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에 이어 이라크 파병 문제와 관련하여 우선 미국에 있어
이라크전의 의미와 성격을 한 번 되짚고자 합니다 그간 미국은 테어
도어 루즈벨트 이래 이른바 Big Stick Approach라는
단순 무식한 힘과 폭력의 대외 정첵으로 상당한 재미를 보아왔습니다
하긴 이미 건국 초기부터 폭력으로 원주민 인디언들을 인종 청소하고
또 다시 폭력과 협잡으로 멕시코 영토를 빼앗아
오늘의 부강한 아메리카를 이뤘지만 말입니다 좌간 이렇게 어마어마한
자원과 첨단의 기술로 밀어붙이는 힘 앞에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게 현
실이겠지요 그렇게하여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 되었지만
미국은 세계를 통치하는 마인드가 부족한게 엄연한 사실입니다 마치 칼
과 주먹만믿고 설쳐대는 10대 불량 청소년과도 같다고나 할까요 이렇게
힘이면 모든게 다 통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또 그런식으로
실제로 재미를 보아왔지요 적어도 월남전 이전까지는 말입니다...ㅡㅡ;;
하지만 아직도 경험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그 쓰라린 교훈을 벌써 잊고
또 다시 힘만 믿고 설쳐대다가 이번 이라크전에서 또 다시 낭패를
보았습니다 그래도 차라리 월남전의 경우엔 냉전 체제하에서 세계의 절반
은 미국 편이었지만 이번은 전 세계 모두가 반대하는데 미국 지 혼자서 무
식한 힘만 믿고 설쳐대다가 망한 꼴이라는 점에서
더 더욱 최악이라 할 것입니다 전 분명히 개전 초기에 제가 미국인이라도
무엇보다도 미국의 이익을 위하여 전쟁을 반대하며 이유는 공식적인 전쟁
에서는 알기쉽게 이기겠지만
그 이후의 소모적인 점령유지 비용을 도저히 감당할수 없을거라는 지적을
했는데 저의 우려는 그때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빨리 그리고 더 심각
하게 나타났습니다
현재로서 미국의 수습책으로는 프랑스의 요구대로 상징적으로나마 이라크
에 주권을 이양하여 공식적으로 군정을 조속히 끝내고 미군은 계속 주둔하
면서 실질적인 형태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이 역시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한 대미 게릴라전은 계속되리라는 전망입니
다 오히려 제게 지금 미국을 위하여 조언을 하라면 이미 늦은 느낌이 있지
만 지금이라도 이라크를 둘로 분할하고 빨리 철수하라는 것입니다
즉, 수니파의 중북부와 시아파의 남부로 둘로 쪼개어 독립 정권을 세운 뒤
나몰라라 하고 철수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가급적이면 시아파의 남부에
약간 유리하게 영토 분할을 하여 향후의
지속적인 분쟁의 씨앗을 미리 만들어 두면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익에 도움
이 되겠지요 이렇게되면 곧 바로 독립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수니파와 독립
을 쟁취하려는 시아파와의 장기적인 내전 상태에
들어가게 될텐데 이때 미국은 돌아가면서 양쪽의 등을 두드려 주면서 지원의
댓가로 석유채굴권등의 잇권을 챙기고 또한 무기도 팔아먹으며 최소의 비용
으로 알짜배기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거라는 계산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경우의 실익은 내전에 빠진 이라크가 더 이상 미국을 미워할 여유가 없을
거라는 점입니다 좌간 미국은 자신의 힘을 사용할 때 그 힘으로 얻을수 있는
이득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가령
아랍 문제의 경우 미국이 노려야 할 것은 아랍의 분열입니다 중동 지역 아랍
권의 통일국가 수립의 움직임은 예상외로 강력하며 만약 미국이 방치한다면
순식간에 모로코에서 이란에 이르는 거대한 아랍연방 국가가
세계사에 등장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이렇게 되어 아랍 연방이 국제 유가
를 좌지우지한다면 세계 경제로서는 최악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이것을 저지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지만 문제는
그 힘을 사용하여 성취할 수있는 한계는 바로 여기까지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
야 하는데 그 한계를 넘어서 아랍을 무리하게 직접적으로 지배하며 잇권을 착
취하려 드니까 테러의 위협에 정면으로 노출되는 것이지요
교묘하게 아랍을 분열시켜 끊임없이 자기들끼리 싸우게 만들든지 최소한 상호
간의 항구적인 냉전 상태로 만들어 놓고 돌아가면서 이놈 저놈 등 두드려 주면
서 배후에서 실익을 챙기는게
미국의 이익을 위한 관점에서 최선으로 보입니다 좌간 이번 이라크전은 힘만
있고 세계 지배 마인드는 부족한 철부지 미국이 저지른 자살행위로 판명되고
있고 그간 국제 여론을 개무시하더니 이제 다국적군의 지원을 호소하며
우리 한국에도 전투병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이리하여 이 더럽고 지저분한 전쟁
의 뒷처리를 위하여 우리가 초청되었습니다만... 과연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
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국내에서 다양한 논거에 의하여
찬반 양론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만 저는 무엇보다도 만약 전투병을 파병한다
면 과연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과연 승리인가? 하는 현실론
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싶습니다
물론 여기서 승리란 미국이 이미 이라크를 점령한 마당에 이라크인 몇명 더 죽
이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우리 장병이 희생당하지 않고 또한 국제적으
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랍과 이라크인들의
한국에 대한 비난과 적대감을 얼마나 최소화 할 것인가? 하는 점 그리고 나중에
이라크 재건을 위하여 국제 컨소시엄이 형성될때 과연 우리 몫으로 얼마나 할당
될 것인가? 하는 점등을 종합하여 결정될 것입니다
이 세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하여 우리가 얼마만큼의 희생과 댓가로 얼마만큼의
이득을 챙길때 과연 승리라고 부를 수 있는가? 하는 냉정하고도 구체적인 기준
을 설정한 뒤 파병의 승산을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우선 예견되는 가장 그럴듯한 가능성을 짚어보자면 지금 이라크 현지의 험악한
분위기로 볼때 솔직히 우리 장병들이 단 한 명도 죽지 않고 모두 무사히 귀환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해 보입니다 분명히 희생자가 날 것이며
일단 단 한명이라도 희생자가 나게되면 우리군 역시 이라크 민간인을 포함한
무차별 보복에 들어가게 되고 전투병들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민간
인들에게도 무차별 사격을 가하게 되는 최악의 사태로 전개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서로 미워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두 나라 한국과 이라크는 상호
증오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며 한국은 아랍권에 침략자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게 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요즘 이라크인들에게
한국산 똥차와 전자 제품들이 어필하고 있는데 공연히 파병하여 이라크인들에
게 미움을 받아 이런 상품들을 못팔걸 감안하고 또 이라크 파병시 우리가 감당
할 주둔 비용을 포함해서 이 모든 손실을
우리가 파병으로 치르게 될 비용으로 산정해야 됩니다 이 비용을 뽑자면 미국이
주도할 이라크 재건사업 및 석유채굴권 기타 인프라 건설사업에서 크게 한 몫을
챙겨야 하는데 이는 우선 미국이 안정적으로
미군정을 확립하거나 최소한 이라크에 친미 정권을 수립했을 때의 얘기인데 저
로서는 그 전망 역시 낙관할 수 없으며 또한 만약 정권 수립에 성공한 경우에도
우리에게 돌아올 몫으로 현재 보장된 것은 불확실하고
실제로 미국이 이넘 저넘 끌어들인 뒤 상황을 수습하고 나서 여기 저기 떼어줄
때 미국으로서는 그간 이라크에 투자한 천문학적 전쟁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선
그 엄청난 잇권들을 모두 독식해야만 이해 타산이 맞을텐데
그러고 나서 얼마 안남은 잇권으로 뒤늦게 가담한 여러 국가들에게 이리 저리
떼어줄 때 우리에게 돌아올 몫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잇권을 챙겨서 실제 개발에 착수할 때도 지속적인 테러의 위협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결코 이라크 파병에 따른 막대한 비용
을 사실상 회수할 수 없고 파병군은 지친 몸으로 패배자가 되어 귀환하여 결론적
으로 우리는 이 전쟁에서 결코 이길 수가 없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하여 파병을 했을때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종류의 이득으로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제고하는데서 오는 무형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이건 현실을 냉정히 분석하지 못한데서 오는
지만의 순진한 착각이라 할 것입니다 저는 바로 이런 견해를 반박하기 위해서
어제 따로이 북핵 문제등을 거론했는데 이에 대한 본격적인 반박은 다음번 글
에서 한미간의 신뢰관계의 비대칭성을 지적하여 반박하고자 합니다
좌간 이러한 비관적 전망은 비단 저만의 개인적인 판단이 아니라 실리에 냉정한
일본이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으로부터 파병요청을 받고도 현지 조사단으로 분
견대만 파견한 채 정작 본대의 파병은
차일 피일 미루며 여러가지 변명을 내세워 미국에 확답을 미룬 채 파병 시기를
내년 초쯤으로 잡고 있는 것을 보아도 이라크 파병 전망이 얼마나 어둡고 심각
한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 이익의 관점에서 우리도 적극 파병하자는 일부의 주장은 대단히 낭만적이
고도 탐욕적인 견해이며 거부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즉, 지난 30년간 독재에
시달리고 이에 겹쳐 미국에 짓밟힌 이라크인들의 불행 위에
헛된 이익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탐욕적이라 할 것이며 문제는 이러한 탐욕이
실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
에서 낭만적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최악으로 전개되지 않을 예외적인 가능성이 하나있는데 이것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유럽의 선진강대국들의 동향입니다 이는
현재 UN에서 다국적군 결의안이 통과될 것이냐의 문제와도
맞물려 있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만약 통과되더라도 과연 이 결의와 함께 유럽
강대국들이 개입하느냐의 여부와 또한 개입하더라도 어떤 조건하에 어떤 방식
으로 그리고 얼마만한 규모로 개입하느냐가
앞으로의 전후 이라크의 전개 방향과 최종적으로 이라크전의 성격을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파병 여부를 판단
하는데 있어서는 이들의 동향을 고려하지 않고 내리는
모든 종류의 결정들은 다 알기쉽게 헛소리에 불과하며 절대로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봐도 좋을 것입니다 다만 만약 서구 강대국들이 끝끝내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과 그 똘마니들의 가담만으로는 일단
이변이 없는 한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거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무조건
UN의 결의를 기다려야 하며 이는 단순히 명분쌓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구체적으
로 서구 강대국들의 움직임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토대로
철저한 구체적 사실 관계 속에서 정확하고도 냉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기왕 파병하려면 미국이 보기에 모양좋게 빨리 파병하자는 견해는 지극
히 기분에 치우친 경솔한 생각이라 할 것이며 최후의 순간에 가서는
어떠한 결정을 내려도 좋지만 적어도 UN 결의가 나오기 전까지는 즉 다시 말씀
드려서 서구 강대국들의 동향이 확실히 드러날 때까지는 절대로 절대로 어떠한
결정도 내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가담 여부가 세계사 속에서 이라크전의 최후 성격을 결정한다는 점을
주시해야 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똘마니들이 몇몇 엉겨붙어 봐야 역사
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으며 일단 현재 상태로서는
이라크전은 이미 미국측이 패배하게끔 결정되어 있는 전쟁으로 보입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은 아무 것도 못챙기고 상처만 입은 채 만신창이가 되어
4~5년 후 초라한 모습으로 철군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글이 길어져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나머지 남아있는
산적한 논점들에 대해서는 내일 말씀드릴까 합니다요...^^;;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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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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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9.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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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제나 배움을 주는 저격수님의 글입니다. 대한민국이 시험대에 오르면서 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불안하고 답답하죠.... 파병반대에 동의하지만 맹목적 부르짖음이 아닌 실질적 결과의 원인이 되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가슴시원한 저격수님의 글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