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제주도에서 한달살이하면서 꼭 가보고 싶었으나 딸린 식구들이 많아 자주 지나치면서도 못가보았던 곳, 섭지코지 초입 아쿠아플래넷에 갔습니다. 대략 2시 정도에 일을 끝냈으니 가까운 곳이라 3시 공연부터 다 보았습니다.
에버랜드 다닌 긴 세월 속에서 물개쇼도 오래 지켜보았기에 비슷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부득불 팝콘에 음료수를 먹어야 되겠다고 고집을 펴서 중도에 잠깐 나와야 했습니다. 영화관 다니면서 습득한대로 그대로 하려는 것을 보니 으이그 이 놈의 패턴...
수족관을 보면서 지난 밤 꿈을 떠올렸습니다. 꿈속에 진이가 왠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진이 녀석 모습은 어릴 때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진이는 2016년부터 2-3년간 방학 때마다 발달학교를 다니기 위해 기숙생활을 했었고 2018년도에는 아예 1년간 함께 생활했었는데 준이랑 동갑입니다.
진이는 노래따라하기, 다른 아이들 목소리 흉내내기가 너무 뛰어나서 제가 창을 배우게 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그 어려운 창의 가사를 금방 습득하곤 했습니다. 계속 가르쳤으면 꽤 잘 했을껀데 아쉽습니다. 카페에 진이의 창배우기 내용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진이가 제 꿈에 나타난 것은 2018년도에 진이까지 데리고 싱가포르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보았던 싱가포르 아쿠아리움에 갔던 기억의 예고였던 것 같습니다. 가끔 제 꿈은 영험하기도 합니다. 어제 제주도 아쿠아플레넷을 보면서 싱가포르아쿠아리움과 너무 똑같은 판박이라서 헷갈리기까지 했습니다.
제 꿈 속의 진이모습이 너무 생생해서 진이맘한테 진이가 나타났다 이야기했더니 이번에 제주도에 보낼 지도 모른다 합니다. 오랫만에 보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준이가 너무 좋아할 지 모르겠습니다. 둘이 동갑이기에 유난히 친했었습니다. 둘다 열살 모습 그대로 제 머리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진이는 특히 태균이를 너무~~ 좋아해서 진이가 아마도 다시 온다면 마음 속의 형아를 찾아 오는 셈이 될 것입니다. 누구에게 다가가는 녀석이 아닌데 태균이한테는 정말 연예한다 싶을 정도로 정을 느끼고 애정을 듬뿍담아 옆에 있으려고 했었으니까요. 20살이 다 되어가는 녀석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이런저런 기억들로 제주도를 만끽하며 늘봄흑돼지 식당에서 저녁까지 먹고 빌렸던 차를 반납하고나니 밤 8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공항근처 호텔까지는 대략 4km. 이 4km가 마의 여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찌나 택시잡기가 어려운지 간만의 거리에서 택시잡기는 실패였고, 콜택시도 불렀으나 4km거리를 기꺼이 와줄 기사는 아무도 없는 듯 했습니다. 할 수 없이 그 거리를 하염없이 걸어서 가는데, 중간에 인도까지 끊기니 태균이와 목숨걸고 넓은 차도로를 건너지르기도 하고...
간만의 밤산책길이었지만 제주도에 그많은 택시는 도대체 다 어디로 간 것인지? 세상 많이 바뀌었다 싶습니다. 거의 10여년만의 택시잡기 시도였으니 세상은 당연히 바뀌었겠지요. 에버랜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그 정도 거리는 다반사이고 자주 국사봉 등산을 해서 그런지 태균이도 너무 잘 걷습니다. 차없는 세상에의 잠깐 시간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인도가 끊긴 차도를 아찔합니다. 그림 엄마는 밤에 들어 올때, 콜로 만원 웃돈 먼저 제시하고 택시 타고 온적 몇번 있어요. 주차 공간이 없어 차를 못 갖고 가는 그런 곳에서 귀가 할 때죠.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