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아침에 토익치러 갔다가 집에 오자마자 컴터를 켜고 중요한 작업? 을 한 다음에 집에 있는 김밥과 콜라 그리고 어릴때 먹던 쵸코송이 ( 스틱과자에 버섯모양으로 쵸콜렛이 발려있음) 를 먹는데(울 조카 줄라고 사놨던거 조카가 입원하는 바람에 내가 먹었음) 갑자기 유년시절에 소풍갔던 생각이 났다.
짝지랑 손잡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나뭇가지 서로 양쪽으로 나눠잡고 산을 기어 올라가던 그느낌...풀숲 사이를 헤집으면서 보물찾기하고 동그랗게 모여앉아 수건돌리기 하던 그 생각이 갑자기 났다...그때는 내 따라 뎅기던 여자애들이 수두룩 빽빽 했는데...
콜라랑 김밥이랑 같이 먹은 경우는 아마 그때시절...... 그니까 소풍갔을때만 그래서 그런지 오늘따라 그생각이 나더군...초등학교 2학년때 내 짝지가 제일 이뻤는데.....눈도 이쁘고 피부도 뽀얗고....또 보고싶어라...쵸코송이(지금 생각나는데 옛날 이름이 송이송이였나?)만 보면 어렸을때 우리동네에서 같이 살았던 "뛰뛰~"가 생각이 난다...
그당시 난 개금주공 2동이었고...우체부 아버지를둔 뛰뛰는 우리아파트 맞은편에 살았었다.
나이는 내보다 2살인가 더 많았는데 어렸을때 소아마비 이런걸 앓아서 머리가 약간 씨~익....하튼...그런 애였다....학년도 내랑 똑같았는데...
어느날 그니까 소풍가기 전날에 뛰뛰랑 내랑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데 뛰뛰 엄마가 와서 "과자 사러 가자~" 그러니까 뛰뛰가 좋다고 "뛰뛰~뛰뛰~"
거리면서 뛰어갔다....(참고로 말하자면 걔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계속 뛰뛰 거려서 동네 애들이 이름짓기를 "뛰뛰"로 지었다...
--- 여기서 왜 뛰뛰가 뛰뛰거리는지 얘기를 하자면....
뛰뛰의 아버지는 우리 동네 우체부였다. 항상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면서 일을 하시기 때문에 출퇴근도 오토바이를 타고 하셨다. 아침에 출근할때 온가족이 그 오토바이를 둘러싸고 아버지를 배웅하는데...그 아버지가 출발할때마다 경적을 두번...그러니까..."뛰~뛰~"... 이렇게 하고 출발했다...아침마다 반복되는 소리라 아마 뛰뛰가 따라하면서 입에 그 말이 붙었나보다....
하여튼...내가 운동장에서 다른 애들과 놀고 있는데 좀 있다가 뛰뛰가 그 쵸코송이란 과자를 들고 나타난 것이었다....고양이굴에 생선을 들고 자폭한 격이지....애들은 너나할것없이 뛰뛰의 쵸코송이를 손쉽게 빼앗아 먹으려는 생각에 들떠있었다...결국 뛰뛰는 쪼매밖에 못묵고...애들한테 다빼앗기고...나는 애들 말리면서 한 개 쭈묵고...
그때였다...화가난 뛰뛰는 주먹만한 돌맹이를 주워서 애들을 노려봤고...겁먹은 애들은 허겁지겁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그러다가 뛰뛰는 내 얼굴을 한 번 씨~익 보고는 돌을 하늘위로 날려버렸는데...옆걸음으로 깡총깡총 뛰면서 뛰뛰뛰뛰~~~가다가 그 돌맹이에 그만 머리를 맞아 버린것이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그 상황앞에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하고 있는데 뛰뛰는 박터진 머리통을 붙잡고 집으로 달려가버렸다....얼마후 진짜 얼마후 뛰뛰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운동장으로 다시 왔는데...저만치 떨어져있는 애들보고..."과자만 빼뜰어 뭈시면 됐지...돌은 왜떤지노..이 시끼들아~~~!" 그 순간..난 아무말도 해줄수가 없었다...뛰뛰가 너무 불쌍해서 그담부터는 잘해줘야 겠다는 생각밖에 안한것 같다....
쵸코송이 생각하니까.....또 갑자기 뛰뛰가 보고싶군...무슨 옛날 생각만 하면 뛰뛰가 보고싶다....
1년전에 우리형이 옛날 그 동네를 지나가다가 뛰뛰를 봤다고 했는데...멀쩡하게 잘 돌아뎅기더라고 했다....안심이다...뛰뛰가 아직 안죽고 살아있어서....
아~씨....동창이랑 포트리스 하기로 했는데 이놈들이 술쳐묵고 집에를 아직 안들어가고 있네...의리없는 놈들........
혼자 쏘고 잘란다....아! 언제 금별 만들지....줸장...
시간가는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살다가...이번달이 12월 달인줄 알고 폰 벨소리를 "징글벨"로 바꿨는데 분위기 색다르군...벌써부터 크리스마스 걱정이나 하고....하기야...졸업하기전 마지막 크리스마슨데....
이때까지 크리스마스때 혼자 있었던 적이 내 인생에 있어서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막연하구나....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부끄러움은 많아지고...허허~ 큰일일세....큰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