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半)은 갑골문(甲骨文)에는 보이지 않다가 금문(金文)에 비로소 나타나 소 우(牛)에 여덟 팔(八)을 더한 글자이다.
팔(八)이 위에 보태어져 하나의 글자로 되는 과정에서 왼쪽 획이 서로 겹치므로 자연스럽게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
팔(八)이 하나의 물건을 반으로 잘라 서로 구별됨을 의미한다면 반(半)은 소머리를 반으로 잘라 놓은 형상을 표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도 물체를 중간으로 나누는 것[物中分也]이라 하였다.
나누어진 절반(折半)은 전체(全體)가 아니므로 일부분이라는 의미가 파생되어 반신불수(半身不隨), 반병신(半病身)에서처럼 쓰이고, 또 물체의 성질이나 기능의 일부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반투명(半透明), 반도체(半導體)와 같이 쓰인다.
또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반(半)은 미완성이거나 미성숙한 의미와도 통한다.
서투른 재주라는 뜻의 반풍수(半風水), 지능이 보통사람보다 낮은 사람을 반편이(半偏)라고 한다.
홍루몽(紅樓夢)에 나오는 반병초(半甁醋)는 반병의 식초라는 뜻으로 완성되지 못한 어설픈 학문이나 지식을 가리킨다.
반청(半靑)이라는 말은 산둥 지방에서 원래 무를 가리키는 말이다.
속자치통감(續資治通鑑)에 보면 반부논어(半部論語)에 관한 일화가 있다.
당(唐) 태종 때에 조보(趙普)가 재상이 되자 논어를 반만 읽은 사람이라고 비웃었다.
태종이 연유를 묻자, 조보가 대답하였다.
‘신에게 논어 한 권이 있었는데 반만 읽고도 태조를 보좌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나머지 반을 마저 읽어 폐하께서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도록 보좌하겠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일은 반(半)만 하고도 공은 배(倍)가 되는가 하면[事半功倍:사반공배], 어리석은 사람은 일은 배(倍)를 하고도 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事倍功半]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