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의 슬라브 마녀 캐릭터 '바바 야가' баба яга 를 다룬 러시아 판타지 공포영화가 국내에서 처음 개봉된다. 러시아에서 '바바(할머니라는 뜻) 야가'는 아이들에게 공포 그 자체다. '야가'는 러시아 동화에서 아이들을 납치하고 잡아먹는 못 생긴 할머니 '마녀'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지난해 2월 개봉한 영화 ‘바바 야가: 숲의 악령’(감독:스뱌토슬라프 포드가예프스키 Святослав Подгаевский)은 어린 아이를 납치하는 마녀 ‘바바 야가’ 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유모로 변신한 뒤 돌보던 아기를 데리고 사라진 것을 확인한 오빠가 친구들과 함께 '바바 야가'가 산다는 숲 속으로 동생을 구하러 가면서 겪는 스릴러물이다.
영화 '바바 야가' 포스터/캡처
영화는 젊은 부부의 가족이 도시 외곽에 있는 새 아파트로 이사한 뒤 어린 딸을 돌볼 유모를 얻으면서 시작된다. 아들(예고르)은 유모의 이상한 행동들이 무섭다며 부모에게 얘기했으나, 부모는 믿지 않았다. 아빠는 설치한 CCTV 영상을 확인한 뒤 오히려 유모를 더 믿어주는 상황. 어느 날 집으로 아들은 유모와 여동생이 함께 사라진 것을 알았다. 부모는 아예 집에 딸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니, 아들은 친구들과 함께 여동생을 찾아나서는데.. 유모는 바로 '바바 야가'가 변신한 사람.
영화 장면들/홍보영상 등 캡처
숲속 한적한 곳에 닭다리(혹은 팬케이크) 위에 집을 짓고 사는 '바바 야가'는 절구통을 타고 다닌다. 흔히 우리가 기억하는 빗자루는 그냥 들고 다닌다. 아이들을 납치해 집 주변의 나무에 매달아놓고 잡아먹는다고 한다. 빗자루는 납치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 영화에서 부모가 딸이 있었다는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게 대표적이다.
러시아 설화속 '바바 야가'/얀덱스 캡처
영화는 우리에게 낯설은 '바바 야가’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설정에 여동생을 구하려는 소년들의 절박하고 위함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영상에 담았다는 평이다. 마녀와 맞서는 소년들을 묘사한 판타지적 요소는 순간순간 관객들의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공포 그 이상이라고 한다. 게다가 낯선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에 짜임새있는 스토리는 덤이다.
어린 아이를 납치하는 러시아 설화속 이야기를 공포스런 현실로 영상화한 영화 ‘바바 야가: 숲의 악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