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에어컨용 가짜 냉매 불법 유통

[바람]

자동차 에어컨용 가짜 냉매 불법 유통

여름철 성수기 대비 가짜 R-134a 시중에 유통돼

다른 성분 혼합해 불법 수입·공급…충전시 치명적인 사고 위험 내재


‘만일 당신의 자동차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동차 정비소에서 불법·제조된 에어컨 냉매가스를 주입해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멈춰 섰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할 정도로 일부 몰지각한 상술이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엿보고 있다.

최근 여름철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자동차 에어컨 냉매인 R-134a가 원재료의 가격폭등으로 제조·유통가격이 전년대비 70%가량 폭등하면서 가짜 냉매가 시중 자동차 정비소에 대량유통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가짜 냉매는 HCFC-22(일명 R-22)와 HCFC-142b가 각각 25%, 75%가 함유된 것으로 가정용 에어컨이나 발포제로 사용되는 가스를 혼합·제조했으며 자동차용으로 사용할 경우 치명적인 내구성 결함이나 고장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한국자동차부분정비사업조합연합회(카포스)의 공동구매방식으로 유통된 가짜냉매는 수입방법에 있어서도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수법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화인텍, 후성, 삼광가스테크, 한강화학 등 국내 냉매공급업체에 따르면 수입업자가 톤 단위의 중국산 불법제조 냉매를 R-134a 수입으로 가장해 서류조작과 명의변경을 통해 관세청을 속이고 수입했으며 이를 허가받지 않은 1회용 용기에 충전·유통시켰다는 것이다.

정확한 유통시점마저도 불분명한 가짜냉매는 냉매공급업계의 추산으로 그동안 약 50톤에 달하는 물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중형차를 기준해 완충시 7만대, 보충시 20만대에 충전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짜 R-134a는 눈대중 형식으로 조잡하게 제조된 것이어서 용기별로 성분 함유량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동차 에어컨 냉매로 사용시 압력상승이 불안정하고 수분함유량도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컴프레서의 내구성 저하와 함께 관련부품과 파킹 등을 녹이며 자칫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에 적발된 가짜냉매에 함유된 성분 HCFC-22와 HCFC-142b은 몬트리올 의정서에서 지구온난화 지수가 높은 규제물질 규정돼 정부로부터 생산·수입에 규제를 받고 있으며 오는 2013년부터 사용량 감축도 시작된다.

이에 화인텍, 후성, 삼광가스테크, 한강화학 등 냉매공급업체는 이같은 불법행위에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으로 가짜 냉매를 각 조합원들에게 유통시킨 경기도 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의 지역지회장 등을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오존층 보호를 위한 특정물질의 제조규제 등에 관한 법률 및 관세법 위반혐의로 고발한다고 전했다.

또 이들 냉매공급업체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차원의 대책마련 촉구를 위해 최근 지식경제부에 공문을 제출했으며 지식경제부측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판매지역이 구체화되면 해당 지역 소관 가스안전공사와의 합동점검과 관련 규정 개정 등을 통해 투명한 유통구조 확립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스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