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렌디 10월 모임은 문학과 자연이 함께 한 기분 좋은 설렘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박경리 작가의 혼이 담긴 '박경리 문학공원'
가을빛에 물들어 있는 공원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 놓여진 글을 읽다보니 깊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박경리 문학공원은 박경리 선생님의 옛집과 뜰, 집필실이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고, 소설 토지의 배경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테마공원으로 꾸며져 있는 곳입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문학과 삶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박경리 문학공원 내에 개관한 '박경리 문학의 집'이었습니다.
이 곳은 생전의 작가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과 유품, 「토지」를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먼저 5층 세미나실로 올라가서 박경리 선생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생님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영상물도 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작가로서의 카리스마를 갖고 계시면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분이셨는데, 특히 외손주 원보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였다고 합니다.
전시실에는 소설 「토지」의 육필원고와 만년필, 안경과 안경집, 국어사전, 손수 옷을 지을 때 썼던 재봉틀, 농사지을 때 쓰시던 호미와 장갑, 외손주 원보의 크리스마스 카드,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고, 생명을 가꾸고 사랑하는 삶을 사셨던 선생님의 인간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삶은 결코 순탄하거나 평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삶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선생님의 작품 속에 녹아내린 고통이 문학이라는 꽃으로 승화된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26년간 집필한 소설 「토지」는 선생님의 모든 것을 바친 작품입니다. 토지 5부 중 4, 5부를 완성한 곳이 이 곳 원주였습니다.
"내가 원주를 사랑하는 것은 산천을 사랑한다는 얘기다" 라고 말씀하셨듯이,
박경리 선생님은 원주를 좋아하셨고, 자연을 사랑하신 분입니다.
'박경리 문학의 집'에서 나와 선생님의 옛집으로 향했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돌길이 있었습니다.
돌길을 지나 뜰에 들어서니 그리운 박경리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옛집 모습입니다.
1층은 선생님의 집필실로 사용하셨고, 2층은 후배 문인들이 와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내어 주셨다고 합니다.
집 앞에는 선생님이 직접 만드신 연못이 있습니다.
옛집의 거실에는 고운 모습의 선생님 사진과 생명을 다독거린 선생님의 손도장이 있었습니다.
서재와 집필실도 둘러보았습니다.
토지의 집필을 완성한 선생님의 집필실입니다. 이 곳은 아무도 들어 올 수 없는 선생님만의 공간이었습니다.
집필을 완성한 순간 박경리 선생님은 어떤 마음이셨을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글을 쓰다가 잠시 쉴 때는 남쪽 창을 통해 밭을 내다 보거나 동쪽 창을 통해 멀리 치악산을 바라보셨다고 합니다.
자연에게 묻고 자연에게서 답을 얻으셨을 그 모습을 따라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옛집 뜰에서 우리들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약국의 딸들」이야기 속 용빈이 박경리 선생님과 닮았다는 것에 공감하며 여자로서의 삶,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불행한 여인들의 삶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는 무엇인지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삶에 있어서 생명력의 원천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였습니다.
생명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박경리 문학공원 관람을 마쳤습니다.
박경리 문학공원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맛집 '토지' 에서 옹심이 칼국수, 메밀전병, 메밀만두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보는 것도 좋지만, 먹는 것은 언제나 즐거움입니다.
하늘은 맑고, 산은 울긋불긋~
그냥 서울로 향하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커서 치악산에 들렀습니다.
"와~세상에~" 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만큼 가을색이 너무도 예쁘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나누며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가득 채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행복 충천~^^
이번 문학기행에 함께 하지 못한 분들에게 이 가을의 정취을 선물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첫댓글 실장님
사실을 잘 묘사해 주셔서 박경리문학공원에 함께 하지 못한 분들에게도 그 정취가 느껴지는 듯 합니다.
그런데 모델료는 주시는 건가요? ㅎ
박경리문학공원에서는 토지의 '서희', 김약국의 딸 '용빈' 그리고 박경리작가를 함께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작가의 삶이 서희와 용빈에 다 녹아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 분의 말씀이 자꾸 생각납니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 하다" 그것은 아픔이라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