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차상 / 타지 않는 불을 보다 / 김순호
김순호 선생님, 운문 부문 차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타지 않는 불을 보다 / 김순호
타지않는 불을 본 것은 도박에 걸려든
도박의 빚에 목숨이 담보가 된 남편을
미친 여자처럼 찾으러 다니다가 목격했다
차마 아이들 다섯 명을 두고 고아로 만들 수 없어
죽일 듯한 분노를 품고 찾아다닐 때였다
한 겨울의 칼바람에 맞섰고 하느님이 있다면
하느님과 싸우고 싶었다
삼손처럼 술집과 도박판을 뒤집어엎어야 했다
그가 자살을 하려고 찻길로 뛰어들려고
술에 취해서 난동을 부렸다
도박의 빚은 그의 목숨을 옭아맸다
잔인한 인간들은 남의 목숨을 파리처럼 여겼다
그를 살리려고 아우성을 쳤을 때 기적처럼 달려온
파란빛은 내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우레 같은 소리를 내며 광활한 우주의 끝에서 달려왔다
그 빛 세례에 맞으면 새카맣게 타 죽을 타지않는 불
모세는 타지않는 불을 보았다
타지않는 불은 태초의 빛이었으며 광활한 우주 끝에서
지구 안을 손바닥처럼 돋보기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타지않는 불로 살아가고 있다
건널목의 신호등을 보라
파란불 빨간불이 번걸아 들어온다
신호등에 불이 들어와도 불은 타지않는다
나는 타지않는 불을 본 것이다
막강한 전기에너지를 띤 타지않는 불은 태초의 빛이었다
첫댓글 김순호 선생님, 운문 부문 차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김순호. 선생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