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라도닷컴>
<김진수의 약초산책 58>
“전립선암” - 백운풀(白花蛇舌草)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으며 전립선 세포는 모두 남성호르몬 자극으로 성장한다. 정액의 일부를 생성하고 정자에 영양과 운동을 주는 기능을 갖는데 나이가 들수록 비대해진다. 전립선암도 비대증과 유사하게 커져서 요도나 방광 경부를 압박하게 되면 배뇨곤란, 혈뇨, 야간뇨, 요폐, 요실금이 나타나고 고환·골반·하복부·허리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잠복암으로는 빈도가 높은 편이지만 임상적 의미가 있는 암이 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낮으며,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도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국소진행암이나 전이암이 된 경우가 많다. 낮은 위험도의 초기전립선암이라면 경과를 관찰하면서 치료적 개입을 하지 않는 대기요법을 선택할 수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는 호르몬 요법, 근치적 절제술, 방사선 조사,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하지만 발병원인은 아직 불명확하다.
전립선증의 한의학적 범위는 융폐(癃閉,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거나 전혀 보지 못하면서 아랫배가 창만해지는 위급증), 산병(疝病, 고환에서 아랫배까지 당기고 아픈 증), 혈림(血淋, 오줌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가끔 혈이 섞이고 아랫배가 그득하면서 켕기는 증), 노림(勞痳, 과로로 정액이 소변과 함께 새나오는 증) 등에 해당한다. 전립선증의 병인병기는 노화 등으로 신기(腎氣)가 부족하거나, 어혈(瘀血, 혈액조직의 이상이나 혈구의 면역기능의 이상)이 생긴 것, 습(濕)에 의해 막히고 쌓인 담(痰, 내분비·림프선분비·림프절 등의 이상)이 아래로 하주(下注)하기 때문으로 요약된다.
한의학에서는 암의 원인을 크게 기체혈어(氣滯血瘀), 경락어조(經絡瘀阻), 열독내결(熱毒內結), 담습결취(痰濕結聚), 장부실조(臟腑失調)로 본다. 즉 기가 체하면 경락이 막히고 혈의 운행이 정체되어 어혈이 발생하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열독과 담습이 오장육부의 음양 기혈에 불균형을 초래한다(실제로 암 환자의 혈액 점도는 정상인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 예컨대 노화, 스트레스, 과로, 과색, 과근심, 과음, 과육식, 합성화학물질 등에 의해 혈과 진액이 점조해지면 순환장애와 함께 지속적인 염증반응이 나타나 비장·췌장·부신·림프선·림프절·갑상선 등에 암을 일으킨다. 전립선암, 임파선암, 유선암 같은 선암(腺癌, 소화관이나 기관지, 전립선, 고환, 난소, 갑상선, 췌장 등 다양한 샘 조직이나 배출관에서 발생) 역시 폐의 숙강작용(肅降, 기를 맑게 하여 내려 보낸다는 뜻으로 수분이나 체액대사에 관여하는 작용), 비의 운화작용(運化, 조직에 영양과 수분을 운송하고 배설하는 일), 간의 소설기능(疏泄, 기를 소통시키고 혈액과 진액의 운행을 조절하는 기능), 신의 기화작용(氣化, 인체의 수액과 생리를 조절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차차 암으로 발전한 것이다.
따라서 전립선암의 한방치료기전은 폐기를 맑혀 수도(水道)를 통하게 하고, 신양(腎陽)을 보하여 방광의 기화작용을 되살리며, 간기의 울결을 풀어 정지(情志)를 안정하고, 심화(心火)를 내려 혈맥을 아래로 소통하며, 비를 보하여 청기(淸氣)를 상승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전립선과 방광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방식이다. 황기·자오가·음양곽·파극천 같은 보기보양 약에, 금은화·목단피·황련·포공영 같은 항염증약, 단삼·우슬·도인 등 파어혈제, 창출·후박·백두구 등 거습(祛濕)제, 진피·목향·지각 등의 이기(理氣) 약, 반하·전호·과루인 같은 화담(化痰) 약을 중심으로 약전을 구축한다. 여기에 소변을 편하게 하고 열을 내리며 해독하는 토복령·의이인·저령·복령·호장근·택사·구맥 같은 전립선암 치료의 상용약을 갖춘 대로 더하고, 병 치료가 오래 되면(3기~4기) 몸의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구기자·숙지황·산수유·인삼 등을 추가한다. 이 한약들은 백혈구와 림프구의 수치를 상승시키고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을 개선시킬 수 있으므로 대기요법 단계에서 말기까지 전 치료과정에서 병행할 수 있다. 특히 청열해독 효능의 백운풀(白花蛇舌草)은 약물생체실험을 통하여 그 효과가 증명된 약재로 전립선암 처방에 군약을 삼을만하다.
백운풀은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일년생초본으로 전남 백운산록 및 제주도 습지에 자생하며, 백운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백운풀의 생약명은 꽃이 희고 잎이 뱀의 혀를 닮았다고 하여 백화사설초(白花蛇舌草)이다. 성미는 조금 쓰고 달며 차다. 폐 심 간 비경으로 들어가 광범위한 해독, 소염, 항균작용을 나타낸다. 옹저(癰疽, 악성종기)를 치료하고, 임파선결핵·요도염·방광염·편도선염·충수돌기염·골반염·간염을 다스린다. 수정관결찰수술 후 부작용으로 생긴 부고환의 부종 치료에 좋은 반응을 나타내며, 병리적으로 변한 진액을 소변으로 내보내고 전립선암·림프종·위암·대장암·방광암·자궁경부암·간암·복수암·피부암 등 종양세포에 비교적 강한 억제작용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화사설초·황기·반지련 각 4, 창출·택사·의이인·비해·호장근·연자육·방기·구기자·산수유·음양곽·울금 각 2, 지실·과루인·목향·지모·황백·도인·행인 각 1의 방문을 제시한다. 이 화제는 하초의 어혈과 습담을 삭이고 소변불통을 해소하여 신장과 그 부속기인 전립선 및 방광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혀 전립선암의 잦은 재발을 막는다.*
백운풀 전초
긴잎백운풀
백화사설초(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