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친정집과 같아야 한다는 권사님.
2020년 5월 18일에 CBS 기독 TV ‘새롭게 하소서’에 내가 방송된 적이 있었다. 그 방송을 보고 구리시 갈매동에 사는 권사님께서 나를 보러 오시겠다며 대중교통은 어떻게 타고 가느냐고 전화를 주셨었다. 전철과 버스를 타고 오는 코스를 알려드렸었다. 그 후로 찾아오지도 않았고 연락도 없었다. 바빠서 못 오시나보다 했다.
11월 중순에 전화를 주셨다. 그동안 허리 수술도 하셨고, 유모차를 의지해 버스 타고 전철 타고 올 엄두가 나지 않아 계좌 번호를 알려달라고 전화하셨다고 했다. ‘새롭게 하소서.’를 보고 목사님이 사역하고 있는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들에게 영치금 조금 보내주고 싶어서 계좌 번호를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목사님은 언제나 뵐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지금은 제가 건강이 많이 좋아졌으니 찾아뵙겠다고 했다. 그렇게 약속을 한 날이 오늘 11월 29일 오전 11시였다.
아내에게 김치와 쌀 10kg과 이것저것을 챙겨 보라고 했다. 이번 김장 때 많이 도와준 석천 삼촌과 서경 삼촌도 나들이 삼아 함께 가자고 했다. 오전 10시 30분에 권사님 댁을 방문했다. 첫눈에 나를 알아보신 권사님은 내 손을 잡으며 정말 기뻐하셨다. 커피 한 잔씩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친정집 나들이 온 딸 같았다. 82세라고 하셨다. 그런데 정말 건강해 보였다. 눕거나 앉을 땐 괜찮은데 서기만 하면 다리가 저려서 힘들다고 하셨다. 유모차를 의지해 걷는다고 하셨다. 일상을 기록해 놓는 노트를 보여 주신다. 2020년 5월 18일.
예배를 드려달라고 하셨다. 찬송을 부르고 아내가 기도하고, 이사야서 1장 18절 말씀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예배를 드리며 마냥 행복해하는 권사님을 보곤 참 순수한 믿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님을 보니 친정집 식구 보는 듯하다고 하셨다. 교회는 친정집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셨다고 하신다. 자오쉼터에 꼭 찾아가고 싶다고 하셨다. 많이 외로우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도소 영치금에 보태라고 준비해 주신 후원금을 놓고도 기도했다. 참으로 귀한 사랑이 담긴 20만 원. 내년에 교화행사 가면 형제들에게 권사님의 간증을 해야겠다.
주일 아침 일찍 서둘러 가면 자오쉼터 교회에서 함께 주일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신다. ‘아…. 권사님 믿음이 나보다 좋다. 난 권사님께서 가까운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면 좋겠는데….’ 평소에도 서울에 있는 교회로 예배를 드리러 가신단다. 꼭 한번은 오시고 싶다기에 허락했다. 사강까지 오시면 아내가 차를 끌고 마중을 가겠다고 했다.
원래 짜장면을 내가 사드리기로 했는데 마침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날이라 아파트에 재래시장이 섰단다. 오면서 보니 분식집이 있었다. 권사님은 유모차를 밀고 아파트 주차장으로 나오셨다. 바로 앞에 있는 간이 분식집 가서 떡볶이와 순대, 꼬치 어묵, 핫도그까지 시켰다. 난 어묵을 워낙 좋아하기에 꼬치 어묵 6개로 점심을 대신했다. 삼촌들 간식으로 핫도그도 사서 차에 실었다. 간이 분식집 사장님을 전도하는데 교회 다닌다고 하셨다. 계산하면서도 참 고마웠다.
권사님과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오후에 부천에 갈 일이 있어서 권사님과 이별했다. 교회는 친정집 같아야 한다는 임구원 권사님의 말이 귀에 맴돈다. 자오쉼터가 친정집과 본가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마음에 도장을 찍었다. 은혜의 하루였다.
첫댓글 임구원 권사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참으로 귀한'사랑 감사하기만 합니다
아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