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점검 / 2005 상반기 세계컨항만 실적 분석
싱가포르 11% 물량증가 세계 1위
LA 1.3% 물량 감소, 10위도 위태
2005년 상반기 세계 컨테이너항만들은 물량증가가 두자릿수를 넘어서는 고성장을 하던지 아니면 1~3%대의 답보상태를 유지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여 그 어느 때보다 순위 변동이 심했다.
본지가 조사한 '2005년 상반기 세계 20대 컨테이너항만 처리실적'에 따르면 상해, 심천, 청도 등 중국항만들과 싱가포르, 두바이, 롱비치, 로테르담, 함부르크 등 일부항만은 두자릿수가 넘는 물량 증가를 시현했지만 홍콩이나 부산, 안트워프, 포트캘랑, PTP 등은 물량증가가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고 카오슝이나 LA 등은 전년동기보다 오히려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999년이래 줄곧 세계 1위를 달려온 홍콩은 싱가포르가 가볍게 추월했으며 지난해 극심한 항만적체에 시달렸던 LA는 주요선사들이 항만적체에 대비 스케쥴을 변경하면서 지난해 8위에서 10위로 2계단이나 밀려났다.
중동 최대의 컨테이너 항만이자 자회사인 DPI를 통해 세계 터미널 운영에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 두바이항은 22%가 넘는 물량증가로 지난해 10위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 롱비치항도 25%에 달하는 물량증가를 기록하며 12위에서 11위로 올라섰다.
다음으로 상해, 심천, 청도, 닝보, 천진, 광조우 등 중국항만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모두 20%가 넘는 대약진을 펼쳐 청도는 14위에서 13위로, 닝보는 17위에서 15위로 각각 순위를 올렸다. 특히 광조우는 무려 43.3%라는 물량증가율을 기록해 20위권 밖에서 단숨에 19위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발생했던 항만적체에 대비해 선사들이 기항패턴을 조정하면서 LA항의 경우 물량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대부분 유럽, 북미지역 항만들이 두자릿수의 견조한 물량증가를 기록했다. 하반기 이러한 물량 증가율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으나 심각한 항만적체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유럽 북미지역의 물량증가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 15%의 물량 증가유을 기록햇던 로테르담항은 하반기에 상반기와 비슷한 물량 증가를 지속할 경우 카오슝항을 잡고 세계 6위에 오를 것으로 보이며 상반기 10위를 마크하고 있는 LA항도 물량 증가율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롱비치항에 10위를 내주고 11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11.6% 증가 세계 1위 등극
지난해 홍콩항에 이어 두 번째로 2000만teu 처리했던 싱가포르항은 2005년 상반기 세계 1위인 홍콩항을 따돌리고 당당히 세계 1위 컨테이너항만에 올랐다.
싱가포르항은 올해 상반기 미국의 섬유쿼터 해제로 홍콩항의 물량증가율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사이 11.6% 증가한 1137만 7200teu를 처리해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만이 됐다.
실제로 싱가포르항은 1월을 제외하고 2월부터 6월까지 꾸준히 홍콩항을 앞서 나가면서 홍콩항과의 물량격차를 63만teu까지 벌렸다.
싱가포르항만당국은 이와 같은 물량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2011년까지 파시르판장터미널에 15선석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이중 3선석이 올해안으로 개장되며 2006년에는 5선석이 개장할 예정이다.
파시르판장터미널의 15선석이 추가 개발되면 싱가포르항의 연간 컨테이너 처리능력은 현재 2000만teu에서 3100만teu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홍콩-하반기에도 물량증가 미미
그동안 부동의 세계 컨테이너 항만 1위를 지켜온 홍콩항이 올해 상반기 1.3% 증가한 1074만teu를 처리하는 데 그쳐 세계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7.25%에 달했던 물량 증가율이 1% 대로 떨어진 것은 심천항의 견제와 홍콩 경제성장률둔화로 인한 수출입 물량의 감소 등이 주요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올해초 미국의 섬유쿼터제 해제로 그동안 홍콩에서 선적됐던 중국산 섬유 및 의류물량이 상당부분 중국항만으로 빠져나간 것도 물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홍콩경제전문가들은 올해 홍콩의 무역성장률이 지난해 16.9%에서 8.5%로 떨어져 올해 홍콩항의 컨테이너 화물 증가율이 2%를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싱가포르항의 1위 굳히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아시아 역내에서 가장 비싼 항비를 자랑했던 홍콩항이 7월말부터 항비 인하조치를 단행했다. 홍콩항만당국은 7월말부터 항만시설 사용료는 100톤당 57 홍콩달러에서 54 홍콩달러로 5% 인하하고 정박료는 1일 기준 부과체계에서 12시간 무료, 이후 시간당 2홍콩달러를 부과하는 새로운 체계로 전환하는 등 기존 항비보다 약 44% 가량 인하하고 있다.
상해-11월말 양산항 1단계 개장
상해항은 올해 상반기 853만 8800teu를 처리해 전년동기 대비 무려 26.4%의 물량 증가를 시현해 10위권 컨테이너 항만중 가장 높은 물량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물량 증가율은 7월에도 이어져 7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26.8% 증가한 1016만teu를 처리해 지난해 보다 2달이나 앞서 1000만teu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항 1단계 5선석이 11월 개장하면 상해항의 연간컨테이너 처리능력이 1450teudptj 1750만teu까지 늘어 상해항의 물량 증가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해국제항만집단(SIPG)은 11월 양산항의 개장에 맞춰 현재 외고교 터미널에서 처리하고 있는 16개 유럽지역 정기선 서비스를 이전할 계획이다. SIPG는 이번 유럽 정기선 서비스의 양산항 이전으로 외고교 터미널을 소형선박 중심의 피더서비스와 장강지역 화물을 처리하는 컨터미널로 특화시킨다는 복안이다.
심천-2010년 세계 1위 등극한다
지난해 30%에 달하는 물량증가를 기록했던 심천항은 올해 상반기 물량 증가율이 주춤하기는 했지만 738만 9200teu를 처리해 전년동기 22.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모건스탠리사는 2010년 심천이 상해, 홍콩, 싱가포르 등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홍콩항 인근에 위치한 심천항이 저렴한 항비를 바탕으로 홍콩항의 환적화물 뿐만 아니라 주강삼각지역의 수출입 컨테이너화물을 최근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홍콩항이 심천항에 비해 경쟁력이 있었던 항만서비스 질에 있어서도 심천항이 효율성 개선작업과 항만처리시설의 지속적 확충으로 격차가 줄어든 상황이다.
한편 심천항만당국은 심천항의 급격한 물량증가로 항만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최근 홍콩 터미널 운영사인 모던터미널(Modern Terminals Ltd. ; MTL)가 참여하는 다찬만 컨테이너 터미널(Dachan Bay Container Terminal) 1단계 개발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다찬만 컨테이너 터미널은 우선 1단계 사업으로 2007년까지 연간 25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5선석이 개발되며 앞으로 4단계에 걸쳐 총 20선석이 개발될 예정이다.
부산-환적화물 유치 인센티브 확대
부산항은 올해 상반기 3.9% 증가한 585만 2415teu를 처리해 세계 5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3.7%증가에 그쳤던 환적화물이 올해 상반기에는 10.5% 증가한 256만 3846teu를 처리하면서 물량증가를 주도했으나 수출입화물이 325만 2385teu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고 연안컨테이너 화물도 41%나 감소하면서 물량 증가가 답보상태에 빠졌다.
환적화물의 경우도 지난해 24.3% 증가했던 일본환적화물이 올해 상반기 1.2%로 감소했고 지난해 8월부터 올해 초까지 꾸준히 증가했던 중국환적화물도 서서히 둔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수출입 화물의 증가율 둔화는 국내 경기침체, 수도권 화물의 인천, 평택 분산 등 복합적인 요인작용하고 있고 환적화물의 증가율 둔화는 중국 항만의 지속적 개발에 따른 중국 직기항 선대 증가, 중국-일본 직항증가, 일본-부산-중국간 펜듈럼 서비스 증가, 중국선사의 저렴한 운임정책, 선복량 부족 및 환적화물의 채산성 악화로 인한 연근해 선사들의 로컬화물 선호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부산항만공사는 환적화물의 적극적인 유치를 위해 내년 1월부터 볼륨인센티브를 확대적용하고 부산신항만 1-1단계가 본격 운영에 들어가기 때문에 부산항의 물량증가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오슝-2010년까지 새컨터미널 개발
대만의 카오슝항은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보다 0.9% 감소한 477만 1060teu를 처리하는 데 그쳤다. 현재 7위에 올라 있는 로테르담항이 15% 증가한 456만teu를 처리해 카오슝항을 불과 21만teu밖에 차이가 나고 있지 않아 하반기에 물량 증가율을 회복하지 못하면 로테르담항에 6위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대만 항만당국은 카오슝항의 물량 증가율이 답보에 빠지자 최근 2010년 개장을 목표로 신규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 터미널 개발 사업은 약 500억 대만달러(150억 달러)가 투입돼 연간 2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컨테이너 4개 선석이 개발된다. 대만항만당국은 500억 대만 달러 중 360억 대만 달러를 민자로 유치하는 BOT 방식으로 동 터미널을 개발할 방침이다.
로테르담-하반기 물량 증가 둔화 전망
유럽 최대항만인 로테르담항은 올해 1분기까지 21.5%의 물량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2분기 물량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상반기 15.6% 증가한 460만teu를 처리했다. 로테르담항만당국은 하반기 유럽지역 경제상황이 밝지 못해 물량증가율이 더욱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테르담항이 상반기 물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아시아와 브라질, 발틱지역의 수입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가 영국과 유럽역내 환적화물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테르담항만당국은 이처럼 컨테이너 화물이 급증하자 인력과 시설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로테르담항만당국은 ECT터미널의 컨테이너 화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ECT 델타터미널 동측에 연안선박과 피더선 등 소형선박이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피더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인 'Delta Barge Feeder Terminal(DBF)'을 개발하기로 했다.
DBF가 개발될 경우 연안선박이나 피더선 등 소형선을 유연성있게 처리함으로써 대형외항 컨테이너선이 기항하는 ECT델타터미널의 운영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A/LB-하반기 항만적체 미미
지난해 극심한 항만적체를 경험했던 LA항은 주요선사들이 성수기 항만적체에 대비해 북미북서안(PNW)과 오클랜드항으로 스케쥴을 조정하면서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 보다 1.3% 줄어든 355만 1307teu를 처리했다. 반면 롱비치항은 전년동기 대비 24.9% 증가한 315만 3532teu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물량이 감소한 LA항은 지난해 8위에서 10위로 두계단이나 떨어졌으나 LB항은 12위에서 11위를 순위를 올렸으며 하반기에도 이와 같은 물량증가를 유지할 경우 LA항을 잡고 처음으로 세계 10위권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LA/LB항는 아직까지 전년도 수준의 항만적체는 발생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B항의 물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항만적체에 대비해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LWU)과 태평양해사협회(PMA)가 항만임시직 노동자를 대거 투입하고 있고 7월말부터 PierPass제를 시행하고 있어 항만적체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사들이 LA/LB항에서 전배조치한 물량을 처리하고 있는 오클랜드항과 PNW항만인 시애틀, 타코마항, 트럭커가 파업한 바 있는 캐나다 밴쿠버항 등은 앞으로 항만적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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