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실수 연발! 첫 여름이 무르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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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BS 1TV ‘인간극장‘ |
임승재(42) 씨와 장정남(41) 씨 부부는 11개월 전 원주 치악산 기슭으로 귀촌했다. 앞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천연기념물 숲이 정원처럼 펼쳐진 곳.
준순이(7)와 지유(5) 남매를 키우기 안성맞춤이었다. 서울에서 광고 회사에 다녔던 승재 씨. 여느 가장처럼 새벽별을 보고 귀가하던 일이 허다했다. 바쁜 일상에도 젊은 날부터 품었던 귀촌의 꿈을 잊지 않았다. 귀농귀촌 강의도 여러 번 참여했지만 선뜻 결정하지 못했던 어느 날. 두 형제를 키우며 고생만 하셨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참 짧은 인생인데 ‘내가 지금처럼 살면 안 되겠구나’라고 느꼈다. 지금이라도 가족과 살고 싶었던 삶을 살자, 아내에게 다짐을 털어놓으며 용기 내서 귀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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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BS 1TV ‘인간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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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BS 1TV ‘인간극장‘ |
처음 몇 계절은 매일 즐거웠다.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고 겨울에는 설산을 구경했다. 하지만 톱질, 못질도 못 하던 도시 남녀의 시골 생활은 그리 녹록지가 않았다. 땔감을 주문해 놓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손도 못 댔다. 보다 못한 이웃 사람들이 달려와서 땔감을 해주는가 하면, 처음 지은 배추 농사가 작은 알배추 두어 개만 남기고 몽땅 썩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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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BS 1TV ‘인간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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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BS 1TV ‘인간극장‘ |
익숙하지 않은 일에 몸은 고단하지만, 부부가 견뎌낼 수 있던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다. 산과 계곡에서 뛰어놀며 어느새 시골 아이가 다 된 준순이와 지유. 외로운 송충이 옆에 친구로 벌레를 놔주는 예쁜 심성도 보인다. 하늘에 뜬 초승달을 보고 “하늘에 바나나가 걸려있어”라더니, 운무가 낀 산을 보고 “큰 아이스크림”이란다. 시골에 살면서 아이들은 시인이 다 됐다. 이것만으로 가족들은 정말 행복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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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BS 1TV ‘인간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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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BS 1TV ‘인간극장‘ |
사계절을 지내고 보니 벌써 1년! 그사이에 통장 잔액은 바닥을 보인다. 틈틈이 집을 고쳐 민박 손님을 받고 원두를 볶아 카페 손님을 맞을 준비 중이다. 아직 손님은 별로 없지만, 부부는 조바심보다는 새로운 내일에 대한 기대로 설렌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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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KBS 1TV ‘인간극장‘ |
“아빠 또 놀러 오세요~”라는 출근 인사를 들으며 빡빡한 도시 생활을 했던 승재 씨네 가족. 숨이 턱 막히게 숨 가빴던 생활을 뒤로하고 떠나온 시골 생활, 1년의 소감은 어떨까? “매 순간이 완벽하게 다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아침에 창문을 열면 보이는 풍경. 밤이면 온 가족이 별과 달을 보며 잠드는 순간. 이런 순간순간의 행복이 너무 크고 강렬해요.”
완벽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앞으로 더 행복할 거라고 믿기에 첫 여름의 햇볕 아래, 가족이라는 열매가 익는다.
출처 국제신문 권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