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젠트스트리트] 빈부격차로 만든 도로, 런던 최고의 상업몰 거리가 되었다.
리틀코리아에서의 점심식사는 이미 많이 걸었던 다리도 쉬고 모처럼 매콤한 국물요리를 들이킴으로써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충분히 공급받는 계기가 되었다.
여행할 때마다 현지화된 식습관을 자랑해 왔는데 유독 이 매콤한 국물은 위로가 되었다.
소울 충만한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먼 길을 떠나기로 작정했다. 차이나 타운을 다시 가로질러 채링크로스로드까지 가서 옥스포드 스트리트까지 조금 멀리 가보기로 했다. 최종목적지는 리젠트스트리트로 다시 내려와서 피카딜리 서커스를 통해 들어오게 되는 트라팔가 광장인데, 제법 장거리 코스라서 중간 중간 쉬면서 둘러보기로 했다.
채링크로스로드를 따라 북쪽을 올라가면 옥스포드 스트리트와 만나게 된다. 도미니언 극장이 잇는 이곳 거리도 광고물과 지나다니는 차들과 행인들로 넘쳐난다. 이 풍경은 런던에서도 아마 이곳을 포함한 일부 번화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딜 가나 빨간색 2층버스와 함께 검정색 두툼한 런던택시들을 볼 수 있다. 거리는 활기차다 못해 소란스럽고 걷기에도 불편할 정도로 붐비고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외국인들로 가득찬 명동거리를 걷는 기분 같았다.
옥스포드 역 부근도 복잡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리젠트 스트리트가 가까워 오면서 건물이 비슷 비슷하게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같은 시기에 같은 설계로 지은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커다란 커브를 그리며 지어진 리젠트 스트리트의 상가 건물들을 보니 의심은 확실한 심증으로 굳어져갔다.
리젠트 스트리트,
건물이 비슷하다.
런던의리젠트 스트리트 상가 건물들은 치밀한 계획에 의해 19세기말에 국가적 차원에서 건설된 것이었다.
알고 보니 리젠트 스트리트(Regent Street)는 단순한 상업 거리가 아니라, 도시계획·왕실 권력·근대 소비문화가 결합된 “의도적으로 설계된 최초의 쇼핑 거리” 중 하나였다.
놀랍게도 리젠트 스트리트는 소호지역과 서쪽 웨스트엔드 지역을 분리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19세기 초, 당시 섭정이었던 리젠트 왕자(나중에 조지4세가 된다)가 주도했던 프로젝트는 북쪽의 리젠트파크에서 남쪽의 세인트 제임스 궁전을 연결하는 거리를 세우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왕실에 걸맞은 수도를 세우고자 했다. 이때 설계중인 도로의 오른쪽인 소호지역은 빈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었는데 일종의 차단벽처럼 도로를 세우려 한 것이다.
리젠트 스트리트는 이때부터 건물디자인을 통일하고 빅토리아 여왕시대 스타일의 곡선으로 휘어지는 건물군을 조성해 상점이 입점하도록 상업거리를 조성했다. 이로써 19세기 중반 이후 중산층의 증가와 맞물려 새로운 쇼핑문화가 탄생하는계기가 되었다.
‘산책하며 쇼핑’이라는 문화가 등장하고, 쇼윈도(window display) 발전하면서 리젠트 스트리트는 고급 소비 공간으로 발전하여 근대적 쇼핑거리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관광과 쇼핑의 중심지로서 옥스포드 스트리트와 카나비 스트리트를 포함해 런던 상업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리젠트 스트리트는 크게 왼쪽으로 휘어지는 길을 따라 피카딜리 서커스에 도달하면서 완성되는듯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5개의 길들이 교차하는 중심에는 상업, 문화, 대중, 역사, 현대 따위들이 뒤엉키며 카오스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현대 런던의 핵심적 용광로를 만나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영국 전체를 움직이는 동력이라고도 할 수
독특한 상점들은 훨씬 더 독특해 지기 위해 노력하고, 사람들은 더 독특한 것을 찾아내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뮤지컬 극장이나 공연장들도 이곳에 몰려 있었고, 사람들은 그저 이 거리로 들어서기만 하면 런던을 즐길 준비가 끝난 것처럼 보였다.
옥스포드 서커스에서 리젠트 스트리트의 거리 끝 피카딜리에 도착하면서 마치 거대한 공연장처럼 런던은 노래하고 연기하기 시작했다. 이제 런던을 시작으로 영국 맛을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다시 트라팔가 광장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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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이야기 - [런던산책] 영국의 깊은 속을 찾아, 트라팔가 광장에서 차이나타운 Little Korea까지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