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수도인 앙카라에서 남동쪽으로 가면 카파도키아로 알려진 암굴 도시가 있다. 깔때기를 엎어 놓은 듯한 수백만 개의 기암괴석들이 갖가지 형태로 계곡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다. 정말 아름답고 신기한 풍경이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그 바위 속에 굴을 파고 사람이 살았다는 거다. 도대체 어떻게 암굴 속에 도시를 건설하고 역사를 만들어 냈을까?
약 300만 년 전, 4,000미터에 이르는 에르지예스 산의 화산 폭발로 인근 수백 킬로미터에는 거대한 용암층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비바람과 홍수로 끊임없이 깎이고 닳아진 용암층은 물결의 방향에 따라 혹은 바람이 부는 대로 온갖 모양이 생겨났다.약한 부분은 비바람에 씻겨 나가고 단단한 층만 남아 기암괴석이 되었다. 도토리 모양, 버섯 모양, 동물 모양 등 보는 방향에 따라, 혹은 상상하거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다르게 보인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꼭 신의 작품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만 같다. 사람들은 이렇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응회암 바위를 깎고 뚫어서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거주 공간들이 하나 둘 모여서 하나의 도시를 이루었다. 공기에 노출된 응회암은 단단한 연장에 쉽게 깎이기 때문에 손쉽게 집을 만들 수 있었고, 바위 안은 서늘하고 습기가 적당해서 덥고 건조한 날씨를 피하기에 좋았다.
암굴 속의 집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겉으로는 바위에 구멍이 몇 개 뚫려 있는 것 같은데, 안으로 들어가면 사랑방과 안방이 있고, 창고와 부엌도 따로 갖춰진 완전한 집이다. 아래층에 소와 노새를 위한 우리가 있는 집도 있고, 아래로 2~3층 파고 들어가서 대가족이 살기에 넉넉한 집도 있다. 꼬불꼬불 미로 같은 연결 계단도 있고, 암굴마다 연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빨아들이는 과학적인 통풍로도 있다. 우츠히사르라는 거대한 언덕에는 수백 채의 암굴 집이 있는데, 그 속에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처럼 보인다.
또 이곳에는 비잔틴 시대에 암굴을 파서 지은 교회가 많이 있다. 벽면과 천장에는 프레스코화를 그려 자신들이 믿는 기독교 신앙을 맘껏 표현했다. 수도사들이 콘스탄티노플과 같은 대도시를 피해 인적이 드문 곳에 3,000개의 교회를 지었다고도 하니 참 대단하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남아 있는 유적 중에서는 12세기경에 밧줄에 의지하지 않고는 올라갈 수도 없는 가파른 절벽 가운데 바위를 파서 지은 성 바라바라 교회도 있다. 이곳 벽면에는 〈최후의 만찬〉이 붉은색 프레스코화로 그려져 있다.
카파도키아에서 조금 떨어진 ‘깊은 웅덩이’라는 뜻의 데린쿠유 마을에 가면 또 하나의 지하 도시가 있다. 겉에서 보면 사람 머리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구멍인데,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어마어마한 지하 도시가 숨어 있다. 지하 1층, 2층, 3층, 4층······. 계속 내려가서 지금까지 발굴된 곳은 지하 55미터, 8층까지입니다. 하지만 그 밑으로 더 많은 층이 묻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적어도 지하 17~18층까지는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그곳에도 옛날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지하 공간에는 미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방이 있고, 음식을 해 먹은 흔적이 뚜렷한 부엌, 그리고 방앗간과 창고가 있다. 공동 모임의 장소로 사용된 곳도 있고 지금도 물이 고여 있는 공동 우물도 있다. 한쪽 구석에는 교회나 묘지였을 것으로 보이는 곳도 있다. 지상의 바위 동굴과 깊은 지하 도시에도 살았던 민족을 나는 처음 알았다.
그런데 누가 도대체 이런 지하에 도시를 건설했을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언제부터 누가 이 도시를 만들고 살았는지 밝혀진 게 없다. 다만 6000~7000년 전 신석기 시대에 처음으로 동굴 속에서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숨어 살아야 했던 어떤 사람들이 지하 동굴을 도시로 발전시켰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그런데 이 근처에는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30여 개의 지하 도시가 있다고 한다. 어떤 곳은 2만 명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큰 곳도 있다고 한다.
★튀르키에 여행을 간다면 카파토키아는 꼭 가봐야 하고 카피토키아에 가면 열기구는 꼭 타봐야 한다. 상당히 높이 올라가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무섭고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 했지만 막상 열기구를 타고(20명 탑승) 올라가 보면 생각보다 안전하고, 사진을 찍는데 집중하다 보면 무섭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다만 착륙할 때 바람이 불면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한다.
열기구에서 내려다 본 이곳 풍경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체험을 하는 곳이다. 요금은 비수기는 20만원, 성수기는 40만원 정도로 만만한 금액은 아니다.
심 산
바위에 동굴을 만들어 사람이 살던 흔적이 역력했다▼
색상도 다양한 많은 열기구들이 공중에서 내려오는 풍경이 일품이다 ▼
열기구에서 내려다 본 기암괴석 풍경도 절경이다 ▼
지층의 구성에 따라 비,바람에 약한 층은 비,바람에 씻겨 내리고 강한 상층부는 남아 버섯 머리 모양을 형성 했다 ▼
석굴 성당 ▼
낙타 모양의 바위▼
작은 구멍은 비둘기 집인데 비둘기의 배설물을 물감에 섞으면 잘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많은 비둘기를 키웠다. ▼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