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려면 우선 효도를 해야 한다. 조상을 알고 위하는 자는 대대로 그 뜻을 유지하지만 효심이 없는 부자는 당대에서 끝나게 마련이다. 흔히들 부자가 되려고, 혹은 부를 유지하기 위해 명당을 찾아 전국방방곡곡을 헤맨다고 한다. 아마도 명당이 재벌을 만든다고 착각하는 모양인데, 명당에도 임자가 있는 법이다. 아무나 명당에 모셨다고 재벌이 되겠는가. 재벌을 만드는 것은 명당도 뭐도 아닌 자기 자신이요, 조상의 음덕이다. 부모님 생전에 최선을 다해 효도를 했다면 부를 이룰 것이요, 설령 자기 대에 뜻을 이루지 못해도 후대엔 기필코 크게 일어선다. 그러니 부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효자가 되어야 한다. 2004년 뉴욕 9·11테러 희생자를 위한 구명시식 때 재미교포 사업가 H회장은 내게 많은 도움을 준 재미동포 사업가다. 자신의 사업 철학을 '인연, 배려 그리고 기다림'이라고 말하는 H회장은 부동산 개발로만 수천억 원의 수익을 올린 세계적인 경영인이다. 한인 부동산 개벌업체의 H회장. 그는 양말도 꿰매 신는 검약가지만, 자사의 직원을 위해 병원비 전액을 몰래 대납해준 배려 깊은 사업가며, 업계에서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경영인이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구명시식 때 H회장이 흘린 눈물을 나는 결코 잊을 수 없다. H회장에게는 아흔 가까운 노모가 계시다. 그는 노모가 직장암으로 대변이 용이하지 않자 목욕탕을 사서, 어떻게 하면 어머니께서 편하게 씻으실 수 있을까 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한 결과 목욕탕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어머니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 뜻밖에 행운을 안겨준 셈이었다. 그의 어머니 사랑은 끝이 없었다. 2004년 7월 미국 뉴저지 후암정사에서 구명시식은 카메라로 전 시간을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H회장은 초혼한 아버지 영가 앞에서 통곡하며 애원했다. "아버지, 제발 어머니를 오래 살게 해주세요. 부탁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의 눈물 앞에서 숙연해졌는데. 아버지에 대한 효심도 대단하다. 한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선산으로 달려가 아버지와 조상님께 절을 올린 뒤에야 한국 일정을 시작하기로 유명하다. 두 번째, 부자가 되려면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 일본의 '마쓰시다'의 창업주이자 전설적인 경영인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나이 여든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세계적인 기업가가 된 비결은 인생을 '절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은 단순히 근검절약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절약의 절은 '절제하다'의 절(切)로 자신을 절제하는 힘이요, 약은 '약속하다'의 약(約)으로 타인과의 약속을 생명처럼 알고 잘 지켜야한다는 뜻이다. 즉 인생을 절약(切約)하라는 짧은 메시지는 평생 자신을 절제하고 남과의 약속을 철두철미하게 지켰던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삶 전체를 한 마디로 압축한 말이었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 미국의 한 부동산 재벌가가 탈세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을 때의 일이다. 그는 고된 수감생활동안 자신을 잘 보살펴준 교도관과 친구가 되었다. 형량이 끝나 교도소에서 나가게 되자 그는 교도관에게 '나중에 꼭 찾아오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교도관은 여기 있는 동안 당신 같은 사람과 친구로 지낼 수 있었다는 것만도 행운이라며 끝내 찾아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 집이 떠들썩해 들어가 보니 바로 그 재벌가가 와 있는 게 아닌가. "생일 축하하네! 내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네." 그 순간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흑인 가수가 나타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교도관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갖게 됐다. 교도관과의 작은 약속을 지켰던 부동산 재벌가. 그가 세계적인 부자가 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