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정문 앞을 막아선 사람들

[최광희]

대법원 정문 앞을 막아선 사람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그리고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대법원 정문 앞에 대형 피켓을 든 사람들이 등장한다. 때로는 서너 명에서 많을 때는 10명가량의 사람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대법원 문 닫아라, 성전환 수술없이 성별정정 N0”, “대법원 행정처 제정신인가, ‘성전환 수술 요건’ 대법원 예규 변경 즉각 중단하라”, “조희대 대법원장님,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님, 당신 아내와 딸, 며느리가 남자와 목욕해도 됩니까” 등의 문구가 씌어있다.

이들은 왜 매주 월, 수, 금요일 점심시간마다 한 시간 반 동안 이렇게 서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일까? 하나같이 중요한 일로 바쁜 사람들인데 자기 일을 접어 두고 매주 세 차례나 이렇게 시위하게 된 것은 나라의 미래가 심히 걱정되기 때문이다. 다름이 아니라 지난 1월 8일 대법원이 성별 정정 신청자에게 성전환 수술을 받았음을 증명하는 서류 제출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사람이 타고난 성별을 바꾸어 살겠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자신의 성별을 정정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할 때 전에는 필수사항이었던 성전환 수술 증명서를 4년 전에는 슬그머니 선택사항으로 바꾸어 놓은 대법원이 이제는 그것조차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차 멀쩡히 남성의 몸을 가진 사람이 법적 여자가 되어 세상을 활보할 것이고 여성만의 공간인 목욕탕, 화장실, 탈의실에 버젓이 들어와도 막을 길이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진짜 여성들은 수치심과 인격권 침해를 고스란히 당하고 때로는 범죄의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이런 사례를 여러 번 발생한 바 있다. 작년 말 수안보의 한 호텔 사우나에 남성 2명이 실수로 여성 탈의실에 잠깐 들어간 일이 있었다. 그들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지만 이 일로 30대 여성이 충격을 받아 정신과에서 약물치료까지 받았다. 그와는 달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남자 몸을 소유한 법적인 여자가 당당하게 여성 전용 사우나에 들어와서 목욕하고 간 사건이 두 번이나 있었다.

이런 일은 꼭 목욕탕과 화장실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 스포츠 경기에서는 남자 선수가 진짜 여성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 1월 24일에 캐나다의 여자대학 배구 시합에서 무려 5명의 남자가 출전해서 진짜 여자 선수는 벤치 신세가 되었다. 경기 결과 남자 3명 출전한 팀이 2명 출전한 팀을 이긴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또 2월 11일에 미국의 여자고등학교 높이뛰기 경기에 남자가 출전해서 1등을 차지한 일도 있다. 남자팀에서 꼴찌였던 선수가 여자 경기에서 1등을 차지한 이것이 과연 평등한 세상이란 말인가? 그보다 먼저 2017년에서는 자신을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수감자가 여성 교도소에 들어가 여성 수감자 4명을 성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대법원 행정처가 이런 비합리적인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명분은 무엇인가? 1월 8일 자 「법률신문」에 의하면 수술을 요구하면 성전환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극소수의 건강권을 지키느라 절대다수가 당하는 인격권 침해는 누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시위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님,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님, 당신 아내와 딸, 며느리가 남자와 목욕해도 됩니까?”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 1월 30일에는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자유민주교육국민연합 등 시민단체·학부모단체·종교단체들은 대법원 앞에서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그 후 지금까지 ‘자유민주교육국민연합’을 중심으로 매주 3회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반동성애교단연합(한반교연)은 3월 5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대법원 행정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성한 한반교연 사무총장에 의하면 한반교연은 곧 대법원 앞에서 매주 규탄 집회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처럼 이 문제에 관하여 각 교단(敎團)과 지역기독교총연합회,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점점 더 같은 목소리로 뭉치게 될 것이다. 김연희 자유민주교육국민연합 공동대표는 기독교인만이 아니라 양심이 있고 상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대법원의 정문 앞에 피켓을 들고 서는 것이 시대의 사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광희/ 목사,신학박사,17개광역시도악법대응본부사무총장

[최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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