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교수 | |
백재진 교수 | |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며 부산의 대표 연주자들로 평가받고 있는 이들이 각기 리더가 돼 한 무대에 선다. 부산 음악사의 한 '사건'으로 기록되기에 충분한 이 일은 오는 11월 4일 부산문화회관 중강당에서 벌어진다. 바로 프로뮤지카 챔버 소사이어티(Pro Musica Chmber Society·이하 프로뮤지카) 창단 연주회다.
프로뮤지카는 부산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새로운 실내악 그룹이다. 우선 연주단을 보자. 김 교수는 이날 창단 무대에서 백샤론 김은진(이상 바이올린) 전명희(첼로)와 함께 모차르트의 현악4중주를 연주하고, 백 교수는 김은진 이명진(첼로) 박희철(베이스) 노경원(피아노·인제대 교수)과 피아노5중주단을 구성해 슈베르트의 '숭어'를 들려준다. 신 교수는 이은옥 문주연 엄세희(이상 바이올린) 김가영 이성호(이상 비올라) 유대연 신혜정(이상 첼로)과 앙상블을 이뤄 멘델스존의 현악8중주를, 김 악장은 이은옥 김가영 신혜정과 함께 쇼스타코비치 현악4중주를 선사한다.
이날 관객들은 부산에서 내로라 하는 실내악단 4개 팀의 음악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는 셈이 된다. 이는 1팀이 몇 곡의 음악을 연주하는 기존 실내악 연주회에 비해 전혀 새로운 형태임이 분명하다. 프로뮤지카는 김, 백, 신 교수와 김 악장이 리더가 된 4개 연주단 전체를 아우르는 실내악 그룹이다. 그렇다고 이 4개 연주단은 고정된 게 아니다. 연주회 프로그램에 따라 리더와 멤버 구성은 유연하다.
김동욱 부산시향 악장 | |
신상준 교수 | |
프로뮤지카는 부산 실내악 문화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각 실내악단의 리더들이 한 무대에 서는 경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타 단체의 연주에는 구경조차 가지 않으려 한다. 이는 연주자들의 '자존심'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부산의 중량급 리더들이 프로뮤지카란 이름 아래 한 무대에 서게 된다는 것은 음악애호가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프로뮤지카 같은 실내악 그룹은 외국에서는 보편적이다.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뮤직소사이어티, 오스트리아 빈의 프로아트뮤직소사이어티가 그 대표적이며, 서울에는 KBS교향악단 김복수 악장을 중심으로 한 코리아나챔버뮤직소사이어티가 6년 전부터 활동하고 있다.
백 교수는 "각기 따로 실내악을 하던 음악인들이 한 테두리에 모임으로써 서로의 연주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프로뮤지카는 실내악의 묘미를 선사해 부산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프로뮤지카 결성에는 신 교수와 음악애호가이자 (주)독일양행 대표인 이소진 씨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씨와 신, 백, 김 교수 등은 지난 6월 중순 프로뮤지카 구성과 운영의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의견일치를 봤다. 이 씨는 프로뮤지카의 운영 경비 일체를 지원키로 약속했다. 이 씨와 연주자들은 8월 하순 다시 만나 프로뮤지카의 지향점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 씨는 "부산의 음악 문화 발전을 위한 방법으로 오래 전부터 구상해오던 차에 우수한 연주자들이 뜻을 같이 해 출범하게 됐다"며 "품격 높은 연주를 선보이는 단체로 자리 매김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 국제신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