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비가 내리는 바람에
전도를 못 나가고 있다가 오늘은
눈이 와서 자전거를 타고 사역지에 올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은 좀처럼 전도 나가기가 꺼려진다
사람들 앞에 단정한 모습으로 서기 위해
복장에 상당히 신경 쓰는데 비가 오면
우산과 젖은 옷도 그렇고 차량 주차 문제로 번거롭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력한 이끄심이 없어 전도를 이틀 안 했더니
여지없이 내 안에서는
"...나의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 골수에 사무치니 답답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렘 20:9)
답답하여 견딜 수 없는 심령이 생기려던 차
맞아도 티 안 나는
눈이 오자 쾌재를 부르며 바로 사역지로 간 것이다
아무리 22년째 해 오는 사역이라지만
첫 칸은 무척 긴장되고 떨린다
오늘은 또 어떤
황소와 힘센 소들이 부르짖는 사자 같이(시 22:12~13)
나를 향해 모욕적인 언행을 쏟아 낼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 이곳에 굳게 서서 믿음의 두 손을 들고
주의 이름 선포하리라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너는 내 앞에서 평지가 될지어다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주가 만드시네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새일 행하시네 (다니엘의 노래)
감사하게도 어젯 밤 금요 기도회에서
기도하며 찬양했던 고백이 큰 힘이 되었고
주님 내게 주신 사역지에서 큰 소리로 주의 살아계심을 선포했다
내 인생에 있어
오늘 아니면 다시는 볼 일 없는 사람들
그러나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하다 보니 눈에 익은 분들도 계신다
그런 분들은 금세 알아볼 수 있다
나를 보자 서둘러 다른 칸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귀에 꽂은 이어폰 볼륨을 높이고 애써 눈을 감고 자는 척한다
전에도 보았다면서 격려해 주시는 분은 가물에 콩 나듯 하고
거의 모든 사람이
황소와 힘센 소들이 부르짖는 사자 같이(시 22:12~13) 대하는 분위기
그런 분위기에서 복음 전하기란 여간 담대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감사하게도
"주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시므로 내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내 얼굴을 부싯돌 같이 굳게 하였으므로 내가 수치를 당하지 아니할 줄 아노라"(사 50:7)
어디서 그런 뻔뻔함이 나오는지
그럴수록 그 영혼들이 불쌍해 어떤 곳에서는 눈물 섞인 맡투로 외친다
여러분의 젊음과 건강이 계속될 줄 아십니까
여러분에게는 저에게 벌어졌던 이런 죽음의 순간이 안 올 줄 아십니까
반드시 옵니다 틀림없이 옵니다
부디 여러분들은 살아계실 때 예수님 바로 믿으셔서 천국 가는 영혼 되십시오
죽어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이 메시지를 눈물까지 흘려가며 전하면
그 칸은 순간 적막감이 흐른다
보기에는 아쉬운 것 없어 보이는 사람이
눈물까지 흘려가며 복음을 전하자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거늘"(행 2:37)
오늘 전도하다가
나를 애써 모른척하고 있는 손님도 만났고
한 참 어린 청년에게 쌍욕을 먹는 수치도 당했지만
한 영혼이라도 회개의 계기가 되었다면 이보다 값진 수고는 없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