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발효(醱酵) 음식의 강국이다. 한국음식을 대표하는 김치가 바로 대표적인 발효음식이다. 된장, 간장, 그리고 수십 가지의 각종 젓갈류도 발효음식이다. 따지고 보면 한국 밥상에 오르는 밑반찬은 대부분 발효가 되어 있는 음식이다.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데다가 국토의 70%가 산악으로 형성된 한반도는 지형적인 조건이 발효에 적합하다. 발효의 핵심은 건조(乾燥)와 습기(濕氣)가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인데, 한반도는 해양의 습기와 산악지형의 건조를 아울러 갖추고 있다. 건조가 양이라면 습기는 음에 해당한다. 음과 양이 반복되어야 묘용이 발생한다.
발효 강국인 한국이 만들지 못한 음식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중국 남부지역인 윈난(雲南)에서 생산되는 보이차(普?耳茶)이다. 보이차는 50년 또는 100년이나 되는 장기간 동안 발효가 진행되는 차이다. 발효음식의 최고봉은 아마도 보이차가 아닌가 싶다. 지난 19일 청나라 광서제(재위:1874~1908)에게 진상되었던 보이차인 ‘만수용단(萬壽龍團)’이 베이징 자금성 내 박물관에서 나와 언론에 공개되었다. 2.5kg 무게의 만수용단은 무려 150년 동안 숙성된 차라고 한다. 이 정도면 가격을 헤아리기 어려운 국보급 차이다.
만수용단 모습. 만수용단의 생산당시의 크기와 무게를 그대로 재현한 백복용단 입니다. 운반하는 보험금만 4억정도 되었다는...
고궁 박물관에 있던 150여년의 역사가 있는 금과공차를 만수용단으로 새롭게 명명하고, 만수용단의 고향인 보이부가 있는 사모시로 돌려보내는 행사를 제 8회 보이차절에 맞추어 진행 하였습니다. 이때 사모시를 보이시로 개칭하였습니다. 백복 용단은 할아버지에 할아버지인 만수 용단을 한달여 동안 기다린다음 상봉하게 되고, 많은 언론,, 적어도 보이차를 아는 사람은 모두 알 정도로 큰 이슈를 불러 모았습니다. 가격은 12800위안[당시 환율로 하면 189만원, 지금 268만원] 입니다. 이렇게 비싸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습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부르는 값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중국 황제격인 후진타오 국가 주석에서 1호를 공납하고, 나머지 2번부터 11번까는 만수 용단과 함께 고궁 박물관으로 돌려보내져 함께 전시되었답니다.
필자의 지인 가운데 40대 후반의 보이차 마니아가 있다. 한 달 수입의 70%를 고급 보이차를 구입하는 데 소비한다. 차를 구입하는 데 드는 돈은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다. 돈을 아끼지 않아야 진정한 프로이다. 그가 하루에 마시는 보이차의 양을 따져 보니까 1.8리터짜리 생수통으로 3병 정도가 된다. 지금까지 대략 10억원어치 이상을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보이선인(普?耳仙人)’이다. 보이선인이 10억을 마시면서 깨달은 철학에 의하면 보이차는 ‘거듭남의 진리’를 보여주는 차라고 한다.
왜 거듭난 것인가. 발효는 일단 썩는 것이다. 썩는다는 것은 자기가 죽는 것이요, 해체되는 것이다. 썩어야 새 생명이 만들어진다. 보이차는 에고가 썩은 다음에 다시 태어나면서 독특한 맛과 효능이 생겨나게 되었다는 해석이다. 거듭난 차는 우리 몸에 들어가서 오장육부를 거듭나게 만든다. 발효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도 발효차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