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1.
요즘은 마음일기가 잘 안 써진다.
무얼 공부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아~ 이젠 애를 써서 원래 마음으로 돌리지 않아도 원래마음이 되어지고 그대로 보여지니 예전같은 마음일기가 안 나와지는구나!
예전 같은 마음일기를 적어야 된다는 내 틀을 깨고 나니 매 순간이 원래마음이고 그대로 그대로인 내 하루의 모든 말과 행동들을 그대로 기재하면 되는 것이구나!
이렇게 되어져야 팔만사천 무량법문이 나와지게 되는구나!
** 그렇지 공부연습이 되었으니 예전처럼 써야 한다는 그 마음을 잡고 보니 이것이 공부의 과정임도 알아지지? **
2.
요즘의 내 일상은 마음공부를 하기 전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달라진 건 내가 나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무얼 하는지 내 마음이 어떤지 상대의 마음이 어떤지 알고 있다는 게 다를 뿐이다.
아~ 24시간 깨어있는 삶이라더니...
그런 삶이 경계 경계에서 수없이 알아차림을 해서 원래 마음으로 돌리고,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을 통해서 되어지는구나!
24시간 깨어있는 삶은 수도를 열심히 하는 특정인만 할 수 있는 삶인 줄 알았더니 한 경계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릴려고 노력한 나에게 주어지는 삶이구나!
이런 고귀한 삶은 특별한 사람들의 삶이라고만 여기며 살아왔더니
그 특별한 사람속에 내가 포함되니 오히려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구나! ㅎㅎㅎ
** 24시간을 보고 있으니 삶이 수도이고 수도가 삶인 거지 **
3.
퇴근을 한 남편이 방에 모기향이 피워져 있는 것을 보고는 '이건 뭔데? 왜 아직까지 모기향이 피워져있는데?'라고 한다.
'막내가 학교 갔다 오면서 검은 모기랑 같이 들어 왔는데 그 모기가 막내를 다섯방 넘게 물고는 그 방으로 들어가서 그때부터 켜놓은 거야. 혹시 모르니 당신도 모기 조심해'라고 말을 하는데
남편의 말을 내 식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대로 듣고 그대로 답해주고 있는 내가 보인다.
그동안의 노력들이 빛을 발하는구나!
** 그렇지 남편은 모기향에 피워져 있으니 왜라고 묻는 것이고 그에 대한 답만 하면 되는 거지**
4.
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 생겨진다.
어쩔 수 없는 일을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나아가니
담담함 속에서 내가 영글어 간다.
** 그러지 어쩔수 없는 일도 있는 거지 그럼 그대로 인정하고 포기하는 맘도 배우는거지 **
5.
명상 수련 중 십자가를 등에 지고 걸어가는 예수님같은 모습이 보인다.
어... 내가 생각하는 고통의 대명사같은 모습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모습을 고통스럽게 바라보는 건 바로 나였구나!
예수님께서는 그저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야 되니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신 것 뿐인데...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난 오직 고통만을 보았더니 지금 나의 등에 지워진 짐들로 인해 내가 고통속에 산다며 고통에서 빠져 나오려고 몸부림만 치게 되는구나!
ㅎㅎㅎ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는 예수님의 모습을 달리 보게 되니
내 등에 온갖 짐을 짊어지고도 물같이 바람같이 살아갈 수 있구나!
** 십자가를 지든 일원상을 지든 내가 져야 할 짐이라면 다 지고서 가야지 그것이 내가 선택한 나의 삶을 수용하며 공부하며 사는 삶인 거지 **
6.
장염이 심해 응급실을 찾은 남편에게 의사선생님이 입원을 해야 된다고 하니 남편이 내일 외래진료를 받겠다고 하면서 집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니 '저 똥고집!!!'이라는 마음이 불쑥 튀어나온다.
남편은 응급실 진료비며 자신을 간병할 내가 힘들 것을 걱정해서 입원을 미루는 것인데...
그러고 보니 남편의 똥고집 안에는 사랑이 가득 들어있는 것이구나!
이런...
괜시리 남편에게 미안해진다.
** 내가 똥고집이라고 하는 것임을 알고 나니 남편의 속마음이 보이지? 그러니 그것이 사랑임을 알게 되고 오히려 미안해지는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