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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홍 소설집(중단편집)
설야행(雪夜行)
(288쪽, 15,000원, 도서출판 전망)
극작가이면서 동화작가, 연극비평 등 다방면의 글쓰기를 해 온 김문홍 소설가의 신작 소설집이다. 저자의 소설은 당대의 역사 현실에서 예술가가 지녀야 할 태도로서 예술정신의 필요성을 부단히 강조하고, 이의 궁극적 완성으로서 예술혼의 경지가 어떠해야 함을 밝히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불멸의 예술혼을 획득하기 위해 집념, 결기 등을 넘어 광기, 잔혹으로 보일 만큼 비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시련의 세례를 거쳤을 때 놀라움과 함께 아름다움이 솟구치며 경외의 감정을 들게 된다.
목차
작가의 말
<단편>
귀
이옥(李鈺)
설야행(雪夜行)
눈길
개망초꽃
달밤
모텔 파라다이스
<중편>
사초(史草)
<작품 해설>
불멸의 예술혼에 대한 갈망 / 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
책 속에서
투투 툭.
어디선가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온 것 같다. 무슨 소리일까? 게슴츠레한 눈을 비벼본다. 투투 툭. 다시 그 소리가 들려온다. 두 귀를 바짝 세워 소리의 행방을 좇는다. 휘청하는 느낌으로 봐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는 아닌 것 같다. 뭔가 무거움에 짓눌려 둔탁하게 허리를 꺾는 소리임이 분명하다.
최북은 숨을 죽인 채 다시 소리의 행방을 좇았다. 두 분을 다시 비볐다. 시야가 좁아 보였다. 살며시 몸을 일으켜 호롱불을 켰다. 그제야 방 안의 물건들이 제각각 희미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먼발치에 수양딸 옥선의 몸체가 닿았다. 옥선은 잔뜩 몸을 웅크린 채 새우잠을 자고 있다.
그녀는 늘 그런 자세로 잠을 잤다. 어미 뱃속이 그리운 탓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태반에 들어있을 때의 그 모습을 할 리가 없다. 아비가 곁을 지키고 있어도 늘 외로움을 타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언제 한 번 그녀 곁을 오롯이 지킨 적이나 있었던가? 낳고 길러준 것이 아니어도 엄연히 아비는 아비이다.
투투 툭, 투투 툭.
예의 그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최북은 작은 봉창을 열어 흘낏 밖을 내다보았다. 희끗희끗한 여명이 마당 한쪽으로 기어들고 있었다. 어둠 위로 폭설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선반 위의 보퉁이를 내렸다. 가지런히 쌓인 그림들이 드러났다. 가지런한 것을 보니 옥선의 온기를 받은 게 틀림없었다. 맨 밑바닥에 ‘풍설야귀인’이 오롯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것 말고는 다 쓰잘데 없는 것들이야.”
다른 것들은 제쳐두고 그것 하나만을 호롱불 가까이 가져가 비춰보았다.
-「설야행(雪夜行)」 중에서
가족들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 간다. 아들 내외는 발걸음을 재게 놀리는데 지어미는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들의 자취가 사라지고 발걸음 소리가 잦아질 무렵 범교사와 금군 대장의 무리가 오막살이로 들이닥친다. 범교사가 칼을 뽑아들어 그의 머리통을 지그시 누른다.
“ 이 머릿속, 이 머릿속이 화근이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입 다물고 있었으면 행복에라도 취해 나날이 봄날이었을 걸......이 머릿속의 생각이 권력을 우습게 알고, 이 머릿속의 방자한 생각이 권력에 도전하였겠다. 그래, 너 이놈!
어디 용기가 있거든 다시 한번 외쳐 보거라.“
“내 목은 아주 짧으니 아주 조심해서 자르시오. 백성과 임금 사이에 말길이 트이지 않으면 생각이 썩고 마음이 어두워지지요. 이 몸은 임금님 귀가 크다 말하고 싶은데, 저 대숲이 그걸 배반하나 나더러 어쩌란 말이오.”
“이 가증스런 머릿속! 이 방자한 머릿속이 화근이다.”
“내 아비도 머릿속의 생각이 화근이 되어 목숨을 잃었소.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고......지극히 당연한 일이지요.”
금군 대장이 칼을 냉큼 뽑아 복두장이의 목을 내려친다. 덜렁 나뒹구는 머리통이 그들을 비웃적거리고 있다. 병사들이 나뒹구는 머리통을 유현한 대숲의 그늘 속으로 휙 내던져 버린다.
나뒹구는 머리통의 입이 움직인다. 입 속에서 시퍼렇게 살아있는 말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대숲도 이에 질세라 배반의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귀」 중에서
문체를 고치라는 임금의 하명은 이옥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었다. 어느 봄날이었던가. 느닷없이 성균관에 임금의 행차가 있었다. 유생들이 부들부들 떨며 임금 앞에 부복했다. 임금은 대사성이 건네는 시권을 펼치며 이옥 가까이 다가와 걸음을 멈추었다. 낮지만 싸늘한 임금의 목소리가 한기를 느끼게 했다.
“네놈이 아예 과인과 맞서기로 작정하고 나섰구나. 그렇지 않고서야......내 그렇게 간곡히 일렀거늘 아직도 네놈이 그 순정치 못한 문체를 고집하고 있구나. 네놈은 어찌하여 시속이 문체에 좌우된다는 걸 모르느냐?”
“전하! 시속이 문체에 좌우된다는 것은 지나친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옵니다. 이 세상엔 변하지 않는 문체는 없사옵니다.”
“그건 또 무슨 해괴한 생각이냐?”
“춥고 더운 절기가 시시때때로 바뀌면 사물 또한 그에 따라 변합니다. 여름이 되면 얇은 옷을 입고 겨울이 되면 두꺼운 옷을 입게 되는 것이옵니다. 그것은 누가 시켜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 스스로 때에 맞추어 옷을 입었을 따름입니다. 산천이 지방을 달리하면 민속도 달라지는 법이옵니다. 그런데 그런 지방에 가서 모두 어느 한 곳의 습속을 따르라고 한다면 그것은 억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보니 네놈이 지금 과인을 가르치려 드는구나. 네놈보다 학문이 훨씬 뛰어난 이덕무도 자송문을 쓰다 죽었고, 연암도 엊그제 자송문을 쓰고 문체를 고치겠다고 했거늘......유독 네놈만이 고집 아닌 고집을 피우는구나.”
“전하! 국가가 개인에게 간섭할 일이 있고, 간섭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개인의 글쓰기까지 간섭함은 부당한 줄 아옵니다.”
“너, 이놈! 네놈이 문체를 고집하겠다함은 과인의 권한에 도전하겠다는 역모 행위나 다름없다. 내, 앞으로 과인의 권한을 우습게 보는 행위는 그 어느 누구도 용납하지 않으리라. 대사성, 알겠느냐고 묻는데 뭐하고 있는 거요?”
임금이 싸늘한 눈길로 대사성의 아래위를 훑었다. 죽비를 들고 있는 대사성의 손이 파들파들 떨었다. 대사성이 엎드려 있는 유생들의 어깻죽지를 죽비로 내려치기 시작했다. 유생들은 얼어붙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대사성이 미친 듯이 이옥의 어깨를 내리치며 거의 울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뱉었다.
「이옥(李鈺)」 중에서
”전하가 납시었습니다.“
그 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서고 앞에 도열 해 있던 춘추관 사관과 직원들이 춘추관 복도에 넙죽 엎드렸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라도 잡힐 만큼 적요가 바닥에 가라앉았다.
연산이 피투성이가 된 김성호를 바라보며 얼굴을 찡그리자, 몇몇 사람이 김성호에게 달려들어 이마의 흥건한 피를 닦았다.
서고 앞에 용상을 대신한 의자가 놓이자 연산 임금이 마지 못한 듯 앉았다. 연산의 눈길이 피투성이의 김성호와, 그 옆에서 아직도 흐르는 핏덩이를 훔쳐내는 사관 이영수를 뚫어질 듯 바라보았다. 연산이 고개를 갸웃거리지 유자광이 허리를 숙여 귓속말로 조용히 속삭였다. 연산이 이영수를 바라보다가 문득 물었다.
”네 애비도 사관이었다지? 그런 애비의 물고 늘어지는 성미를 닮아...네놈도 지금 짐을 물고 늘어지겠다, 이 말이구나?“
”전하! 소신은 지금 사관의 정신에 입각해 소임을 다 하고자 할 뿐이옵니다,“
”사관의 정신...? 그래 그게 뭐더냐?“
”동호직필이옵니다.“
연산은 입속으로 ‘동호직필’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그러더니 아무래도 생소한지 춘추관장을 뚫어질 듯 바라보았다.
”동호직필? 춘추관장, 이게 무슨 뜻이지요?“
윤치형이 연산 가까이 걸어가 바들바들 떨리는 소리로 말했다.
”네, 전하! ‘좌전’에 니오는 얘기로...중국 진나라 사관이었던 동호에 관한 고사이옵니다.“
”글쎄 그 뜻이 뭐냐고 묻지 않소?“
”‘동호의 곧은 붓’이란 뜻으로, 권력이나 권세에 아부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쓰는 사관의 정신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번에는 연산의 눈길이 김성호에게로 향했다. 김성호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연산을 향해 히죽히죽 웃었다. 연산의 눈과 김성호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연산의 손가락이 파르르 떨리고 있는 것으로 봐 심사가 뒤틀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연산이 일어서서 김성호 쪽으로 발을 내딛었다. 그의 이마를 살펴보던 연산이 김성호에게 불쑥 물었다.
”뭔가 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구나. 뭐냐?“
”당신은 역사 속에 큰 오점을 남겼소. 뭔지 아시오?“
”그래 그게 뭐냐?“
”그 누구도 봐선 안 되는 사초를 본 최초이자 최후의 왕이 되었소.“
”또 있느냐?“
”임금다운 임금이 될 수 없었다는 게 가장 큰 불명예로 남을 겁니다.“
연산이 광기로 눈이 뒤집혔다. 연산군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김성호의 입을 물어뜯었다. 김성호는 아무런 통증도 표현하는 법이 없이 히죽히죽 웃기만 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더욱더 고개를 숙인 채 침묵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 연산군의 입이 피로 흥건하게 물들어 있었다.
연산이 다시 의자에 앉으며 소리쳤다.
”여봐라! ‘조의 제문’을 쓴 김종직은 부관참시하고, 김일손은 그의 고향으로 병사들을 급파해 잡아들여라. 그리고 저기 저놈도 김일손 옆에 반드시 꿇어 앉혀라. 내, 친히 근정전 뜰에서 국문할 터이다.“
갑자기 김성호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오싹하리만큼의 전율이 침묵을 헤집으며 파고들었다. 연산이 김성호의 웃음에 두려움을 느끼는지 홱 돌아서서 춘추관을 휑하니 빠져나갔다. 그러자 김성호가 다시 광기 어린 소리를 질러대며 서고 문에 자신의 이마를 짓찧었다. 연산은 뛰다시피 춘추관을 빠져나갔다. 연산도 거의 미친 사람처럼 이리저리 날뛰며 소리 질렀다.
갑자기 김성호가 피투성이 얼굴로 멀어져 가는 연산을 향해 소리쳤다.
”연산, 거기 서시오. 제발 임금의 체통 좀 지키시오.“
연산의 걸음이 더 빨라졌다. 호위하는 군사들이 연산을 에워쌌다. 김성호가 피투성이 머리를 흔들며 연산 쪽을 향해 마구 내달렸다. 김성호가 호위 망을 뚫고 연산을 덮치려 하자, 병졸 하나가 칼을 뽑아 들었다. 김성호는 그 병사에게 와락 달려들어 입을 물어뜯었다.
연산이 잠시 걸음을 멈추며 되돌아 보았다. 김성호가 다시 내달리며 소리쳤다.
- 중편 「사초(史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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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홍의 소설은 전체적으로 볼 때, 그 인물들이 매우 격렬하고 역동적이어서 입체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러한 인물들의 특성은 독자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되므로 극적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실제로 이번 소설들의 전반적 흐름은 절정의 강렬함을 중심의 문제중심적 구성이란 측면에서 극적 구성에 가깝다. 극작가이기도 한 작가의 생리적 현상이 소설 쓰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이번 소설들이 주제로 삼고 있는 예술가 정신과 그것의 승화로서 예술혼은 무대에서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어 소설적 형상화가 적절해 보인다. 그의 소설은 당대의 예술가가, 곧 작가가 무엇에 대응하여 자신의 입지와 개성을 마련해야 할지를 탐색하고 제 나름의 결론을 도출해 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불멸의 ‘예술혼’ 추구라는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는 일이기에 놀랍고 장엄한 작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80세를 넘기는 이 순간까지 힘든 작품 활동을 하며, 작가로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김문홍 작가에게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김경복 (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의 ‘작품 해설’ 중에서
작가 김문홍
소설가, 극작가, 동화작가, 연극평론가
1945년에 전남 완도군 노화도에서 태어나 8살까지 큰댁에서 지내다 부산으로 나와 동아중, 해동고를 거쳐 부산교육대학을 나옴. 31년간 초등학교 교사를 지냄. 1997년에 동아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에서 「함세덕 희곡의 극적 전략과 의미구조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음. 한국연극협회 부산지부장, 부산아동문학인협회장, 부산극작가협회장을 역임하고, 1982년 부산소설가협회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함. 부산대, 동아대, 경성대, 부경대 등에서 희곡창작 실기론, 연극론, 연극과 영화의 이해 등을 가르침. 소설집, 희곡집, 동화집, 연극평론집, 영화평론집, 연극 이론서 등 60여 권의 저서가 있음. 부산시문화상(공연예술), 부산예술대상, 이주홍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 부산연극제 희곡상(연 5회) 등 수상. 2014년부터 독지가의 후원으로 <김문홍희곡상>을 제정해 현재까지 시상해 오고 있음. 현재 부산공연사연구소 소장
김문홍(지은이)의 말
1976년 ≪한국문학≫에 중편소설 「갯바람 쓰러지다」가 당선되어 문단에 얼굴을 내밀었으니 어언 48년이다. 그동안 낸 소설집이 이번 것까지 포함해 6권이다. 단출하다 못해 부끄러운 과작이다. 곁눈질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파야 하는데 희곡, 동화, 연극평론 등 여러 군데 들락날락하며 참 무던히도 많이 집적거렸다. 다른 작가들이야 괜히 ‘르네상스 맨’을 자처한다고 흉을 봤겠지만, 정작 나는 쏠쏠하게 재미를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 즐거웠으니 그런대로 인생은 잘 지내 온 것 같기도 하다.
각 장르에 따라 그 특성과 본질에 맞는 글을 지어 오다 보니, 잃는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아 인생을 아주 다채롭게 살아본 것 같기도 하다. 거기에 맞는 정서와 감정으로서의 서사 구조와 표현의 미학이 달라 그때마다 변신을 거듭했으니, 어떻게 보면 다른 작가들보다 더 긴장하고 설레기에 더 다양한 삶을 경험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좀 더 자유로워지고 싶어 그동안 매달려 왔던 문학의 장르를 하나씩 버리기로 마음먹고 희한한 이별식을 마련해 오고 있다. 재작년에는 여섯 번째 창작희곡집을 낸 뒤 ‘희곡 고별 북 콘서트’로 이별식을 했고, 올해 이 소설집을 낸 뒤에도 ‘소설아, 그동안 미안했어.’라는 조촐한 모임의 이별식을 생각하고 있다. 동화는 이제 두 돌을 맞는 첫 손자에게 읽을거리를 연신 주어야겠기에 평생을 나와 함께 할 운명인 것 같다. 동심이 천심이니 이보다 더 좋은 독자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이번의 소설집에는 그동안 써 두었던 단편 7편과 이번에 새로 쓴 중편을 함께 실었다. 표제작인 단편 「설야 행」, 그리고 「귀」, 「이옥」은 희곡으로 써서 공연했던 것인데 다시 소설이란 새로운 형식으로 선을 보인다. 단편 「눈길」, 「개망초꽃」, 「달밤」 등 세 편은 동화로 발표한 것들인데 아이들에게는 너무 무겁고 심각해, 다시 소설이란 형식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중편 「사초」는 이번에 새롭게 쓴 작품으로, 일종의 대체 역사에 판타지를 버무린 것으로 ‘동호 직필’을 한번 얘기하고 싶었다.
글 쓰는 서생을 만나 묵묵한 외로움으로 곁을 내준 아내에게 이 소설집을 바친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극작가이면서 동화작가, 연극비평 등 다방면의 글쓰기를 해 온 김문홍 소설가의 신작 소설집이다. 저자의 소설은 당대의 역사 현실에서 예술가가 지녀야 할 태도로서 예술정신의 필요성을 부단히 강조하고, 이의 궁극적 완성으로서 예술혼의 경지가 어떠해야 함을 밝히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불멸의 예술혼을 획득하기 위해 집념, 결기 등을 넘어 광기, 잔혹으로 보일 만큼 비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시련의 세례를 거쳤을 때 놀라움과 함께 아름다움이 솟구치며 경외의 감정을 들게 된다. 작가의 올곧은 정신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예술적 진실성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김문홍 소설에서 주된 갈등이 있다면 그것은 권력으로 꾸며진 허위의식과의 대결이다. 변화와 실체를 덮고 기득권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나는 권력은 진실을 추구하는 예술가와 대립한다. 그것은 예술정신이 어디에 기반해 있어야 하는가를 적실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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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동화쓰기와 영화평론은 포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소설과의 이별식.
이제 하나씩 떠나보내야 합니다.
잘 하고 계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