙습니다^^

[땅지킴이]

훌륭하십니다. ^^

[훈훈]

좋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춘산(장진국)]

멋져요 후기 잘 보고있습니다 그런데 이정표가 영어가 아니라서 혼동되지는 않는지요?

[훈훈]

불어어긴한데요. 영어 비스무리해서 길을 잃기가 어렵습니다. 오가는 사람들한테 물어봐도되구요^^

[레전드]

힘들게 8부능선쯤 올라 엄청 많은 부루베리 따먹던 생각이...

[훈훈]

블루베리가 있는지는 미처 몰랐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