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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민 '박근혜와 영부인' 풍운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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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권력의 심장부에서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교감을 나누는 영부인. 건국후 대한민국엔 10명의 영부인이 10인 10색의 영부인상을 보여주었다. 프란체스카 여사는 전형적인 '내조형 영부인'으로 분류한다. 뛰어난 영어실력으로 민관외교관 역할도 하는가 하면, 빼어난 타자와 일처리로 경무대 비서역할까지 수행하였다. 첩과 기생문화가 자연스럽던 남성우월주의 시대에 여성의 지위향상을 자연스레 이끌어온 영부인이었다. 후일 그는 이승만대통령의 심기를 어지럽 히는 모든 정보를 지나치게 차단하여 '과잉내조'란 평을 받기도 했다. 가부장적 유교관이 강한 윤보선 대통령은 영부인 공덕귀 여사가 국정에 관여하는 자체를 싫어했다. 심지어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공 여사는 자신이 초청인사 명단에도, 앉을 자리 도 없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혁명이 있기까지 6개월간 남편과 아이들의 엄마로만 살았던 어찌보면 불행한 영부인이었다. 새로운 영부인상의 모델을 만든 사람은 육영수여사이다. 백학과도 같은 고고한 기품, 목련과도 같은 우아한 자태.. 사람들은 육영수여사 하면 백학과 목련의 이미지 그리고 어머니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고귀한 청와대의 안주인이었지만 육영수 여사는 스스로 자신을 민초들의 삶속에 던졌다. 소외된 국민들과 직접소통하며, 음지에서 고통 받는 이웃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다 가 목련처럼 그렇게 스러질 때까지 육여사에 대한 감동적인 일화는 헤아릴 수없을 정도 로 많다. 소록도 한센인 들에겐 어머니와 다름없는 존재이며, 지금도 소록도 양지회관에는 육여사 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해마다 8,15때면 그들은 34년동안 변함없이 수천명의 추모객들 과 함께 국립묘지를 찾아 그 뜻과 넋을 기린다. 후임 영부인들이 하나같이 닮고 싶은 영부인상으로 육영수 여사를 꼽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진솔한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적 향기를 흉내 낼수는 없었다. 청와대를 거쳐간 6명 의 영부인들 역시 재임중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며 나름대로 영부인역할에 충실했었지만 퇴임하고 나면 이름도 잊혀져갔다. 국민들의 기억속에 영부인은 오직 육영수 하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육영수여사가 영부인 기간중에 무슨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것도 아니다. 그저 대통령에게도 쓴소리를 서슴치 않은 야당의 역할을 하고, 삶의 사각지대에 놓여 소외된 국민들에겐 자상한 어머니가 되어 민원을 챙겼을 뿐이다. 역대 여느 영부인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재임시절을 보냈지만, 국민들은 그 지위 만 인정했을뿐 마음속의 진정한 영부인으론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예전에 영국의 모 문학협회가 100개가 넘는 비영어권 나라의 몇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를 한적이 있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단어중 가장 아름다운 영어단어는 무엇입니까? 1위를 차지한것이 바로 Mother 어머니라는 단어였다고 한다. 내가 예상했던 Love 사랑이라는 단어는 4위에 랭크되었다. 그만큼 어머니라는 존재는 인종 국적을 불문하고 영원한 아름다움의 대명사라는 것이다. 국민들은 육영수여사에게 어머니의 향기를 느낀다. 정신없이 내달리던 격동의 산업화시대, 카리스마 박정희 뒤에는 언제나 어머니와 같이 자상하고 포근한 육영수의 존재가 있었다. 오로지 앞만보며 일등을 향해 질주하던 시대 에 어쩔수 없이 소외되고 뒤쳐진 이웃들에겐 어머니와 같은 육영수가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정치적 반감이 강했던 야당과 정적들도 그런 육영수여사에게 만큼은 하나같이 호의적이고 우호적 평가를 하였다. 심지어 박정희대통령에 대해서는 '독재자' 로 매도하는 비판론자들도, 육영수여사에 대한 '국모'라는 호칭에는 거부감을 갖거나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만큼 국민들에게 육영수여사는 영부인의 위치를 초월하여, 한국적 어머니와 현모양처 의 정서가 오롯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화려함을 즐기던 유별난 40대 영부인 이순자여사. 조용하고 내성적이던 베겟속 내조형 영부인 김옥숙여사. 영부인이 되어서도 야당정치인의 아내를 벗어나보지 못한 손명숙여사. 대통령의 동지이자 조언자 역할을 했던 페미니스트 영부인 이휘호여사. 참여정부에 별로 참여해 보지도 못하고 불행한 하산을 겪은 권양숙여사. 최초로 239억이라는 영부인예산을 편성받은 지금의 김윤옥여사. 내가 직접 겪은 영부인들이지만 기억나는 이미지는 대략 이정도로 빈약하다. 그러나 내 어렸을적 10대때 몇년 경험했던 육영수여사에 대한 느낌의 분량은 이보다 훨씬많고 기억도 더 생생하다. 그때의 척박한 시절과는 천양지차라 할만큼 시대가 달라졌으니 어머니와 같은 영부인상 을 이상적인 모델로 고집할수는 없다. 21세기에는 그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영부인상이 제시되어야 할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해도 불변인 진리는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다. 세상은 변해도 어머니는 영원하다. 갑자기 나에게 한가지 궁금증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면 영부인역할은 누가 할까? 독신이니 영부군도 없고... 허~ 궁금타. 그러고 보니 위에서 빼먹었는데 최연소 영부인(대행) 박근혜도 있었다. 어쩌면 차기에 우린 영부인없는 나라가 될수도 있겠지만, 박근혜를 통해 21세기형 지도자로 변신한 박정희와 국모 육영수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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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쉬 풍운님이시군요...감사합니다. 당신이 있어서 이세상 살맛납니다.
구구 절절 옳으신말씀 이십니다..글 감사합니다 새해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언제나 좋은 글 주시는 풍운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글 퍼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