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 실패 이유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은 서울 서남부 지역의 핵심 간선도로를 일반도로로 전환하고 보행 친화적이며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2013년부터 추진되었다. 그러나 2025년 9월 8일 서울시가 사업을 백지화하며 사실상 실패로 결론지어졌다. 실패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극심한 교통 정체**
- 서부간선도로는 영등포구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구 금천IC까지 약 10.6km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로, 이미 상습 정체 구간으로 악명 높았다. 2021년 서부간선지하도로 개통 이후 지상부 통행량이 하루 약 10만 대에서 15만 대로 증가하며 교통 부담이 가중되었다.
- 2025년 6월 오목교 지하차도 폐쇄 이후 평면화 공사로 인해 신호등 설치와 차로 축소가 진행되면서 교통 정체가 더욱 심화되었다. 예를 들어, 오목교 주변에서는 30분 걸리던 거리가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되며 "교통지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2. **시민 및 지역사회의 강한 반발**
- 지역 주민과 기업들은 평면화 공사로 인한 교통 혼잡과 물류 이동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G밸리) 기업들은 물류 차량 통행에 큰 지장을 받았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2021년 고척교 인근 주민 5,000명이 평면화 반대 서명을 제출했으며, G밸리 연합회는 차로 확장을 요구했다.
- 서울시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주민 간담회에도 불구하고 반대 의견이 무시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3. **대체 도로 부족**
- 평면화 사업은 서부간선지하도로와 서울-광명 고속도로의 대체 효과를 전제로 추진되었다. 하지만 서울-광명 고속도로 개통이 2024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되면서 교통량 분산 효과가 미비했다. 이는 평면화 공사로 인한 교통 혼잡을 더욱 악화시켰다.
4. **정책적 목표와 현실의 괴리**
- 사업은 보행자 중심의 도로 환경과 녹지 공간 조성을 목표로 했으나, 실제로는 차량 중심의 교통 흐름이 우선시되는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신호등 설치와 차로 폭 축소(21.4m→14.5m)는 차량 운행 속도를 저하시켰고, 대형 차량이 지하도로를 이용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도 교통 혼잡을 가중시켰다.
- 전문가들은 데이터 기반의 교통 분석과 주민 설득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정책 설명이 민원 대응에 치중하며 시민 설득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5. **경제적 비판과 유료도로 유도 논란**
- 일부에서는 평면화 공사가 지상 도로의 정체를 유발해 운전자들이 유료 서부간선지하도로를 이용하도록 유도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는 민간 사업자의 수익성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서부간선지하도로는 소형차 전용으로, 대형 차량은 지상 도로에 몰리며 정체가 심화되었다.
향후 전망
서울시는 2025년 9월 8일 평면화 사업을 백지화하고 다음과 같은 대안을 발표했다.
1. **도로 용량 확대**
- 중앙분리대를 축소하고 기존 왕복 4차로를 5차로로 확장하며, 추가 차로는 출퇴근 시간대 가변차로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시간당 통행량을 6,800대에서 8,500대로 약 25% 증가시킬 계획이다. 차로 확장에는 재설계와 심의를 거쳐 약 1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2. **지하차도 원상 복구**
- 오목교 지하차도 공사는 즉시 중단되며, 추석 연휴 전(2025년 10월)까지 원상 복구된다. 이는 교통 흐름을 신속히 정상화하려는 조치로, 복구 비용은 약 5억~10억 원으로 추산된다.
3. **장기적 대안 모색**
- 서울시는 서부간선도로로 단절된 서남부 지역의 동서 생활권 연결을 위해 보행육교 설치와 도로 상부 덮개공원 조성을 추진한다. 이는 교통 기능을 유지하면서 주민 편의를 높이는 방안으로 검토된다.
- 2027년 서울-광명 고속도로 완공 이후 교통량 분산 효과를 분석해 평면화 사업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교통 상황이 개선되면 보행 친화적 정책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4. **정책적 교훈과 개선**
- 이번 실패는 데이터 기반의 교통 분석과 시민 설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유사 사업에서 철저한 사전 검증과 주민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는 교통 정체 완화와 지역 연결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 **결론**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은 교통 정체, 시민 반발, 대체 도로 부족, 정책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실패했다. 서울시는 단기적으로 도로 용량 확대와 지하차도 복구를 통해 교통 흐름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2027년 이후 교통 상황을 재검토해 평면화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례는 도시 계획에서 시민과 전문가 의견과 데이터 기반 검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교훈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