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현대차가 2013 그렌저를 출시하면서 지난달 출시된 K7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이는 한지붕 두 가족의 집안싸움이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먼저 시장에 진출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K7이 현재로써는 유리하다. 준대형 국산차를 구입하고자 하는 한정된 소비자 중 이미 K7은 사전계약 기간에만 1800여명을 사로잡았기 때문. 하지만 2013 그렌저를 애타게 기다린 소비자들이 아직도 많다는 면에서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2013 그렌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서울에 거주하는 우씨(38)는 "K7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2013 그렌저가 출시될 때까지 기다렸다"며 "K7이 아무리 예쁘다 하더라도 베스트셀링 차인 그렌저가 더 끌린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K7을 구매한 이씨(32)는 "2013 그렌저를 염두해두고 있었지만 K7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그냥 구입했다"고 밝혔다.
2013 그렌저 vs THE NEW K7
같은 급의 차량이지만 두 차의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먼저 2013 그렌저는 그리스 신전의 건축양식에서 영감을 얻은 세로형 버티컬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헤드라이트를 비롯한 전체적 윤곽은 기존 그렌저와 비슷하지만 좀 더 웅장해진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이제야 비로소 쏘나타와 차별화를 뒀다는 것. 사실 기존 그렌저는 쏘나타와 너무 비슷한 앞 모습 탓에 종종 쏘나타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한 2013 그렌저는 한층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다소 노티(?)나는 인상이다.
반면 '호랑이코' 라디에이터 그릴을 장착한 더 뉴 K7은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느낌이 강한 차다. 피터 슈라이어의 손끝에서 탄생한 이 차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느낌의 사이드 룩으로 젊고 역동적인 느낌이다. 또한 전작보다 5mm 길어지면서 다소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이미지를 듀얼 머플러와 크롬 소재로 커버했다. 그 결과 투박함보다는 스포티한 면이 더 강조됐다.
두 차종 모두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기에 동력 성능에 있어서는 전작과 차이가 없다. 다만 편의사양에서 확실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3 그렌저는 편의사양을 높이고도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2013 그렌저는 ETCS(하이패스 시스템)가 장착된 ECM 룸미러와 6인치 컬러 TFT-LCD 창이 적용된 최고급 CDP를 기본 장착됐다. 이 점은 새로운 K7도 마찬가지. 다만 K7은 6인치가 아닌 7인치 컬러 TFT-LCD 패널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장착됐다. 또한 두 차종 모두 주차 시 후방 상황을 자세히 보여주는 후방 카메라와 헤드램프 상향등을 자동으로 ON/OFF 하는 ‘오토 하이빔(Auto High Beam)’ 이 기본 장착됐다. 다른 편의사양은 트림에 따라 적용범위가 다르다.
차체 크기는 K7이 더 크다. 2013 현대 그렌저의 경우 전장 4910mm, 전폭 1860mm 전고 1470mm지만, K7의 경우 전장 4970mm,전폭 1850mm, 전고 1475mm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축거는 그렌저와 K7 모두 2845mm다.
두 차종을 선택하는데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할 가격은 2013 그렌저가 K7보다 조금 저렴하다.
가장 많은 판매가 이뤄지는 2.4 모델의 경우 2013 그렌저 2.4 모던모델이 2994만원인데 반해 K7은 3040만원에서 3160만원이다. 3.0 모델은 2013 그렌저 프리미엄이 3292만원, K7이 3450만원이다. 가장 고급 모델인 3.3 모델의 경우 2013 그렌저 3.3 셀러브리티 모델이 4069만원이고, 기아 K7은 42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