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조광피혁 '개미'들, 이사회에 1억 손배소

[재경춘고]

대표이사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사익을 추구했다며 상장사의 소액주주들이 이사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회사에 손실을 끼친 만큼 손해를 배상하란 취지다.

지난 8월 16일(화) 법조계에 따르면 조광피혁의 소액주주 13명은 이연석 조광피혁 대표 및 이사회 임원들 10명을 상대로 "회사에 1억원을 배상하라"며 청주지방법원에 지난 12일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에 따르면, 손배소를 제기한 원고들 13명 중에는 '주식 농부'로 알려진 박영옥 씨가 대표로 있는 투자회사 스마트인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고들은 조광피혁의 주식 중 1%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이 대표가 자신이 설립한 '주식회사 조광'에 조광피혁의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지난 2015년부터 7년간 총 1250억여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한다.

상법 제397조의2(회사의 기회 및 자산의 유용 금지)에 따르면,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 없이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는 회사의 사업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여서는 안 되고, 이를 위반해 손해를 발생시킨 이사와 승인한 이사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소액주주들은 소장에서 "이 대표는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조광피혁의 일감을 일방적으로 조광에 몰아줘 조광피혁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감소시켰고, 조광피혁 주주들의 주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면서 "다른 임원들은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감사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원고 측 선정당사자 중 한 명인 안경재(61회) 변호사는 이번 소 제기를 "주주민주주의 운동의 첫 사례"라면서 "주식 1%를 가진 사람에겐 1%의 몫이 돌아가고, 주식 10%를 가진 자에겐 10%의 몫이 돌아가는 게 정의"라고 주장했다.

안경재 변호사는 "회사가 상장되는 순간 회사는 몇몇 주주의 사유물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것이 된다"면서 "대한민국에선 여전히 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주주가 회사를 사유물로 인식해 본인 개인회사인 것처럼 전횡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소 청구의 취지를 밝혔다.

조광피혁은 1936년 설립됐으며 자동차 시트, 신발, 핸드백을 생산하기 위한 피혁원단을 제조하는 회사다.  전년 매출은 1000억원대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