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차츰 깊어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축협동우산악회에서 용문산에 다녀왔고, 오늘은 축협동우회에서 추계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버스 2대에 나눠타고 옛 안성목장에 조성된 팜랜드(FARM LAND)와 음성축산물공판장에 들러 점심을 먹고 귀경길에 여주 이포보에도 들렀습니다.
10월하순의 가을 날씨는 청량하고, 높고 푸른 하늘은 나들이 객들에게 우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멀리서 본 양평의 용문산은 만산홍엽으로 물들어 추색이 짙어가고 있었습니다. 산 초입에 들어서자 노랑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 우수수 떨어집니다. 평일인데도 울긋불긋 단풍옷을 입은 가을 산의 유희를 즐기러 나온 많은 시민들이 넓은 도로를 꽉채웠습니다.
아름드리 거목의 소나무들이 수려한 자태로 길손들을 반기고, 붉게 물든 적단풍은 파란 하늘에 매달려 마지막 정염을 토해 내듯 불타고 있습니다. 적황의 빛깔로 물든 나뭇잎들의 환영을 받으며 천년 고찰 용문사에 다다르니, 고즈넉한 기와지붕의 산사앞에서 1000년이 넘게 버텨온 거목의 은행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은행나무는 높이와 크기가 동양 최대라고 합니다.
안성의 팜랜드는 39만여평의 터에 초지31만평, 전시,공연,먹거리,마켓,각종놀이와 체험을 즐길수 있는 시설 8만평으로 조성되어 입장객을 맞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우리 동인들이 연수원과 목장을 운영했던 터에 독일풍의 건물과 목책을 두르고 우사와 마사, 양들의 방목장, 초원길을 조성하여 농업과 관련된 이해와 체험을 즐기는 국내 최대의 농업놀이 동산을 조성해 놓았습니다. 다양한 가축들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즐길수 있습니다. 소,말,양,사슴,당나귀,토끼,토종닭등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먹이를 주고, 넓은 초지와 아름다운 경관을 보며 하루를 보낼수있습니다. 넓은 초원을 달리는 승마와 친환경 고급육의 외식센터,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 가족단위의 방문과 어린이들의 농업체험장으로 각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서울과 가까운 이점을 살려 성공적인 사업으로 이끌려면 방문객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도시인들의 심성을 꿰뚫는 마음이 배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얼굴이 익은 여럿의 후배동인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위안을 받았습니다. 승마체험과 트랙터가 끄는 덜컹열차를 타고 랜드를 한바뀌 돌면서 감회에 젖기도 했습니다. 따뜻하게 맞이해준 후배동인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10월초에 공식 개장한 음성축산물공판장(장장 고윤홍)은 서울의 가락시장에서 이곳으로 이전한 시설입니다. 일일 도축능력 소480두, 돼지 1800두를 처리할수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도축 가공시설입니다. 후배동인들의 따뜻한 환대와 정갈한 점심을 대접 받았습니다. 서울시내에서 악취와 분진등이 많은 혐오시설로 각종 민원이 많았던 공판장을 이곳으로 이전하여, 최신시설에서 일하는 후배님들을 보며 감회에 젖기도 했습니다.
귀경길에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한곳인 남한강 여주의 이포보에 들러 강건너 까지 보위를 걸었습니다. 거대한 보각위를 걷는 동인들의 걸음은 가볍습니다. 툭터진 가을 하늘과 드넓은 강줄기를 바라보니 모든 수심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하상을 파내고 물을 가둔 거대한 강줄기가 보는이로 하여금 시원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당초 의도된대로 수자원의 활용과 녹색 친환경의 국토로 잘 이용될수 있기를 소원했습니다. 남한강 여주에는 강천보, 여주보,이포보, 세개의 보(洑)가 있습니다.
그강에 가고싶다. 사람이 없어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제는 우리도 애가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방금 기뻐할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쉬이 산에서 눈길을 거둘일도 아니다. 강가에 가면 그저 강물을 볼일이다. 가만가만 다가서면 물깊이 산이 늘 거기 앉아있고, 이만큼 걸어가면 물이 항상 거기 흐른다. 인제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맡에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은 때로 나를 따라와 머물다가 멀리 간다. 그 강에 가고 싶다. 강물은 산을두고 혼자 가지 않고, 산 또한 강을 두고 혼자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강, 그 강에 가고 싶다.(김용택의시)
석촌호수옆의 설렁탕집에서 동우들이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낼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한 동우회장님과 간사님에게 감사하며 국물이 고소한 설렁탕 한그릇을 다 비웠습니다. 오늘 하루 중후한 걸음걸이와 후덕한 모습으로 눈빛을 나누고 원숙한 대화를 나누신 모든 동우님들의 귀가길이 평안하기를 빌며, 팜랜드에서 제공한 햅쌀,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제공한 고급 장우산과 농협사료충청지사(지사장 김락석)에서 제공한 햅쌀, (주)서하EBF에서 제공한 고급타올을 받아들고 총총히 발걸음을 집으로 옮긴 동우들의 짧은 시간 긴 나들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