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한가위 휘호 감상 소감】
존경하는 원로 문인의 ‘가을 편지’
― 일송 송하섭 문학평론가의 ‘한가위 휘호’를 받고
/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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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휘호 감상 소감】
존경하는 원로 문인의 ‘가을 편지’
― 일송 송하섭 문학평론가의 ‘한가위 휘호’를 받고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 송하섭 원로 문인이 보내주신 한가위 휘호
▲ 송하섭 문학평론가(전 단국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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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이틀 앞두고 존경하는 원로 학자 문인으로부터 귀한 휘호를 받았다.
일송 송하섭 문학평론가(전 단국대 부총장)가 보내주신 묵향 그윽한 ‘추천만리정(秋天萬里淨)’. ‘가을 하늘이 만리나 맑도다’라는 뜻이다.
원로 문인께서는 매년 섣달그믐날이면 ‘신년 휘호’를 보내주시고, 팔월 열 나흗날이면 ‘한가위 휘호’를 보내주신다.
예사 필세(筆勢)가 아니다. 팔순을 훌쩍 넘긴 원로 문인의 붓끝에서 여전히 강건한 힘이 느껴진다.
원로 문인이 화선지에 진한 묵향을 담아 보내주시는 귀한 글씨를 받을 때마다 나는 한 통의 아름다운 ‘가을 편지’로 생각한다.
오랫동안 적조했던 내게 원로 문인이 먼저 따뜻한 인정과 사랑으로 안부 편지를 주신 것이다.
그런데 간단한 편지가 아니다. 받는 사람은 공부해야 한다. 학자 원로 문인은 그저 ‘화두’만 던져 주실뿐 정답이나 해설을 덧붙이지 않는다. 알아서 해석하고, 스스로 진리에 다가서라는 주문이다.
그렇다. ‘가을 하늘이 맑다’라는 화두 하나만으로도 수필을 공부하는 학도라면 15장 분량의 창작수필을 내놔야 하고, 언론사 논설위원이라면 적어도 10장 분량의 칼럼을 써내야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받은 ‘가을 편지’가 막상 답장을 드리려고 하니, 마치 학동의 숙제처럼 두뇌를 빠르게 작동해야 하는 진지한 작문으로 발전했다.
학동이 잠시 고민할 때 습관처럼 그러하듯, 연필을 허공에 몇 번 돌리고 나니, 비로소 해답의 실마리가 보였다.
아하, 바로 그거로구나! <숨은그림찾기>. 뒤에 ‘숨어 있는 그림’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첫째는 <긍정>과 <희망>이다. 가을 하늘은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희망을 주는 ‘긍정의 메시지’다.
둘째는 <소원 성취>다. 한가위 보름달이 상징하는 바도 역시 <희망>과 <소원성취>라는 ‘긍정의 메시지’인 것이다.
하지만 어디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만리(萬里)나 맑은 하늘만 보고 살아갈 수 있는가.
‘시불(詩佛)’로 불리며 수묵산수화에도 뛰어났던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 그의 시에는 ‘秋天萬里淨(추천만리정) : 가을 하늘은 만 리나 맑고, 日暮澄江空(일모징강공) : 해 저문 맑은 강은 공허하기만 하여라.’가 나온다.
존경하는 송하섭 원로 학자 문인은 한가위 명절에 ‘가을 하늘’을 가리키면서 ‘해 저문 강’도 보라고 하신 뜻은 아닐까?
시대가 그렇다. 명암이 늘 교차하는 게 인간 세상이다.
가을 하늘은 끝없이 높고 맑아 보이지만, 시문(詩文)을 짓는 문사들의 마음은 왠지 공허할 때가 있다. 그 공허함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한가위 휘호를 숙제처럼 보내주신 송하섭 문학평론가의 해석을 듣기는 어렵다. 아마도 영원히 답을 듣기 어려울 것이다.
좋아하시는 약주를 사 드린다고 해도 영원히 답을 듣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로 문인의 멋이다. ■
2024. 9. 14.
윤승원 휘호 감상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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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사랑하는 손자 지환에게
한자 공부도 할 겸 할아버지가 보내주는
송하섭 학자 문인의 ‘한가위 휘호’를 감상해 보렴
※ 손자와는 이메일로 소통[아래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